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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상만사 귀찮고 힘들어 해탈하고 싶을 때, 음악을 켜 두고 명상하라는 말이 많다. 나름대로 일리 있는 말이다. 영국 브라이튼 앤 서식스 의과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음악과 함께하는 호흡법이 뇌 특정 부위 혈류를 바꿔 자신을 초월한 듯한 명상 효과를 낸다.

연구팀은 참여자 42명에게 호흡법을 따라 하게 한 후, 일부에게 뇌 혈류를 확인하는 검사를 시행했다. 호흡법은 입을 크게 벌리고, 들숨이 도중에 끊기는 일 없이 숨을 최대한 들이마신 다음, 가능한 한 최대한 숨을 내뱉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참여자들이 이 호흡법에 따라 숨을 쉬는 동안 음악을 들려주며, 음악의 리듬을 느끼면서 자신에게 찾아오는 모든 감각을 즐기라고도 했다. 호흡이 끝난 후 참여자들은 호흡하는 동안 자신의 정서와 의식 상태가 어떠했고 호흡 전후로는 어떻게 변했는지 묻는 설문에 답했다.

자료를 분석한 결과, 호흡 이후로 부정적 감정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었으며, ‘오셔닉 바운드리스’라는 상태에 돌입하는 것이 확인됐다. 이는 자신을 둘러싼 자연 그리고 타인과 연결돼 자신을 초월하는 듯한 감각을 말하는 것으로, 환각 성분인 실로시빈 등을 복용했을 때 나타나곤 한다. 깊은 명상 이후에 느낄 수도 있다.


뇌 영상 검사로 혈류를 관찰한 19명 중 13명은 호흡법을 따라 하는 동안 뇌로 가는 혈류가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특히 뇌 좌측 후방 뇌섬엽으로 가는 혈류가 크게 줄었다. 이 부위는 자신의 몸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을 인지하는 데 관여하는 기관이다. 연구팀은 이 부위의 혈류가 감소한 것이 호흡법을 따라 함으로써 오셔닉 바운드리스 상태에 도달하는 것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봤다. 또한, 호흡법을 따라 하며 오셔닉 바운드리스를 강하게 느낀 사람들은 뇌 우측 변도체와 해마 등으로 가는 혈류가 증가했다. 이 영역들은 기억과 감정 처리에 관여한다.

알레산드로 콜라산티 브라이튼 앤 서식스 의과대학 정신 의학 연구 교수는 “호흡법은 몸과 뇌의 신진대사를 조절함으로써 신경계 기능 이상을 조절하는 강력하고도 자연스러운 방법”이라며 “힘들고 지칠 때 시행하면 우리의 상태를 개선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최근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