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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테라퓨틱스가 개발한 마이크로니들 패치 / 대웅테라퓨틱스 제공
국내외 제약사들의 비만약 제형 연구·개발이 활기를 띠고 있다. 기존 주사제 비만약의 단점으로 지적된 낮은 편의성을 개선하기 위해 경구제(먹는 약)와 패치제(붙이는 약) 등으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대웅·대원, ‘마이크로니들 패치’ 비만약 개발 中
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일 대웅제약과 대웅테라퓨틱스가 개발 중인 세마글루타이드 성분 마이크로니들 패치 ‘DWRX5003’의 임상 1상 시험계획(IND)을 승인했다. 세마글루타이드는 노보노디스크 비만·당뇨 치료제 ‘오젬픽’·‘위고비’의 주성분으로, 이번 임상에서는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마이크로니들 패치의 안전성과 약동학적 특성을 평가하고, 오젬픽·위고비 주사제 대비 상대적 생체이용률(약물이 혈류에 흡수되는 비율)을 확인할 예정이다.

대웅이 개발하고 있는 DWRX5003은 주 1회 피부에 부착하면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으로 구성된 미세바늘이 녹아 약물을 피부 진피층으로 전달하는 패치형 제제다. 해당 약물에는 대웅테라퓨틱스의 약물전달 플랫폼 ‘클로팜’을 적용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패치형 제제를 사용하면 환자의 경구제 복용에 따른 부담이 줄고 주사제 투여 대비 치료 순응도가 높아지며, 의료진은 주사 투여와 모니터링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며 “결과적으로 진료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원제약 또한 마이크로니들 패치 전문기업 라파스와 붙이는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DW-1022’를 공동 개발 중이다. DW-1022 역시 위고비 주사제를 마이크로니들 패치 제형으로 바꾼 치료제로, 대원제약이 원료의약품 개발과 완제의약품 연구를 맡고, 라파스가 마이크로니들 패치 생산을 담당한다. 현재 총 30명을 대상으로 임상 1상까지 마친 상태다. 임상 1상 결과에 따르면, 기존 피하주사 제형 대비 약 30%의 생체이용률을 보였다.

◇먹는 비만약, 이르면 연내 허가 전망
붙이는 비만약이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정도라면, 먹는 비만약은 이미 후기 임상에서 효과를 확인해 허가 신청까지 마친 상태다. 이르면 연내 허가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지난 2월 노보노디스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경구용 위고비의 신약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 약이 FDA 승인을 획득할 경우 최초의 경구용 비만치료제가 된다.

최근 노보노디스크가 발표한 임상 3상 시험 결과에 따르면, 64주 간 경구용 위고비 25mg을 복용한 환자는 체중이 평균 16.6% 감소했다. 이는 위약군의 2.7%보다 높은 수치다. 경구용 위고비 복용군은 20% 이상 체중을 감량한 환자의 비율 또한 34.4%로, 위약군(2.9%)보다 훨씬 높았다. 이 같은 수치는 위고비 주사제 임상 결과와 유사한 결과기도 하다. 경구용 위고비를 복용한 환자들은 위약군에 비해 심혈관 질환 위험 또한 낮았다.

위고비의 경쟁 약 ‘마운자로’를 개발한 일라이릴리 또한 먹는 비만약 개발에 성큼 다가섰다. 지난달 릴리가 공개한 임상 3상 결과에 따르면, 먹는 당뇨병·비만치료제 ‘오포글리프론 36mg’을 복용했을 때 52주차 기준 평균 9.2%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다. 이는 노보노디스크의 세마글루타이드 성분 당뇨병 경구제 ‘리벨서스 14mg’ 복용군(5.3%)보다 높은 수치다. 1차 시험 목표인 당화혈색소 개선 효과 또한 2.2%로, 리벨서스 복용군(1.4%)보다 높았다.

릴리는 올해 말 비만 치료제로 오포글리프론의 허가를 신청을 한 후, 내년 중 2형 당뇨병 적응증을 추가 신청할 계획이다. 일라이릴리 케네스 커스터 부사장은 “오포글리프론을 복용했을 때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대비 약 3배 많은 참가자가 거의 정상 혈당에 도달했다”며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오포글리프론이 제2형 당뇨병의 근본적인 치료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