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치주질환자 5년 새 48% 증가
염증이 전신 퍼져 암·치매 위험 높이기도

노년층의 잇몸 건강이 빠르게 약해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최근 5년 치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치주질환(치아를 지탱하는 잇몸과 뼈에 염증이 생기는 것) 환자는 2020년보다 48.4% 증가했다. 같은 기간 65세 이상 인구가 21.9% 늘어난 것보다 훨씬 빠른 증가세다. 전체 치주질환자 중 고령층 비율도 2020년 18.4%에서 2024년 22.9%로 높아져, 인구 고령화 속도를 앞질렀다.
◇임상 현장서 체감… 제도 변화·생활 습관 영향 커
통계에서 드러난 변화는 실제 진료 현장에서도 확인된다. 아주대병원 치과 지숙 교수는 “최근 진료실에서도 치주질환으로 내원하는 고령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보호자 없이 혼자 내원하는 경우도 있지만, 거동이 불편하거나 만성질환을 앓아 휠체어나 보호자의 도움을 받아 진료받는 환자도 많다”고 말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생활 습관과 전신질환의 영향이 크다. 서울성모병원 치주과 박준범 교수는 “고령층은 입이 마르거나 귀찮다는 이유로 양치질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며 “손의 근력이 약해 양치질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면역력 저하로 염증이 쉽게 진행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흡연, 음주, 운동 부족, 불규칙한 식사, 당뇨병·고혈압 등 전신질환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치주질환을 악화시킨다”고 했다. 특히 당뇨병과 고혈압은 혈류 순환을 방해해 잇몸으로 가는 산소와 영양 공급을 줄이고 상처 회복을 늦추며, 운동 부족은 혈액순환과 면역 기능을 떨어뜨려 치주염이 만성화되기 쉬운 환경을 만든다.
제도적 요인 역시 고령 환자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지숙 교수는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임플란트·틀니 건강보험 적용이 확대되면서 내원이 늘었다”며 “치주질환은 발치로 이어지고, 이는 임플란트 치료로 연결되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가 통계상 고령 치주질환자 증가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90세 이상 환자에게 임플란트 시술을 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했다. 아울러 스케일링 급여화 이후 정기검진을 받는 고령자가 늘면서 치주질환 진단 건수도 함께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염증이 혈류 타고 전신으로 번지기도
◇임상 현장서 체감… 제도 변화·생활 습관 영향 커
통계에서 드러난 변화는 실제 진료 현장에서도 확인된다. 아주대병원 치과 지숙 교수는 “최근 진료실에서도 치주질환으로 내원하는 고령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보호자 없이 혼자 내원하는 경우도 있지만, 거동이 불편하거나 만성질환을 앓아 휠체어나 보호자의 도움을 받아 진료받는 환자도 많다”고 말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생활 습관과 전신질환의 영향이 크다. 서울성모병원 치주과 박준범 교수는 “고령층은 입이 마르거나 귀찮다는 이유로 양치질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며 “손의 근력이 약해 양치질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면역력 저하로 염증이 쉽게 진행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흡연, 음주, 운동 부족, 불규칙한 식사, 당뇨병·고혈압 등 전신질환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치주질환을 악화시킨다”고 했다. 특히 당뇨병과 고혈압은 혈류 순환을 방해해 잇몸으로 가는 산소와 영양 공급을 줄이고 상처 회복을 늦추며, 운동 부족은 혈액순환과 면역 기능을 떨어뜨려 치주염이 만성화되기 쉬운 환경을 만든다.
제도적 요인 역시 고령 환자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지숙 교수는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임플란트·틀니 건강보험 적용이 확대되면서 내원이 늘었다”며 “치주질환은 발치로 이어지고, 이는 임플란트 치료로 연결되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가 통계상 고령 치주질환자 증가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90세 이상 환자에게 임플란트 시술을 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했다. 아울러 스케일링 급여화 이후 정기검진을 받는 고령자가 늘면서 치주질환 진단 건수도 함께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염증이 혈류 타고 전신으로 번지기도
치주질환이 진행되면 염증이 잇몸과 치조골(치아를 지탱하는 뼈)로 확산해 구강 기능 전반에 문제를 일으킨다. 염증이 지속되면 잇몸 조직과 치조골이 파괴돼 치아 지지력이 약해지고, 결국 치아가 흔들리거나 빠질 수 있다. 감염이 만성화되면 통증·출혈·농양이 반복되고, 이로 인해 음식을 제대로 씹기 어렵거나 발음·표정에도 영향을 미쳐 일상생활의 불편이 커진다.
더 큰 문제는 치주질환이 구강에 그치지 않고 전신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지숙 교수는 “치주염은 잇몸 세균에 의한 염증성 질환으로, 세균과 염증 물질이 혈류를 타고 전신으로 퍼질 수 있다”며 “이로 인해 심혈관질환, 당뇨병, 류마티스 관절염, 염증성 장질환, 대장암, 치매 등 다양한 질환과 연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고령층에서는 흡인성 폐렴 위험도 크다. 흡인성 폐렴은 음식물이나 침, 구토물 등에 섞인 세균이 기도로 들어가 폐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연하(음식이나 침을 삼키는 동작) 기능이 떨어진 노인은 침과 함께 구강 세균이 기도로 들어가 폐로 이동하기 쉬워, 감염이 발생하면 회복이 어렵고 사망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국내 연구에서도 치주질환과 전신 건강의 연관성이 확인됐다. 원광대 치대 연구팀은 약 12년간의 추적조사 결과, 치주질환이 있는 사람은 당뇨병 발생 위험이 약 1.22배 높다고 밝혔다. 연세대 의대 연구팀 역시 국민건강보험공단 코호트 자료 분석을 통해 만성 치주질환이 고혈압 발생 위험을 높인다고 보고했다.
