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랑 인터뷰>

목이나 머리 부근에 생기는 암인 두경부암은 생존율 못지않게 삶의 질이 중요한 암 종입니다. 치료 후 먹고 말하고 숨 쉬는 기본적인 기능에 대한 제약이 생겨 이전과 삶의 방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인데요. 두경부암 중에서도 설암 3기를 진단받은 백지은(43·서울 도봉구)씨와 그의 주치의인 고려대안암병원 이비인후과 백승국 교수(대한두경부외과학회 차기 회장)를 함께 만나 이야기 나눴습니다.
목감기로 오인했던 설암 증상
2025년 3월, 백지은씨는 지속되는 피로감에 한 달간 동네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목감기 증상이라 여겼지만 갈수록 혀가 딱딱해지고 움직임이 불편해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 몸이 이상함을 감지했습니다. 다니던 병원에 증상을 털어놓자 간단한 상태 확인 후 큰 병원에 내원할 것을 권고해 지금의 주치의인 고려대안암병원 이비인후과 백승국 교수에게 진료를 받게 되었습니다. 4월, 곧바로 조직 검사를 받았고 좌측 혀뿌리 부위에 2.9cm 편평세포암이 발견돼 설암 3기를 진단받았습니다. 임파선이나 기타 장기 전이는 없었습니다. 백승국 교수는 “백지은씨처럼 혀뿌리 등 보이지 않는 부위에 암이 생기면 조기 발견이 어려워 늦게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며 “주로 음주·흡연력이 오래된 고령에서 발생하는 암이라서, 고위험군에 해당되지 않는 젊은 사람의 경우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점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편평세포암은 설암의 약 95%를 차지하는 암 종으로 혀 표면을 덮고 있는 편평 상피세포에 생기는 암입니다. 조직이 딱딱하고 궤양이 생기기 쉬워 출혈이 동반될 수 있으며 진행 속도가 비교적 빠른 악성 종양입니다.
백지은씨는 설암 진단에 머리가 멍해졌습니다. 그는 “다른 병이 있을 거라곤 생각했지만 암일 거라고 생각하지는 못했다”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기분이 들었다”고 말합니다. 이때 백 교수의 “살아야지, 살면 돼”라는 말을 듣고 ‘의료진의 리드에 따라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으면 나을 수 있겠다’는 의지가 생겼다고 합니다. 신앙을 갖고 있었기에 암 진단 다음날부터 입원 전까지 기도원에 들어가 매일 감사와 회개 기도를 드리며 마음을 가다듬었습니다. 평온하고 긍정적인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항암 치료 부작용·수술 후 통증 이어져
다학제 진료를 거쳐 수술 전 선행항암치료를 받았습니다. 백승국 교수는 “수술 전 항암요법으로 종양 크기를 줄이면 조직을 덜 절제할 수 있어 기능적인 부분이 많이 보존되고 결국 환자들의 삶의 질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항암 치료로 종양 크기가 점차 줄었으나 부작용으로 혀부터 목까지 점막이 전부 헐어 식사는커녕 침을 삼키는 것조차 힘들었습니다. 영양 섭취가 충분하지 않아 기력이 쇠하고 수면 부족에 시달리고 면역력이 저하돼 백혈구 수치가 낮아졌습니다. 백혈구 수치를 올리는 주사를 맞아가며 항암 치료를 이어갔고 백지은씨의 상태를 고려해 항암 치료를 한 사이클만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5월 29일, 이비인후과·성형외과 협진으로 반설절제술 및 유리피판술로 종양 절제 및 혀 재건을 동시에 시행했습니다. 설암 수술은 부드럽고 유연한 혀 특성을 고려해 진행해야 하는 고난도 수술입니다. 혀는 당기면 쉽게 움직이기 때문에 종양 경계를 명확하게 잡는 것부터 쉽지 않습니다. 암을 제거할 때 종양만 도려내는 것이 아니라 재발 방지를 위해 암 주변 정상 조직까지 약 1cm 여유를 두고 절제합니다. 백승국 교수는 “설암 수술은 ‘환자에게 꼭 필요한 정도로만’ 진행해야 한다”며 “반설절제술은 종양이 있는 조직을 안전한 범위까지 포함해 정교하게 절제하는 작업으로 수술자의 숙련도와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유리피판술은 절제된 혀 조직을 대신하기 위해 신체 다른 부위의 피부, 근육, 혈관 등을 떼어내 이식하는 수술로 침이 새지 않도록 잘 꿰매야 염증이나 괴사 등을 막을 수 있습니다. 이식한 조직을 목에 있는 혈관에 정확히 연결해야 혈류가 통하면서 조직이 살아남습니다. 절제 부위를 재건하지 않으면 발음이나 씹기 등의 기능 저하가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수술 이후 남은 과제
백지은씨는 허벅지 조직을 절제해 혀에 이식하는 수술을 받았고 수술 후 기도 삽관을 하고 콧줄, 소변줄, 피주머니 등을 달았습니다. 기도에 삽입된 튜브 때문에 숨쉬기가 답답해서 매시간 가래를 빼내야 했는데 그때마다 뱃속 깊숙이 올라오는 기침과 헛구역질이 괴로웠습니다. 수술로 인한 통증보다 온몸에 연결된 각종 튜브들과 호흡 곤란 등이 백씨를 신체적·정신적으로 지치게 만들었습니다. 그래도 몸이 빠르게 회복하기 시작해 3~4일 뒤 말하는 튜브로 교체했고 조금씩 몸을 움직이고 천천히 식사를 하는 등 차츰 일상생활을 되찾아나갔습니다.
