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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가을 장마가 끝나자 기온이 뚝 떨어졌다. 20일 전국 최저 아침 기온은 2도 가량으로 떨어져 초겨울 날씨를 보였다. 갑작스러운 날씨 변화가 찾아오는 환절기면, 컨디션도 급감하곤 한다. 기온 변화 때문 만은 아니다. 우리 몸은 계절 변화가 느껴지면, 면역 관련 유전자 발현에 변화가 생긴다. 잘 이겨내려면, '햇빛 노출 시간'을 늘려야 한다.

인간이 계절 변화를 느끼면, 몸에서 다른 면역·생리 기능을 보인다는 것은 여러 연구를 통해 증명됐다. 네덜란드 라드바우드대 의대 연구팀이 56명을 대상으로 일년에 네 번 반복 체혈해 면역 세포 수, 사이토카인 등 면역 신호 물질, 염증 지표를 비교했다. 그 결과, 계절마다 같은 자극에도 염증 지표 생산 능력이 달라지는 변화가 나타났다.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게재된 한 논문에서는 계절별 2만 여개의 유전자 발현 변화를 분석한 연구가 발표됐는데, 겨울철 북반구에서는 염증 관련 유전자 발현 수준이 높게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감염이 없어도 염증 반응을 할 준비가 되어있는 상태인 셈이다. 겨울엔 병원체에 감염될 확률이 높으므로, 그만큼 몸이 빠르게 대비하기 위해서다. 다만 감염 없이 염증 반응이 민감한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몸이 피로하고 쉽게 몸살이 날 수 있다.

면역 반응을 잘 조절하려면 '햇빛 노출 시간'을 늘리는 게 중요하다. 영국 아일랜드 왕립외과대 연구팀이 약 33만 명의 데이터를 분석해 계절별 면역 지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일광 시간·실외 온도·비타민 D 수치 등 광범위한 생활 습관 요인을 고려했다. 그 결과, 가장 밀접한 연관관계를 보인게 일광 시간이었다. 일광 시간이 짧을 수록 염증 관련 지표가 높아지는 패턴이 나타났다. 연령·성별·활동량·수면·흡연·음주·기온은 물론 비타민 D 수치에 변화가 없다고 보정해도, 해당 패턴이 확인됐다.


일광 시간(낮의 길이)는 사람이 바꿀 수 없는 자연 요인이지만, 실제 상황에서는 햇빛을 쬐는 시간을 늘려 그 효과를 보완할 수 있다. 자외선이 적절히 도달하는 오전 10시~정오 사이나 오후 3~4시 15분~30분 정도 산책하는 게 방법이 될 수 있다. 다만 호흡기 바이러스 시즌이므로 사람이 많은 공원이나 도로를 산책할 때는 마스크 착용을 권장한다. 또 모자, 내의 등으로 체온을 적절히 조절해야 심혈관에 무리가 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심혈관질환 위험 요인이 있는 사람은 기온이 매우 낮은 날과 시간대(새벽)에는 산책을 삼간다.

이 외에도 규칙적인 수면, 적절한 운동 등 면역력을 높이는 습관을 기르는 게 중요하다. 1주일에 수면시간이 두세 시간만 모자라도 몸의 면역시스템이 크게 약화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자는 중에는 성장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성장호르몬은 면역을 담당하는 세포인 NK세포와 T림프구 증가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졌다. 또 운동은 혈액순환을 촉진해 몸의 전반적인 세포 능력을 높이고, 면역세포 기능도 강화해 면역력을 높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