◇구강 노쇠 막으려면 치실 쓰고, 정기 검진 중요
치주질환을 예방하려면 꾸준한 관리와 올바른 습관이 필수다. 대한치주과학회에 따르면 하루 두 번 이상 정확한 방법으로 양치하고, 치실과 치간칫솔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치석 형성과 염증을 막는 기본이다. 양치 후에는 음식이나 음료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으며, 정기검진도 중요하다. 보건복지부는 만 19세 이상 성인에게 연 1회 스케일링을 건강보험 급여로 지원하고 있으며, 초기 염증 단계에서 치료하면 치아를 평생 유지할 수 있다. 특히 고령층은 침 분비가 줄어 세균이 쉽게 증식하므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무알코올 구강세정제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여기에 입을 벌리거나 다물기, 혀를 움직이기, 볼을 부풀렸다가 오므리기 같은 간단한 구강근육 운동을 병행하면 구강 노쇠 예방과 연하 기능 유지에 효과적이다. 구강 노쇠는 음식 씹기, 삼키기, 발음하기, 구강 위생 유지 등 입의 여러 기능이 저하된 상태를 뜻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이러한 관리조차 스스로 수행하기 어려워진다. 저작과 삼킴 같은 구강 근육 기능이 떨어지면 양치나 음식 섭취가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치주질환이 악화하며 구강 노쇠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구강 노쇠를 단순한 노화로 보지 말고, 질병처럼 조기에 발견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박준범 교수는 “구강 노쇠는 영양 섭취, 발음, 사회활동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건강 문제”라며 “음식을 씹거나 삼키기 힘들거나 발음이 부정확해지는 등 변화가 느껴진다면 치과를 방문해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령자는 통증이 없어도 구강 기능이 서서히 떨어질 수 있어, 가족이 식사량 감소나 말투 변화를 관찰하며 이상을 조기에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를 위해선 제도적·환경적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용인세브란스병원 치과수복클리닉 이경진 교수는 “현재 연 1회로 제한된 스케일링 급여를 최소 연 2회 이상으로 확대해 정기 관리의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숙 교수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은 치료를 받으러 가는 것 자체가 어려운 만큼, 환자 이동을 돕는 지원 시스템과 요양시설 내 상시 치과 관리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했다.
더 큰 문제는 치주질환이 구강에 그치지 않고 전신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지숙 교수는 “치주염은 잇몸 세균에 의한 염증성 질환으로, 세균과 염증 물질이 혈류를 타고 전신으로 퍼질 수 있다”며 “이로 인해 심혈관질환, 당뇨병, 류마티스 관절염, 염증성 장질환, 대장암, 치매 등 다양한 질환과 연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고령층에서는 흡인성 폐렴 위험도 크다. 흡인성 폐렴은 음식물이나 침, 구토물 등에 섞인 세균이 기도로 들어가 폐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연하(음식이나 침을 삼키는 동작) 기능이 떨어진 노인은 침과 함께 구강 세균이 기도로 들어가 폐로 이동하기 쉬워, 감염이 발생하면 회복이 어렵고 사망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국내 연구에서도 치주질환과 전신 건강의 연관성이 확인됐다. 원광대 치대 연구팀은 약 12년간의 추적조사 결과, 치주질환이 있는 사람은 당뇨병 발생 위험이 약 1.22배 높다고 밝혔다. 연세대 의대 연구팀 역시 국민건강보험공단 코호트 자료 분석을 통해 만성 치주질환이 고혈압 발생 위험을 높인다고 보고했다.
◇구강 노쇠 막으려면 치실 쓰고, 정기 검진 중요
치주질환을 예방하려면 꾸준한 관리와 올바른 습관이 필수다. 대한치주과학회에 따르면 하루 두 번 이상 정확한 방법으로 양치하고, 치실과 치간칫솔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치석 형성과 염증을 막는 기본이다. 양치 후에는 음식이나 음료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으며, 정기검진도 중요하다. 보건복지부는 만 19세 이상 성인에게 연 1회 스케일링을 건강보험 급여로 지원하고 있으며, 초기 염증 단계에서 치료하면 치아를 평생 유지할 수 있다. 특히 고령층은 침 분비가 줄어 세균이 쉽게 증식하므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무알코올 구강세정제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여기에 입을 벌리거나 다물기, 혀를 움직이기, 볼을 부풀렸다가 오므리기 같은 간단한 구강근육 운동을 병행하면 구강 노쇠 예방과 연하 기능 유지에 효과적이다. 구강 노쇠는 음식 씹기, 삼키기, 발음하기, 구강 위생 유지 등 입의 여러 기능이 저하된 상태를 뜻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이러한 관리조차 스스로 수행하기 어려워진다. 저작과 삼킴 같은 구강 근육 기능이 떨어지면 양치나 음식 섭취가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치주질환이 악화하며 구강 노쇠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구강 노쇠를 단순한 노화로 보지 말고, 질병처럼 조기에 발견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박준범 교수는 “구강 노쇠는 영양 섭취, 발음, 사회활동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건강 문제”라며 “음식을 씹거나 삼키기 힘들거나 발음이 부정확해지는 등 변화가 느껴진다면 치과를 방문해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령자는 통증이 없어도 구강 기능이 서서히 떨어질 수 있어, 가족이 식사량 감소나 말투 변화를 관찰하며 이상을 조기에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를 위해선 제도적·환경적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용인세브란스병원 치과수복클리닉 이경진 교수는 “현재 연 1회로 제한된 스케일링 급여를 최소 연 2회 이상으로 확대해 정기 관리의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숙 교수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은 치료를 받으러 가는 것 자체가 어려운 만큼, 환자 이동을 돕는 지원 시스템과 요양시설 내 상시 치과 관리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