설암 수술 후에는 언어 장애, 삼킴 곤란, 턱 관절 기능 저하 등 후유중이 나타날 수 있어 대부분 음성 및 삼킴 기능 회복을 위한 재활 치료가 필요합니다. 백승국 교수는 “혀 절제 후 이식한 유리피판은 혀 볼륨 유지와 형태 복원을 위한 역할과, 발음과 씹기 등의 기능 저하를 막는 역할을 하지만 이전과 완전히 같은 기능을 유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백지은씨는 선행 항암 치료와 최소 범위의 절제, 빠른 재건 수술이 이뤄진 덕분에 언어 치료 없이 일상 복귀가 가능했습니다. 수술 이후 ‘ㄹ’을 발음하는 데 약간의 어려움은 겪지만 기본적인 식사와 대화에는 큰 불편함이 없는 상태입니다. 현재 백지은씨는 이비인후과 외래에서 매달 정기검진을 받고 있으며 성형외과에서는 수술 부위 흉터 및 조직 회복을 위한 치료를 병행하며 건강한 상태를 유지 중입니다.
목감기로 오인했던 설암 증상
2025년 3월, 백지은씨는 지속되는 피로감에 한 달간 동네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목감기 증상이라 여겼지만 갈수록 혀가 딱딱해지고 움직임이 불편해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 몸이 이상함을 감지했습니다. 다니던 병원에 증상을 털어놓자 간단한 상태 확인 후 큰 병원에 내원할 것을 권고해 지금의 주치의인 고려대안암병원 이비인후과 백승국 교수에게 진료를 받게 되었습니다. 4월, 곧바로 조직 검사를 받았고 좌측 혀뿌리 부위에 2.9cm 편평세포암이 발견돼 설암 3기를 진단받았습니다. 임파선이나 기타 장기 전이는 없었습니다. 백승국 교수는 “백지은씨처럼 혀뿌리 등 보이지 않는 부위에 암이 생기면 조기 발견이 어려워 늦게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며 “주로 음주·흡연력이 오래된 고령에서 발생하는 암이라서, 고위험군에 해당되지 않는 젊은 사람의 경우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점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편평세포암은 설암의 약 95%를 차지하는 암 종으로 혀 표면을 덮고 있는 편평 상피세포에 생기는 암입니다. 조직이 딱딱하고 궤양이 생기기 쉬워 출혈이 동반될 수 있으며 진행 속도가 비교적 빠른 악성 종양입니다.
