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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부정한 자세로 화면을 들여다보는 습관이 근골격계에 부담을 주고, 그 여파가 밤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불면증으로 밤마다 뒤척인다면, 그 원인이 베개나 이불이 아닐 수도 있다. 낮 동안의 ‘잘못된 자세’가 숙면을 방해하는 주범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6일 영국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수면 단체 ‘더 슬립 채리티(The Sleep Charity)’의 부대표 리사 아티스는 “하루 종일 구부정한 자세로 화면을 들여다보는 습관이 근골격계에 부담을 주고, 그 여파가 밤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고개를 숙이거나 목이 틀어진 상태로 오래 있으면 밤에 쉽게 뒤척이게 되고, 아침에 더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이미 통증이 있는 경우에는 숙면 단계(깊은 수면)에 진입하기 어렵기 때문에 악순환이 이어진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최근 매트리스 브랜드 ‘심바’의 조사에 따르면, 영국인의 상당수가 이른바 ‘테크넥(Tech neck)’, 즉 스마트폰·태블릿·컴퓨터를 오래 보며 생기는 목·어깨 긴장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이러한 통증 때문에 숙면이 방해된다고 답했다.

아티스는 “낮 동안 스마트폰을 오래 사용하면 목과 어깨 근육이 굳고, 이 상태에서 엎드려 자면 척추가 비틀리고 어깨에 더 큰 부담이 간다”며 “옆으로 잘 때도 베개가 충분히 지지해주지 않으면 통증이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녀가 조언하는 가장 좋은 수면 자세는 머리·목·척추가 일직선이 되도록 등을 대고 눕거나 옆으로 자는 것이다.


스마트폰 사용이 단순히 시력이나 집중력 문제를 넘어 신체 구조에도 영향을 준다는 점은 놀랍지만, 실제로 고개를 곧게 들고 있을 때 목에 걸리는 하중은 약 5kg이다. 반면, 화면을 보기 위해 고개를 숙이면 최대 22kg의 압력이 목과 어깨 사이 척추에 가해진다.

아티스는 “고개를 숙인 자세는 목과 어깨뿐 아니라 허리까지 무리를 준다”며 “허리가 뒤로 굽으면 상체 균형이 틀어지고, 이로 인해 어깨 통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자세는 시간이 지날수록 만성통증, 두통, 혈액순환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아티스는 “낮 동안 어떤 자세로 앉고 움직이느냐, 그리고 전자기기를 어떻게 사용하는지가 결국 밤의 수면 질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다행히 자세 교정은 가능하다. 다만 꾸준한 실천이 필요하다. 그녀는 “좋은 자세는 척추를 중립 상태로 유지하고 근육을 균형 있게 만들어 에너지 수준을 높여준다”며 “45분~1시간마다 일어나 스트레칭하거나 어깨를 돌리는 등 휴식을 취하면 긴장을 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