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용의 藥이 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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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옥고의 주재료인 생지황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매년 추석이 되면 한의원에도 부모님이나 소중한 분을 위한 보약을 문의하는 환자들이 많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한약이 경옥고다. 다만 바뀐 것이 있다면 예전에는 보약을 찾는 환자들에게 한의사들이 먼저 ‘경옥고’라는 한약을 권했다면, 최근에는 TV광고 등의 영향으로 먼저 ‘경옥고’라는 한약을 문의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경옥고는 ‘동의보감’에서 이르기를 “정(精)과 수(髓)를 보하고 진기(眞氣)를 고르게 하며 원기를 보하여 노인을 젊어지게 하고 모든 허손(虛損)을 보하며 온갖 병을 낫게한다.”고 적혀있다. 다소 과장된 표현도 있으나 그만큼 효과가 좋아 인조, 효종, 현종, 숙종, 경종, 영조 등 많은 왕들이 경옥고를 복용했다는 기록이 전해질 뿐 아니라, 명나라에 보낼 조공품으로도 경옥고를 보낼지 논의했다는 내용이 존재한다.

그만큼 경옥고를 조제하는 데에도 정성이 많이 들어간다. 전통적인 방식의 경옥고는 3일간 4가지 약재를 가루내어 항아리에 넣고 이를 중탕한 후 하루 동안 찬 물에 넣고 식힌 후 다시 하루를 더 끓여 완성시킨다. 현재는 한약 조제 과정도 많이 현대화되었지만 최대한 조제과정에서 비슷한 조건을 설정하고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 조제하는 것만큼은 변하지 않았다.

경옥고는 생지황, 인삼, 복령, 꿀 네 가지 약재가 들어가는데 생지황이 가장 많이 들어간다. 지황은 혈을 보하고 몸의 진액을 보충해주는 역할을 하며 인삼은 잘 알다시피 원기를 보하고 복령은 담음(몸속 노폐물)을 제거하고 꿀은 폐를 윤택하게 하고 해독과 오랜 기간 보존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현대과학적으로도 많은 연구가 진행되며 다양한 곳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경옥고를 기반한 51개의 실험연구에 따르면 항산화 효과, 신경보호 활성, 항암작용, 항염증작용, 면역활성, 성장촉진, 심혈관·호흡기·대사성 뼈질환 등 정말 다양한 효과를 가진 것으로 보고되었으며 종합하면 소모성, 만성, 대사성, 면역질환에 특히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난다.

흥미로운 연구도 있는데 5년 이상의 운동경력을 가진 축구선수 24명을 대상으로 4주간 경옥고를 복용케하였더니 최대산소섭취량이 증가하고 운동후 심박수 회복률을 증가시켜 유산소성 운동능력을 증가시키고 운동 후 피로회복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기도 하였다.

일반적으로 경옥고는 노인과 갱년기 여성에게 특히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남녀노소 누구나 복용해도 큰 부작용이 없이 효과를 볼 수 있는 전국민 보약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복용을 권하지는 않는다. 현재 자신의 상태가 경옥고를 복용하는 것이 최선의 한의약적 치료인지 판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즉 내 몸에 현재 경옥고가 필요한 상황인지, 아니면 다른 한약이나 처치가 필요한지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한 후 복용하는 것이 올바른 경옥고 복용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