백지은씨는 설암 진단에 머리가 멍해졌습니다. 그는 “다른 병이 있을 거라곤 생각했지만 암일 거라고 생각하지는 못했다”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기분이 들었다”고 말합니다. 이때 백 교수의 “살아야지, 살면 돼”라는 말을 듣고 ‘의료진의 리드에 따라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으면 나을 수 있겠다’는 의지가 생겼다고 합니다. 신앙을 갖고 있었기에 암 진단 다음날부터 입원 전까지 기도원에 들어가 매일 감사와 회개 기도를 드리며 마음을 가다듬었습니다. 평온하고 긍정적인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항암 치료 부작용·수술 후 통증 이어져
다학제 진료를 거쳐 수술 전 선행항암치료를 받았습니다. 백승국 교수는 “수술 전 항암요법으로 종양 크기를 줄이면 조직을 덜 절제할 수 있어 기능적인 부분이 많이 보존되고 결국 환자들의 삶의 질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항암 치료로 종양 크기가 점차 줄었으나 부작용으로 혀부터 목까지 점막이 전부 헐어 식사는커녕 침을 삼키는 것조차 힘들었습니다. 영양 섭취가 충분하지 않아 기력이 쇠하고 수면 부족에 시달리고 면역력이 저하돼 백혈구 수치가 낮아졌습니다. 백혈구 수치를 올리는 주사를 맞아가며 항암 치료를 이어갔고 백지은씨의 상태를 고려해 항암 치료를 한 사이클만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5월 29일, 이비인후과·성형외과 협진으로 반설절제술 및 유리피판술로 종양 절제 및 혀 재건을 동시에 시행했습니다. 설암 수술은 부드럽고 유연한 혀 특성을 고려해 진행해야 하는 고난도 수술입니다. 혀는 당기면 쉽게 움직이기 때문에 종양 경계를 명확하게 잡는 것부터 쉽지 않습니다. 암을 제거할 때 종양만 도려내는 것이 아니라 재발 방지를 위해 암 주변 정상 조직까지 약 1cm 여유를 두고 절제합니다. 백승국 교수는 “설암 수술은 ‘환자에게 꼭 필요한 정도로만’ 진행해야 한다”며 “반설절제술은 종양이 있는 조직을 안전한 범위까지 포함해 정교하게 절제하는 작업으로 수술자의 숙련도와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유리피판술은 절제된 혀 조직을 대신하기 위해 신체 다른 부위의 피부, 근육, 혈관 등을 떼어내 이식하는 수술로 침이 새지 않도록 잘 꿰매야 염증이나 괴사 등을 막을 수 있습니다. 이식한 조직을 목에 있는 혈관에 정확히 연결해야 혈류가 통하면서 조직이 살아남습니다. 절제 부위를 재건하지 않으면 발음이나 씹기 등의 기능 저하가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수술 이후 남은 과제
백지은씨는 허벅지 조직을 절제해 혀에 이식하는 수술을 받았고 수술 후 기도 삽관을 하고 콧줄, 소변줄, 피주머니 등을 달았습니다. 기도에 삽입된 튜브 때문에 숨쉬기가 답답해서 매시간 가래를 빼내야 했는데 그때마다 뱃속 깊숙이 올라오는 기침과 헛구역질이 괴로웠습니다. 수술로 인한 통증보다 온몸에 연결된 각종 튜브들과 호흡 곤란 등이 백씨를 신체적·정신적으로 지치게 만들었습니다. 그래도 몸이 빠르게 회복하기 시작해 3~4일 뒤 말하는 튜브로 교체했고 조금씩 몸을 움직이고 천천히 식사를 하는 등 차츰 일상생활을 되찾아나갔습니다.
설암 수술 후에는 언어 장애, 삼킴 곤란, 턱 관절 기능 저하 등 후유중이 나타날 수 있어 대부분 음성 및 삼킴 기능 회복을 위한 재활 치료가 필요합니다. 백승국 교수는 “혀 절제 후 이식한 유리피판은 혀 볼륨 유지와 형태 복원을 위한 역할과, 발음과 씹기 등의 기능 저하를 막는 역할을 하지만 이전과 완전히 같은 기능을 유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백지은씨는 선행 항암 치료와 최소 범위의 절제, 빠른 재건 수술이 이뤄진 덕분에 언어 치료 없이 일상 복귀가 가능했습니다. 수술 이후 ‘ㄹ’을 발음하는 데 약간의 어려움은 겪지만 기본적인 식사와 대화에는 큰 불편함이 없는 상태입니다. 현재 백지은씨는 이비인후과 외래에서 매달 정기검진을 받고 있으며 성형외과에서는 수술 부위 흉터 및 조직 회복을 위한 치료를 병행하며 건강한 상태를 유지 중입니다.
<백지은씨>

-힘든 치료 과정을 견딜 수 있었던 원동력은?
