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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기간 동안, 부산백병원 응급의료센터 정상 운영으로 여러 응급·중증·필수질환 환자 치료가 이루어졌다./사진=부산백병원 제공
긴 연휴의 시작인 지난 3일, 밤 10시가 훌쩍 넘은 시간에 1살 남자아이를 안은 가족들이 부산백병원 응급실을 급히 찾았다. 명절을 맞아 서울에서 경남지역으로 내려와 친척들과 시간을 보내던 중 아이가 극심한 복통을 호소했기 때문이다. 긴 연휴에 진료가 되지 않아 수소문한 끝에 소아외과 전문의를 찾아 통영에서 부산까지 100km가 넘는 거리를 달려왔다. 아이가 도착하자마자 대기하고 있던 소아외과 남소현 교수를 비롯해 응급의학과, 영상의학과 등 모든 의료진이 즉각 투입됐고 신속한 응급처치 덕에 아이는 다음 날 아침 무사히 퇴원할 수 있었다.

비슷한 사례는 연이어 발생했다. 5일 저녁, 경북 구미에서 2개월 된 신생아가 급히 이송됐다. 상태가 좋지 않았던 아기는 응급처치 후 곧바로 중환자실로 옮겨졌고 수술이 결정됐다. 남소현 교수의 집도 하에 3시간의 대수술을 마친 아기는 총 두 번의 수술과 집중 치료를 통해 현재 안정적으로 회복 중이다. 8일에는 2세 남자아이가 심한 복통과 구토를 반복하며 전남 완도에서 해남과 광주를 거쳐 병원을 전전하다 저녁 8시 30분경 응급실에 도착했다. 곧바로 응급처치가 시작됐고 며칠간의 입원 치료 끝에 아이는 건강하게 회복해 퇴원했다.

세 아이 모두 장중첩증이었다. 이는 장의 일부가 안쪽으로 말려 들어가는 질환으로 주로 소장과 대장이 만나는 부위에서 발생한다. 모든 연령대에서 나타날 수 있으나 특히 6~36개월 영유아, 특히 남자아이에게서 빈번하다. 장중첩증은 먼저 영상의학과에서 공기나 바륨을 주입해 중첩 상태를 풀어주는 공기 및 조영정복술(에어리덕션)을 시행해야 하는데 부산백병원은 긴 연휴를 대비해 비상진료체계를 가동한 덕분에 응급처치가 가능했다.


남소현 교수는 “소아응급환자는 소아외과뿐 아니라 영상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응급의학과, 소아청소년과, 신생아중환자실, 외과중환자실 등 관련된 모든 진료과에서 유기적인 협진이 필수"라며 "한 곳이라도 부족하면 치료가 어려운데 연휴 기간임에도 부산백병원 응급진료체계 덕분에 아이들을 무사히 치료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부산백병원은 7일간의 추석 연휴 모두 응급의료센터를 정상 운영하며 모든 진료과에서 당직 체계를 갖추어 중증·응급환자에 대비했다. 연휴 동안 500여 명의 응급환자가 부산백병원 응급의료센터를 방문해 치료를 받았으며 소아 환자를 비롯해 타 지역에서 응급 이송된 대동맥박리환자, 심뇌혈관 환자, 양막 조기파열로 찾은 고위험 임산부, 28주 조산아 등 응급·중증·필수질환 환자에 대한 신속하고 적극적인 진료가 이루어졌다.

양재욱 병원장은 “장기간 연휴로 인해 환자들의 진료 공백와 불편을 우려해 어렵게 내린 결정이었으나 전체 의료진과 구성원이 적극적으로 동참해 지역사회 의료 안전망을 수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