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토픽]

이미지
카롤리나 크시자크(27)​는 과일주의 식단을 고수하다가 사망했다./사진=카롤리나 크시자크​ 인스타그램 캡처
‘과일주의’ 식단을 실천하다가 인도네시아 발리의 한 호텔 방에서 영양실조로 사망한 폴란드 출신 20대 여성의 사연이 전해져 충격을 안겼다.

지난 1일(현지시각) 더 선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리즈대학교에 재학 중인 폴란드 출신 여성 카롤리나 크시자크(27)가 생과일만 섭취하는 극단적인 식단인 ‘과일주의(fruitarian)’를 실천하다가 사망했다. 사망 당시 그의 체중은 22kg에 불과했으며, 영양 부족으로 손톱이 노랗게 변하고 치아도 썩은 상태였다.

크시자크는 지난해 과일주의를 시작했으며 같은 해 12월 과일주의를 실천하는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발리를 방문했다. 그가 머물렀던 발리의 숨버르키마 힐 리조트 측은 경찰 조사에서 “크시자크는 체크인 직후 자신의 방으로 과일만 배달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비건 식단을 요청하는 손님이 드물지 않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며 “다만 투숙 기간 중 수척해진 모습에 여러 직원이 의사 진료를 간곡히 권했는데 매번 거절했다”고 말했다. 리조트에 머문 지 3일 지났을 때 크시자크와 연락이 닿지 않던 현지인 친구는 리조트에 연락했고, 리조트 직원들은 곧바로 그의 방을 확인했다. 그런데, 이미 크시자크는 방 안에서 홀로 숨진 채 온몸이 굳은 상태였다.


크시자크는 청소년기 내내 거식증을 앓았으며, 대학 진학 후 채식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후 그는 과일주의에 빠졌고 소셜미디어(SNS)에 앙상한 모습의 사진을 자주 올렸다. 크시자크의 친구에 따르면 크시자크의 부모는 폴란드에서 영국으로 직접 찾아 전문 치료를 받을 것을 권하기도 했다.

크시자크처럼 과일만 먹는 식단은 단백질, 비타민B12, 철분, 지방 등 필수 영양소 결핍으로 이어질 수 있어 위험하다. 풍동바른내과 김서현 원장은 “과도한 과당 섭취는 간에 부담을 줘 비알코올성 지방간 위험을 키운다”며 “장기적으로 인슐린 저항성과 당뇨병 발병 가능성을 높인다”고 말했다. 인슐린은 포도당을 세포로 집어넣는 호르몬이다.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면 포도당이 세포 안으로 제대로 흡수되지 않아 혈당이 높아지고 당뇨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 원장은 “과일의 산과 당분은 치아 부식도 일으킨다”고 말했다.

건강을 위해서는 균형 잡힌 식단으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 김서현 원장은 “콩류나 견과류 등을 통해 단백질과 건강한 지방을 보충해야 한다”며 “과일은 하루 2~3회 적정량으로 제한한다”고 말했다. 통곡물이나 채소 등 식이섬유가 풍부한 복합 탄수화물도 함께 먹는 게 좋다. 필요한 경우 전문의와 상담 후 영양제 복용을 통해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