“주변인들의 사랑과 헌신, 특히 남편의 지지가 큰 힘이 됐습니다. 결혼 14년 차인데 이번에 아프면서 새로운 모습을 알게 됐어요. 병원에 매번 함께 와주고 몸을 제대로 못 가눌 때도 손과 발이 되어주고 밤낮으로 소변줄을 갈아주며 머리카락이 빠진 모습도 ‘예쁘다’며 웃어주더라고요. 유방암 투병 경험이 있는 이모는 자기 일처럼 매일 기도하며 마음을 나눠주었고 양가 부모님들도 건강하게 곁을 지켜주셨습니다. 미국에 사는 친한 친구가 덕분에 자신의 삶도 돌아보게 됐다며 함께 울어주고 응원해준 것도 큰 힘이 됐습니다. 암 진단 직후 막막했을 때 백승국 교수님께서 말씀해 주신 ‘살면 되지’ 한 마디도 큰 용기와 믿음을 줬습니다. 의정 갈등으로 의료진 인력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임에도 치료가 늦어지지 않게 신경 써 주셨고 회진 시간이 아닐 때도 병실에 들러 상태를 살펴주시는 등 감사한 점이 많습니다. 꼼꼼하게 치료해주신 덕분에 치료에만 집중할 수 있었고 회복 속도도 빨랐습니다. 이 모든 감사한 분들 덕분에 견뎌낼 수 있었습니다.”
-암 진단 전후로 달라진 점이 있나요?
“삶에 대한 태도가 180도 바뀌었습니다. 마흔이 넘어 중년기에 접어들면서 성격도 위축되고 삶이 점점 무기력하게 느껴지고 있었습니다. 갑작스러운 암 진단을 겪고 나니 스스로를 아끼고 돌보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내가 건강해야 주변 사람들도 사랑할 수 있다는 걸 암 진단으로 절실히 느꼈어요. 투병 과정에서 울고 웃으며 감정을 쏟아내니까 다시 밝은 성격으로 돌아올 수 있었고 삶에 대한 강한 의지가 생겼습니다. 주변인들의 사랑과 관심 덕분에 인간관계도 한결 유연하고 따뜻해졌습니다. 수술 후 시간이 지나 많이 회복됐지만 예전처럼 식사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채소, 과일, 닭 가슴살, 유제품 등을 주로 챙겨 먹고 적극적으로 일어나서 움직이며 내 몸을 우선으로 여기고 있어요.”
-요즘은 어떻게 지내세요?
“암 진단 전보다 규칙적이고 평온한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예전부터 불면증이 있어 수면제 없이는 잠에 들지 못했는데 신기하게도 암 치료 이후 잠을 잘 자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에는 낮잠은커녕 쉬는 시간조차 없었는데 지금은 의식적으로 휴식 시간을 갖고 낮잠도 잡니다. 일찍 일어나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으로 조금씩 천천히 식사를 하고 가벼운 산책이나 스트레칭, 훌라후프 같은 운동으로 몸을 풀어줍니다. 체력이 예전 같지는 않지만 일주일에 두 번은 가벼운 필라테스도 하고 있습니다. 꾸준히 스트레칭한 덕분에 피곤함도 많이 줄었고 남편과 시아버지가 하는 떡집에 나가 일을 도우면서 지내고 있어요. 여전히 예배드리고 기도하며 성경 말씀을 읽는 등 마음의 회복에도 신경 쓰고 있습니다. 몸도 마음도 예전보다 훨씬 건강해졌음을 느껴요.”
-지금 이 순간 암과 싸우고 계신 분들께 한 마디.
“암 치료가 전부 끝나고 회복된 모습을 보신 친정 엄마가 ‘넌 이제 덤으로 사는 삶이니 감사함을 가지고 더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아’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항암 부작용, 수술 후 겪은 고통 등 힘든 점이 많았지만 결국 감사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이겨낸 것 같습니다. 삶의 행복이라는 건 크고 작음이 아닌 내가 마음먹고 생각하기에 달려 있어요. 저에게도 암이라는 큰 병이 찾아왔지만 삶에 대한 기대와 소망으로 이겨내고 있습니다. 좌절하지 말고 암을 삶의 터닝 포인트로 삼아 삶을 지켜내셨으면 좋겠습니다.”
