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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비뇨의학과의원 윤철용 원장​
전립선비대증은 중년 이상 남성에게 발생하는 흔한 질환이다. 소변 줄기가 약해지거나 밤중에 여러 번 깨는 야간뇨, 잔뇨감, 급박뇨 같은 증상을 유발한다. 최근에는 다양한 치료 옵션이 등장하면서 “나에게 가장 맞는 치료가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전립선비대증 치료는 단순히 ‘무엇이 좋다’로 나눌 수 없다. ▲환자의 나이 ▲전립선 크기 ▲전립선 요도 형태 ▲기저질환에 따라 접근이 달라져야 한다.

약물치료는 출발점이지만 종착점은 아니다
알파차단제나 5α-환원효소 억제제 같은 약물은 전립선 평활근을 이완시켜 배뇨를 돕지만 근본적인 전립선 비대 자체를 멈추지는 못한다. 미국비뇨기과학회(AUA) 2021 가이드라인에서도 약물은 경증 또는 초기 환자에게 효과적이지만 장기 복용 시 기립성 저혈압, 어지럼증, 성기능 저하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약물치료는 일시적 완화에 도움이 되지만 전립선 증식을 막을 수 없고, 결국 평생 복용이라는 부담을 피하기 어렵다.

절개 없는 시술 치료,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
약물치료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최소 침습 시술이 발전했다. 대표적인 두 가지가 유로리프트(UroLift)와 아이틴드(iTind)이다. 유로리프트는 특수 금속실로 전립선 양 옆을 묶어 요도를 넓혀주는 방식으로, 절개·절제·열을 사용하지 않아 출혈과 신경 손상 위험이 적다. 미국 무작위 대조연구(L.I.F.T. study, J Urol 2022)에서는 5년 추적 결과 IPSS(국제 전립선 증상점수)가 평균 36% 개선되고, 성기능 장애나 역행성 사정 같은 부작용이 보고되지 않았다.

반면 아이틴드는 금속으로 된 스텐트형 기구를 일시적으로 전립선 내부에 5~7일간 삽입해 방광 출구 폐색을 개선하는 방식이다. 절개가 없어 마취 부담이 적고, 짧은 이식 후 제거를 하기 때문에 고령자나 항응고제 복용 환자에게도 적합하다. 유럽비뇨기과학회(EAU) 2023 발표 자료에 따르면, iTind 시술 후 3년간 재시술률은 6% 이하로 낮았으며, IPSS 점수는 평균 44% 개선됐다(J Endourol, 2022).

유로리프트는 즉각적인 효과, 아이틴드는 단기간내 개선과 낮은 부작용이 장점이며 시술 선택은 환자의 해부학적 구조와 의료진의 숙련도에 달려 있다.


수술은 여전히 최후의 선택지
전립선이 100g 이상 크거나 방광 기능이 심하게 저하된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수술법은 TURP(경요도전립선절제술)과 HoLEP(홀륨레이저절제술)이다.

TURP는 오랜 기간 검증된 표준 수술이지만 출혈과 요실금·사정 장애 위험이 있다. HoLEP은 조직 제거 효율이 뛰어나지만 술기가 어려워 실제 경험이 많은 의사는 많지 않다.

치료의 핵심은 ‘누가 하느냐?’
같은 시술이라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전립선 결찰술(유로리프트)의 재발률이 높다는 오해는 과거 숙련도가 낮았던 국내 도입 시절의 이야기로, 현재는 임상 경험이 충분한 의료진의 시술에서는 재발률이 현저히 낮다.

미국과 유럽 다기관 연구에서도 시술 경험이 50건 이상인 술자의 성공률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Anan et al., Int J Urol, 2024).

결국 중요한 건 환자에게 맞춘 치료 계획과 의사의 책임감이며 약물에 머무르지 않고, 시술과 수술의 경험을 균형 있게 갖춘 의료진이 진정한 ‘맞춤형 치료’를 완성할 수 있다.

(*이 칼럼은 칸비뇨의학과의원 윤철용 원장​의 기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