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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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세 소녀의 손에 나타난 후지증. 흰 동그라미 안쪽에 손가락이 부풀어오른 모습이 보인다./사진=큐레우스
양손 손가락에 대칭적으로 종양이 생겨 뭉툭해진 10대 소녀 사례가 해외 저널에 보고됐다.

이는 후지증(Pachydermodactyly·PPD)의 증상으로, 후천적으로 손가락에 나타나는 희귀 양성질환이다. 손가락 연조직(뼈나 연골을 제외한 조직)에 발생하는 양성 종양으로 분류된다.

포르투칼 비제우에 위치한 지역 보건소(Unidade Local de Saúde) 의료진은 특별한 과거 병력이 없는 14세 오른손잡이 소녀 A양이 손가락에 통증 없는 부종이 생겼다며 의료진을 찾아왔다고 했다. 검사 결과, 양손의 두번째, 세번째 손가락에 대칭적인 부종이 있었다. 통증은 없었고 단단했다.

A양은 특별한 외상(外傷)을 입은 적 없고 손가락 과사용으로 인한 부상을 입은 적도 없다고 했다. 다만, 의료진의 추가 질문에서 6세 때부터 정기적으로 피아노 레슨을 받아왔다고 밝혔다. 의료진은 A양이 어릴 적부터 꾸준히 피아노를 치면서 손가락에 반복적이고 기계적인 자극을 받은 게 원인이 된 것으로 추측했다.


의료진은 증상 부위에 스테로이드 주사를 놓았고, 시술 후 8주째 추적 관찰에서 부종이 크게 줄어든 것이 확인됐다.

의료진은 “후지증은 흔하지 않은 양성 종양으로, 류마티스 질환과 유사해 진단에 어려움을 겪는다”며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손가락 문지르기, 관절 꺾기, 손에 가해지는 반복적인 압력 부하 등이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가 있다”고 했다. 이어 “피아노 연주는 손가락 조직 손상과 관련이 없지만 드물게 A양처럼 수년에 걸친 미세하고 반복적인 손가락 움직임이 경미한 피부 자극을 유발해 섬유아세포 활성화와 콜라겐 축적을 유발, 후지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청소년과학회에서도 국내 14세 여아에게서 발생한 후지증을 보고한 바 있다. 여아는 병원을 찾기 1~2년 전부터 손가락이 점차 부어 올랐는데, 손가락을 자주 꺾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고됐다.

A양 사례는 ‘큐레우스’ 저널에 지난 12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