<백승국 고려대안암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주변인들의 사랑과 헌신, 특히 남편의 지지가 큰 힘이 됐습니다. 결혼 14년 차인데 이번에 아프면서 새로운 모습을 알게 됐어요. 병원에 매번 함께 와주고 몸을 제대로 못 가눌 때도 손과 발이 되어주고 밤낮으로 소변줄을 갈아주며 머리카락이 빠진 모습도 ‘예쁘다’며 웃어주더라고요. 유방암 투병 경험이 있는 이모는 자기 일처럼 매일 기도하며 마음을 나눠주었고 양가 부모님들도 건강하게 곁을 지켜주셨습니다. 미국에 사는 친한 친구가 덕분에 자신의 삶도 돌아보게 됐다며 함께 울어주고 응원해준 것도 큰 힘이 됐습니다. 암 진단 직후 막막했을 때 백승국 교수님께서 말씀해 주신 ‘살면 되지’ 한 마디도 큰 용기와 믿음을 줬습니다. 의정 갈등으로 의료진 인력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임에도 치료가 늦어지지 않게 신경 써 주셨고 회진 시간이 아닐 때도 병실에 들러 상태를 살펴주시는 등 감사한 점이 많습니다. 꼼꼼하게 치료해주신 덕분에 치료에만 집중할 수 있었고 회복 속도도 빨랐습니다. 이 모든 감사한 분들 덕분에 견뎌낼 수 있었습니다.”
-암 진단 전후로 달라진 점이 있나요?
“삶에 대한 태도가 180도 바뀌었습니다. 마흔이 넘어 중년기에 접어들면서 성격도 위축되고 삶이 점점 무기력하게 느껴지고 있었습니다. 갑작스러운 암 진단을 겪고 나니 스스로를 아끼고 돌보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내가 건강해야 주변 사람들도 사랑할 수 있다는 걸 암 진단으로 절실히 느꼈어요. 투병 과정에서 울고 웃으며 감정을 쏟아내니까 다시 밝은 성격으로 돌아올 수 있었고 삶에 대한 강한 의지가 생겼습니다. 주변인들의 사랑과 관심 덕분에 인간관계도 한결 유연하고 따뜻해졌습니다. 수술 후 시간이 지나 많이 회복됐지만 예전처럼 식사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채소, 과일, 닭 가슴살, 유제품 등을 주로 챙겨 먹고 적극적으로 일어나서 움직이며 내 몸을 우선으로 여기고 있어요.”
-요즘은 어떻게 지내세요?
“암 진단 전보다 규칙적이고 평온한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예전부터 불면증이 있어 수면제 없이는 잠에 들지 못했는데 신기하게도 암 치료 이후 잠을 잘 자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에는 낮잠은커녕 쉬는 시간조차 없었는데 지금은 의식적으로 휴식 시간을 갖고 낮잠도 잡니다. 일찍 일어나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으로 조금씩 천천히 식사를 하고 가벼운 산책이나 스트레칭, 훌라후프 같은 운동으로 몸을 풀어줍니다. 체력이 예전 같지는 않지만 일주일에 두 번은 가벼운 필라테스도 하고 있습니다. 꾸준히 스트레칭한 덕분에 피곤함도 많이 줄었고 남편과 시아버지가 하는 떡집에 나가 일을 도우면서 지내고 있어요. 여전히 예배드리고 기도하며 성경 말씀을 읽는 등 마음의 회복에도 신경 쓰고 있습니다. 몸도 마음도 예전보다 훨씬 건강해졌음을 느껴요.”
-지금 이 순간 암과 싸우고 계신 분들께 한 마디.
“암 치료가 전부 끝나고 회복된 모습을 보신 친정 엄마가 ‘넌 이제 덤으로 사는 삶이니 감사함을 가지고 더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아’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항암 부작용, 수술 후 겪은 고통 등 힘든 점이 많았지만 결국 감사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이겨낸 것 같습니다. 삶의 행복이라는 건 크고 작음이 아닌 내가 마음먹고 생각하기에 달려 있어요. 저에게도 암이라는 큰 병이 찾아왔지만 삶에 대한 기대와 소망으로 이겨내고 있습니다. 좌절하지 말고 암을 삶의 터닝 포인트로 삼아 삶을 지켜내셨으면 좋겠습니다.”
<백승국 고려대안암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현재 백지은씨의 의학적인 상태는 어떤가요?
