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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2025 화장품 위해평가 국제 심포지엄'이 열렸다. 사진은 단국대학교 약학과 김규봉 교수가 '자외선차단 성분의 위해성 평가'를 주제로 발표하는 모습./사진=신소영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26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2025 화장품 위해평가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화장품 위해평가는 제품에 사용되는 원료와 성분이 인체에 유해하지 않은지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안전한 사용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제도다.

이번 심포지엄은 ▲화장품 차세대 위해평가법 활용 ▲화장품 위해평가를 위한 과학적 논의 ▲화장품 안전성 평가제도 도입과 글로벌 규제 조화 등 세 가지 세션으로 구성됐다. 국내외 학계와 업계 전문가들이 참여해 성분 평가 사례, 색소·자외선 차단제의 최신 규제 동향, 새로운 과학적 접근법 등을 공유했다.

◇글로벌 규제 흐름은 '안전성 평가 강화'
특히 글로벌 규제 변화와 국내의 제도 도입 방향에 큰 관심이 쏠렸다. 연자로 나선 리이치24시코리아 손성민 대표는 주요 국가별 화장품 안전성 평가 제도의 변화를 짚으며 글로벌 규제 동향을 소개했다. 그는 “최근 몇 년간 전 세계적으로 화장품 안전성 평가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으며, 실제로 캐나다·유럽 등에서는 안전성 문제로 제품이 회수되거나 유통이 중단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EU, 중국, 미국 등 주요 시장의 규제 현황을 설명했다. EU는 2019년 개정 규정을 통해 제품정보파일(PIF)과 안전성 평가를 의무화했으며, 프랑스·이탈리아는 특히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중국은 2020년 ‘화장품관리감독조례’를 시행한 뒤 안전성 평가 제도를 단계적으로 도입해, 올해 5월부터는 모든 화장품을 대상으로 보고·제출을 강화했다. 아세안 지역은 ‘아세안 화장품 지침’을 따르지만 국가별 편차가 크고, 인도네시아는 내년 10월부터 할랄 인증을 의무화할 예정이다. 대만 역시 2023년부터 PIF 제도를 단계적으로 도입해 2024년부터 일반 화장품에도 적용하고 있다. 미국은 2022년 ‘화장품 현대화법(MOCRA)’을 제정하면서 기업의 안전성 입증 책임을 밝혔지만, 구체적 가이드라인은 아직 미비한 상황이다.

손 대표는 또 주요 이슈로 나노물질과 포장재 안전성을 꼽았다. EU는 나노물질 관리 기준이 까다롭고 평가 과정이 복잡해 기업의 부담이 크며, 포장재 역시 대만·EU를 중심으로 적합성 검사 의무와 재활용 규제 강화가 진행되고 있다. 시험법과 관련해서는 인실리코(in silico) 같은 신기술 등으로 EU가 가장 앞서 있긴 하지만 아직 한계가 있고, 중국과 아세안은 현실적 접근을 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 대표는 “국가별 세부 기준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안전성 평가 강화, 책임자 지정, 자료 보관을 요구하는 흐름으로 규제가 수렴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제도화 착수… 2028년 단계적 시행
우리나라는 어떨까. 식품의약품안전처 신재섭 주무관은 국내 추진 계획을 발표하며 “글로벌 규제가 강화되는 만큼 우리도 국제 흐름에 맞춘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도화 방향도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앞으로는 모든 화장품 원료에 대해 판매 전 안전성 입증 자료를 작성·보관해야 하며, 자료는 책임판매업자가 직접 작성하거나 전문기관에 위탁할 수 있다. 평가 자료는 단순 보관에 그치지 않고, 자격을 갖춘 ‘안전성 평가자’의 검토·승인을 거쳐야 한다. 다만 수출 전용 제품이나 소규모 영세 제조업체, 해외 직구 알선업체 등은 예외로 둘 예정이다.

자료 보관 기간은 해외(10년)보다 짧은 3년으로 설정했다. 신 주무관은 “업계 현실과 국내 제품 특성을 고려한 결과”라며 “다만 국제 기준과의 조화도 꾸준히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도 시행은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2025년까지 관련 법령과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2028년부터 연매출 10억 원 이상 대형 업체와 신규 품목부터 적용을 시작한다. 2031년부터는 모든 제품으로 확대해 전면 시행할 방침이다.

안전성 평가자 자격 요건도 구체화한다. 관련 전공 석사 이상 학위 소지자, 전문 교육과정 이수자, 전문 교육 과정 학위 과정 유사자, 맞춤형 화장품 조제관리사 등 네 가지 경로를 통해 자격을 인정받을 수 있다. 식약처는 이를 위해 특성화 대학원과 단기 비학위 과정을 운영해 전문 인력을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원료 정보 DB 구축, 업계 공동 평가 플랫폼 운영, 평가 가이드라인 마련 등도 추진해 기업들의 부담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제도 도입은 단순히 규제 강화를 넘어, 글로벌 기준에 맞는 안전성 관리 체계를 구축해 국내 화장품 산업의 신뢰도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