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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랭커스터대 해부학과 아담 테일러 교수는 격렬한 운동 뒤 나타나는 독특한 생리 현상 7가지를 설명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운동은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도움이 되지만, 때로는 예상치 못한 신체 변화를 일으키기도 한다. 지난 9일(현지 시각) 호주 더컨버세이션·기가진 등 외신 등에 따르면, 영국 랭커스터대 해부학과 아담 테일러 교수는 격렬한 운동 뒤 나타나는 독특한 생리 현상 7가지를 설명했다.

◇입안의 금속 맛
운동 중 심박수와 혈압이 상승하면 코점막의 미세혈관이 파열돼 극소량의 피가 목으로 넘어올 수 있다. 이때 혈액에 포함된 철분이 금속 맛을 유발한다. 테일러 교수는 “이 현상은 마라톤이나 사이클처럼 폐에 장시간 부담이 가는 운동에서 자주 나타난다”고 말했다.

◇항문·유두 부위 출혈
장거리 달리기를 한 뒤 항문 출혈이 생길 때도 있다. 격렬한 운동 중에는 혈류가 근육과 폐로 집중되면서 소화기관의 혈류량이 평소보다 최대 80%까지 감소한다. 이후 운동이 끝나 혈류가 회복되면, 갑작스러운 혈액 유입으로 가는 혈관이 손상될 수 있다. 심한 경우 생명에 영향을 줄 정도로 악화하기도 한다. 유두 부위 출혈 역시 ‘러너스 트러블’의 대표적 사례다. 지속적인 마찰로 상처가 생기며, 겨울에는 발기나 땀으로 인한 자극이 더 심해진다. 주당 달리기 거리가 긴 사람일수록 발생 위험이 크고, 주 65km 이상 달리는 사람 중 약 40%는 유두 출혈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테일러 교수는 “바셀린을 바르면 마찰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땀띠·두드러기
운동으로 땀이 많이 날 경우, 모공이 막혀 땀띠(한진)가 생길 수 있다. 피부 표면의 각질·미생물·먼지 등으로 인해 발생하며 대부분 자연적으로 낫는다. 예방을 위해서는 통풍이 잘되는 복장을 선택하고, 운동 후에는 몸을 충분히 식히는 것이 좋다. 일부 사람은 운동 도중 알레르기 반응으로 두드러기가 생기기도 한다. 이런 경우 히스타민이 분비돼 가려움과 통증이 생기며, 필요할 때는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해야 한다.


◇검게 변한 발톱
러닝이나 테니스처럼 발에 반복적으로 충격이 가는 운동을 하면 ‘러너스 토 네일(runner’s toenail)’이라 불리는 발톱 변색이 생길 수 있다. 지속된 압력과 타격으로 발톱 밑의 혈관이 손상된 결과다. 예방하려면 발가락이 신발에 눌리지 않도록 크기를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 중 콧물
운동으로 호흡이 빨라지면 코를 통해 자극 물질이나 미생물이 더 많이 들어온다. 그 반응으로 콧물이 증가한다. 특히 찬 공기나 건조한 환경에서 운동하는 수영선수, 크로스컨트리 선수들에게 흔히 나타난다.

◇빨갛게 충혈된 눈
무거운 중량을 들거나 과도한 힘을 줄 때 순간적으로 혈압이 급격히 오르며, 눈 속 미세혈관이 터질 수 있다. 이로 인해 결막하출혈이 생겨 흰자위에 붉은 반점이 생긴다. 통증이나 시력 저하는 없으며 대부분 2~3주 안에 자연 치유된다.

◇코어가즘(운동 중 성적 쾌감)
복부나 코어 근육을 강하게 수축하는 운동 중 성적 쾌감을 느끼는 ‘코어가즘’이 보고되기도 한다. 요가, 웨이트 트레이닝, 사이클링, 걷기 등 다양한 운동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주로 여성에게서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엔도르핀 등 쾌감을 유발하는 신경전달물질이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 테일러 교수는 “이런 증상 대부분은 일시적이며 자연적으로 회복된다”며 “증상이 지속되거나 심하면 반드시 의료진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