“수술한 지 약 4개월이 되었고 전반적으로 건강 상태가 매우 좋습니다. 현재 매달 병원에 방문해 정기검진을 받고 있습니다. 3개월째에는 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를 진행했고 6개월, 1년이 되는 시점마다 영상 검사를 통해 상태를 면밀히 확인할 예정입니다. 다행히 지금까지 별다른 이상 없이 잘 회복 중이며 의학적으로 안정적인 상태지만 암은 언제든 예기치 못한 변화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꾸준히 꼼꼼하게 추적 관찰할 예정입니다.”
-백지은씨와 인터뷰를 진행하기로 결심하신 이유는?
“아직 완치 전이지만 환자 본인의 태도와 마음가짐이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암 치료는 의학적 처치뿐 아니라 환자의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협조적인 자세가 예후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백지은씨는 항상 긍정적인 태도로 치료에 임했고 의료진과의 소통과 신뢰 구축도 잘 되어있던 분입니다. 백지은씨의 치료 과정이 두경부암 치료의 핵심인 ‘삶의 질을 지키는 치료’와 잘 맞닿아 있던 점도 하나의 이유입니다. 선행 항암치료로 종양 크기를 줄여 수술 치료 범위를 줄이는 방식은 치료 후 후유증을 줄이고 빠른 일상 회복을 돕는 중요한 접근법이기도 합니다.”
-삶의 질을 고려한 국내외 두경부암 치료 현황은?
“두경부암은 말하고 숨 쉬고 삼키는 기능뿐 아니라 외모 변화, 심리적 위축 등 삶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암 종입니다. 생존율을 높이는 치료를 넘어 치료 후 환자 삶의 질을 어떻게 지킬 것인지가 국내외 화두인데요. 국내에서는 선행 항암요법으로 종양 크기를 줄이고 수술 범위를 최소화해 기능과 외형을 보존하려는 노력이 활발하게 진행 중입니다. 예를 들어, 이전에는 턱뼈까지 광범위한 절제가 진행됐던 구강암도 절제 범위를 줄여 주요 구조물을 보존하는 식입니다. 해외 사례로는 대만이 국소 진행성 구강암에서 선행 항암 치료를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미국, 유럽 등에서는 유전자 검사 등을 통해 어떤 환자에게 선행 항암 치료가 적절할지 사전에 판단하는 정밀의학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아직 국내에서는 검사 비용, 항암제 급여 등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지만 환자 삶의 질이 중심이 되는 맞춤형 치료로 나아가기 위한 노력 중입니다.”
-차기 대한두경부외과학회 회장으로서 이를 위한 학회 차원의 노력은?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암 치료 수준이 최고 수준입니다. 두경부암 분야에서는 최소절제술, 미세재건술, 로봇 수술 등 기술력과 임상 경험이 인정받고 있습니다. 해외 학회에서도 국내 의료진이 초청 연자로 나서는 등 주목받고 있는데요. 대한두경부외과학회에서는 두경부암 치료 표준을 정립하고 환자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기반 마련에 힘쓰고 있습니다. 구강암, 후두암, 침샘암 등 각 암 종에 대한 최신 연구 등을 바탕으로 전문의들이 함께 논의하며 상황별 최적의 치료법을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주기적으로 업데이트 중입니다. 치료의 일관성을 높여 환자들이 어디서 치료를 받더라도 최선의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면역 치료제나 유전자염기서열분석(NGS) 등 정밀의학 기반의 치료 전략 도입을 위한 연구도 꾸준히 진행 중입니다.”
-마지막 한 말씀.
“두경부암은 삶의 기본적인 기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암 종입니다. 환자 입장에서도, 치료하는 의료진 입장에서도 결코 쉽지 않은 질환입니다. 두경부외과는 수술 시간도 길고 회복도 쉽지 않아 젊은 의사들이 많이 기피하는 분야 중 하나입니다. 실제로 전국적으로 두경부암 전문의가 부족한 실정이고 지역 병원에서는 치료 인력이 더욱 줄어드는 게 현실입니다. 암 치료는 환자 혼자만의 싸움도, 의료진 혼자만의 노력으로 이뤄지는 게 아닙니다. 앞으로 많은 두경부암 환자들이 제때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으려면 이 분야를 지속해나갈 수 있는 환경과 관심이 필요합니다. 두경부외과를 비롯한 필수의료 분야가 무너지지 않도록 지지하며 응원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수술한 지 약 4개월이 되었고 전반적으로 건강 상태가 매우 좋습니다. 현재 매달 병원에 방문해 정기검진을 받고 있습니다. 3개월째에는 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를 진행했고 6개월, 1년이 되는 시점마다 영상 검사를 통해 상태를 면밀히 확인할 예정입니다. 다행히 지금까지 별다른 이상 없이 잘 회복 중이며 의학적으로 안정적인 상태지만 암은 언제든 예기치 못한 변화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꾸준히 꼼꼼하게 추적 관찰할 예정입니다.”
