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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립아트코리아
길가에 떨어진 은행을 함부로 줍거나 만지면 안 된다. 껍질에 든 독성물질이 손에 묻을 수 있어서다.

은행 열매 껍질에는 빌로볼, 은행산 등의 독성물질이 함유돼 있다. 이게 눈 주변 피부나 결막 등에 흡수되면 염증 매개 물질 분비가 촉진돼, 강하고 빠른 국소 염증과 면역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두 물질은 은행 열매에서 나는 악취의 원인이기도 하다.

은행 열매를 만진 손으로 눈을 비빈 뒤 독성 각결막염이 발생한 국내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대한안과학회지에 따르면 해당 환자는 은행 열매를 만진 뒤 눈 주변을 비볐고, 이후 약 1주일간 심한 이물감, 통증, 시력저하 증상과 함께 눈에 끈적이는 점액성 분비물이 생겼다. 처음에는 아데노바이러스에 의한 유행성 각결막염이 의심됐으나 은행 열매로 인해 생긴 독성 각결막염인 것으로 확인됐다.


은행 열매를 의도치 않게 만지게 됐다면 빨리 손을 씻는 게 좋다.

손질한 은행을 조리해 먹을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열매 껍질뿐 아니라 은행에도 청산배당체나 메틸피리독신, 아미그달린 등과 같은 독성물질이 함유됐다. 날것으로 먹으면 매우 위험하며 과량 섭취하면 청색증을 유발할 수 있다. 청색증은 입술, 손끝, 귀 등의 부위에 산소 공급이 감소해 파랗게 보이는 것이다. 메칠피리독신이라는 독소도 함유하고 있다. 메칠피리독신은 기절 발작 유발 물질이 들어 있어 반드시 익혀 먹어야 한다.

충분히 가열했더라도 한꺼번에 많은 양을 먹지 않도록 한다. 갑작스럽게 많은 양의 메틸피리독신을 섭취하면 어지러움, 복통, 구토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성인은 하루에 10개 이하, 어린이는 2~3개만 먹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