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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샤 모폰다(19)는​ 수막구균 패혈증에 걸려 손가락 여러 개와 두 다리를 절단했다./사진=People
세균에 감염돼 결국 손가락과 다리를 절단하고 만 영국 10대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9월 21일 미국 매체 피플에 따르면 키샤 모폰다(19)는 작년 9월 대학교 입학 직후 감기몸살을 겪기 시작했다. 당시 그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컨디션이 안 좋아진 것이라고 여겼지만, 상태는 악화했고 심한 어지러움까지 겪었다. 이후 연락이 닿지 않자, 모폰다의 친구는 그의 기숙사 방을 찾았고 쓰러진 모폰다를 발견해 병원에 데려갔다.

병원에서 모폰다는 ‘수막구균성 패혈증(meningococcal septicaemia)’을 진단받았다. 수막구균에 감염돼 뇌수막염이 생겼으며, 이로 인해 패혈증까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모폰다는 “병원에 입원할 당시 내 발은 부었고 초록색으로 변했다”고 말헀다. 의료진은 “모폰다의 장기는 모두 제 기능을 멈췄다”며 “생존 가능성이 희박했었다”고 말했다. 결국 모폰다는 지난 1월 손가락 여러 개와 두 다리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았다.


모폰다는 수술을 마친 지 이틀 지났을 때 의식을 찾았다. 그는 한 달간 입원했으며 2월에 퇴원했다. 3월에는 의족을 맞춰 현재 걷는 법을 다시 배우고 있다. 모폰다는 “살아있음에 감사하다”며 “장애가 있어도 나는 나일 뿐이고, 비슷한 상황을 겪는 사람들도 나처럼 생각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모폰다가 겪은 수막구균 패혈증은 수막구균에 의해 발생하는 수막구균 감염증의 일종이다. 수막구균 감염증은 감염자의 코·입 점액 속 수막구균이 침방울이나 직접 접촉을 통해 전파되며 감염된다. 초기에는 인두염·발열·근육통·피로감 등 가벼운 증상으로 시작하지만, 수 시간 내에 패혈성 쇼크로 진행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감염자 가운데 10%는 무증상 보균자지만, 나머지는 뇌수막염이나 패혈증을 겪을 수 있다. 세균이 혈류에 침투하면 혈관 벽 손상과 출혈성 발진이 발생하며, 진행 속도가 빨라 신속한 조치가 중요하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수막구균 감염증은 제2급 법정감염병에 속한다. 발병 초기에는 항생제를 투여하며, 환자는 24시간 동안 격리해야 한다. 밀접접촉자 또한 예방을 위해 항생제를 투여해야 할 수 있다. 수막구균 감염은 10~20대 청소년과 젊은 성인에서 감염 비중이 높아 예방접종이 중요하다. 생후 9~23개월 영유아는 3개월 간격으로 2회, 만 2세 이상 소아부터 만 55세 성인까지는 1회 접종으로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질병관리청에서 지난 4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수막구균 감염증은 매년 15명 내외로 발생하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3.3명 수준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2023년 11명, 2024년 17명으로 증가해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