-백지은씨와 인터뷰를 진행하기로 결심하신 이유는?
“아직 완치 전이지만 환자 본인의 태도와 마음가짐이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암 치료는 의학적 처치뿐 아니라 환자의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협조적인 자세가 예후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백지은씨는 항상 긍정적인 태도로 치료에 임했고 의료진과의 소통과 신뢰 구축도 잘 되어있던 분입니다. 백지은씨의 치료 과정이 두경부암 치료의 핵심인 ‘삶의 질을 지키는 치료’와 잘 맞닿아 있던 점도 하나의 이유입니다. 선행 항암치료로 종양 크기를 줄여 수술 치료 범위를 줄이는 방식은 치료 후 후유증을 줄이고 빠른 일상 회복을 돕는 중요한 접근법이기도 합니다.”
-삶의 질을 고려한 국내외 두경부암 치료 현황은?
“두경부암은 말하고 숨 쉬고 삼키는 기능뿐 아니라 외모 변화, 심리적 위축 등 삶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암 종입니다. 생존율을 높이는 치료를 넘어 치료 후 환자 삶의 질을 어떻게 지킬 것인지가 국내외 화두인데요. 국내에서는 선행 항암요법으로 종양 크기를 줄이고 수술 범위를 최소화해 기능과 외형을 보존하려는 노력이 활발하게 진행 중입니다. 예를 들어, 이전에는 턱뼈까지 광범위한 절제가 진행됐던 구강암도 절제 범위를 줄여 주요 구조물을 보존하는 식입니다. 해외 사례로는 대만이 국소 진행성 구강암에서 선행 항암 치료를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미국, 유럽 등에서는 유전자 검사 등을 통해 어떤 환자에게 선행 항암 치료가 적절할지 사전에 판단하는 정밀의학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아직 국내에서는 검사 비용, 항암제 급여 등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지만 환자 삶의 질이 중심이 되는 맞춤형 치료로 나아가기 위한 노력 중입니다.”
-차기 대한두경부외과학회 회장으로서 이를 위한 학회 차원의 노력은?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암 치료 수준이 최고 수준입니다. 두경부암 분야에서는 최소절제술, 미세재건술, 로봇 수술 등 기술력과 임상 경험이 인정받고 있습니다. 해외 학회에서도 국내 의료진이 초청 연자로 나서는 등 주목받고 있는데요. 대한두경부외과학회에서는 두경부암 치료 표준을 정립하고 환자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기반 마련에 힘쓰고 있습니다. 구강암, 후두암, 침샘암 등 각 암 종에 대한 최신 연구 등을 바탕으로 전문의들이 함께 논의하며 상황별 최적의 치료법을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주기적으로 업데이트 중입니다. 치료의 일관성을 높여 환자들이 어디서 치료를 받더라도 최선의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면역 치료제나 유전자염기서열분석(NGS) 등 정밀의학 기반의 치료 전략 도입을 위한 연구도 꾸준히 진행 중입니다.”
-마지막 한 말씀.
“두경부암은 삶의 기본적인 기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암 종입니다. 환자 입장에서도, 치료하는 의료진 입장에서도 결코 쉽지 않은 질환입니다. 두경부외과는 수술 시간도 길고 회복도 쉽지 않아 젊은 의사들이 많이 기피하는 분야 중 하나입니다. 실제로 전국적으로 두경부암 전문의가 부족한 실정이고 지역 병원에서는 치료 인력이 더욱 줄어드는 게 현실입니다. 암 치료는 환자 혼자만의 싸움도, 의료진 혼자만의 노력으로 이뤄지는 게 아닙니다. 앞으로 많은 두경부암 환자들이 제때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으려면 이 분야를 지속해나갈 수 있는 환경과 관심이 필요합니다. 두경부외과를 비롯한 필수의료 분야가 무너지지 않도록 지지하며 응원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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