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토픽]

이미지
개구리.(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사진=클립아트코리아
중국 동부의 80대 여성이 허리 통증을 치료하기 위해 민간요법을 따르다 살아있는 작은 개구리 여덟 마리를 삼켜 병원에 입원한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항저우 데일리에 따르면 장씨 성을 가진 82세 노인이 지난달 초 심한 복통으로 저장성 항저우의 한 병원으로 이송됐다. 아들은 “어머니가 살아있는 개구리 여덟 마리를 먹었다”며 “극심한 통증 때문에 걸을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허리 디스크로 고생해온 장씨는 살아있는 개구리를 삼키면 허리 통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말을 들었다. 이 말을 믿고 가족들에게 자신의 의도를 알리지 않고 살아있는 개구리를 잡아 달라고 부탁했다.

장씨의 가족이 어른 손바닥보다 작은 개구리들을 모두 모아오자 장씨는 개구리들을 요리하지 않고 산 채로 삼켰다. 보도에 따르면 그녀는 첫날 개구리 세 마리를, 다음 날에는 나머지 다섯 마리를 먹었다.

처음에는 배가 약간 불편한 정도였지만 며칠 동안 통증이 점점 심해졌다. 그제야 장씨는 개구리를 삼켰다고 가족들에게 털어놨다.

항저우 저장대학교 제1부속병원은 장씨에게 신체검사를 실시했다. 종양 가능성은 배제했지만 호산성 세포가 급격히 증가한 것을 발견했다. 이는 기생충 감염이나 혈액 질환 등 다양한 질병의 징후다. 추가 검사 결과, ‘스파르가눔’이라는 기생충에 감염된 것이 확인됐다. 장씨는 2주간의 치료 후 회복해 다행히 병원에서 퇴원했다.


항저우 병원 수석 의사에 따르면 장씨와 같은 사례는 드물지 않다. 항저우 병원 소속 우 박사는 “최근 몇 년 동안 비슷한 환자를 여러 명 받았다”며 “개구리를 삼키는 것 외에도 뱀 쓸개나 물고기 쓸개를 생으로 먹거나 개구리 가죽을 자신의 피부에 바르기도 한다”고 했다. 이어 “환자 대부분은 고령으로 건강 문제에 대해 가족과 소통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며 “(민간요법을 시도한 후) 상태가 심각해질 때만 병원 치료를 받는다”고 말했다. 우 박사는 또 “예를 들어 개구리 가죽을 몸에 바르면 피부 질환을 치료한다는 소문이 있지만 뒷받침 근거가 없다”며 “오히려 기생충이 체내로 침투해 시력 저하, 두개 내 감염, 심지어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했다.

장씨처럼 스파르가눔이 인체에 감염돼 문제를 일으키는 것을 ‘스파르가눔증’이라 한다. 대한내과학회지에 따르면 스파르가눔증은 한국에서도 여러 차례 발생한 보고가 있다. 스파르가눔은 음식을 먹으면서 입으로 들어와 십이지장 등을 통과해 복강 내로 이동하고, 시간이 지나면 피하조직이나 근육 안까지 침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파르가눔증에 걸리면 75%는 복벽, 음낭, 다리나 흉벽 등의 피하 조직에서 유충이 발견된다.

스파르가눔의 인체 감염 경로 중 가장 흔한 것은 감염된 개구리나 올챙이, 뱀을 먹는 것이다. 둘째는 물벼룩에 오렴된 음료수를 마셨을 때다. 셋째는 스파르가눔에 감염된 개구리나 뱀의 근육 등을 치료 목적으로 피부나 눈에 붙였을 때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스파르가눔증의 경우 남녀 발생비는 5대1 정도이며, 주로 뱀과 접할 기회가 많은 농부나 군인에서 발생한다. 우리나라 뱀의 60% 이상이 스파르가눔에 감염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파르가눔증은 유충을 외과적으로 완전 적출해 치료하는 것이 원칙이다. 프라지콴텔(praziquantel) 등 구충제 복용을 시도할 수도 있지만, 재발률이 높다. 특히 뇌에 감염됐을 땐 치료 효과가 없다고 나타났다.

스파르가눔증을 예방하려면 익히지 않은 야생 동물의 고기 등을 먹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