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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약국가에서 매달 2만건 이상의 의약품 품절 신고가 이뤄지고 있지만 정부 자료에는 ‘보고 없음’으로만 기록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동일성분 대체 의약품 활용을 장려해 환자 불편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1000회 이상 품절 신고가 접수된 의약품은 72개 품목이었다.

또 이같이 의약품 도매 플랫폼인 '바로팜'에 등록된 의약품 도매업체에 품절신고가 된 사례는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2만 145건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같은 기간 심평원에 수급불안 신고가 접수된 품목은 7개(9.7%), 식약처에 제약사가 공급부족을 신고한 품목은 2개(2.7%)에 그쳤다.

이는 정부의 공식 신고 체계와 현장의 체감 사이에 괴리가 크다는 걸 보여준다. 약국과 병원은 특정 품목의 재고를 확보하지 못해 처방이나 조제가 지연되는 상황을 겪는데도, 정부 통계에는 극히 일부만 반영되는 것이다.

실제 김윤 의원실이 심평원 자료를 토대로 수급불안 의약품의 요양기관 공급량과 요양기관 사용량 정보를 분석한 결과 수급대비 사용량이 많게는 수백배에 이르는 의약품도 있을 정도로 의료 현장에서 품귀 정도가 얼마나 심각한지 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대표적으로 에트라빌정(아미트리프틸린, 항우울제)은 2분기 수급대비 사용량이 365배에 달했지만, 동일성분 대체품을 포함하면 1.11로 낮아졌다. 통상 약국과 병원은 3개월 치 재고를 확보하기 때문에 수급대비 사용량이 1을 넘으면 심각한 수급 불안으로 분류된다.

심발타캡슐(둘록세틴, 항우울·신경병성 통증 치료제)도 개별 기준 17.7이었으나 대체품까지 합치면 0.96으로 줄어 95% 이상 완화 효과가 확인됐다. 더모베이트연고(클로베타솔, 고도 스테로이드 피부염 치료제) 역시 개별 기준 12.8이었으나 동일성분 대체품을 포함하면 0.93으로 안정됐다. 에나폰정(아미트리프틸린, 항우울제)은 개별 기준 1.58에서 대체품 합산 시 1.11로 줄었고, 심발타 성분의 다른 제형·대체품도 모두 대체 활용 시 수급 불안이 크게 줄었다.

김윤 의원은 “심평원은 이미 의약품 유통사로부터 공급 데이터를 실시간에 가깝게 취합하고 있고 건강보험 청구 데이터도 확보하고 있어 수급대비 사용량을 모니터링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활용하지 않고, 제약사의 신고를 기다리는 소극적 행정에 머물러 있다”고 했다.

이어 김 의원은 “이름만 다른 같은 약이 있음에도 현장은 재고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특정 품목 품절 시 동일성분 의약품 활용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면, 의료기관과 약국 그리고 환자 모두 수급불안 상황에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수급불안 의약품 대응 관련 필요시 각 부처 및 의약단체와 협의해 민관협의체를 개최하고 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금년에 수급불안 의약품 민관협의체 개최 실적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