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께 보내는 편지>

암에 걸리면 잃게 되는 게 많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외모의 변화입니다. 머리카락이 빠지고, 피부가 창백해지고 눈이 움푹 들어가고, 눈 밑이 검어지고, 검은깨를 흩뿌린 것처럼 반점 같은 게 생기기도 하고, 손발이 저리면서 착색이 생기기도 합니다.
환자는 하루하루 변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아, 나는 이제 건강한 사람의 몰골이 아니구나”라고 생각하며 절망하기도 합니다.
대부분 환자는 외모의 변화에 민감합니다. 외모로 인해 자존감을 되찾을 수도 있고 반대로 꺾일 수도 있습니다. 환자의 외모 판단 기준은 일반인처럼 ‘예쁨’의 종류가 아닙니다. ‘내가 아프기 전과 후’ 특히 ‘지금’과 얼마나 다른가입니다.
환자들은 자신이 아프기 전의 모습을 기억합니다. 다른 사람 만나는 걸 피하거나 다른 사람 앞에 잘 나서지 않으려고 하는 이유에는 이런 외모적 손상에 따른 자신감의 상실이 큰 몫을 합니다. 고통과 공포 앞에 외모를 따지는 게 무슨 배부른 소리냐고 할지 모르지만, 외모를 잃어간다는 건 일반인들이 상상할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수반합니다. ‘자신감을 잃는 것’만큼 인간에게 가혹한 형벌은 없습니다. 자신감을 잃으면 자존감도 잃게 되고, 스스로 존귀하다고 생각하지 못하게 돼 심리적으로도 크게 위축됩니다.
“오늘 멋지게 하고 오셨네요. 스카프가 멋져서 지나가는 사람이 다 쳐다보겠어요.”
“딸이 사줬어요. 엄마 화장하라고 립스틱도 사주고….”
환자 중에 3개월 정도밖에 생존하지 못할 거라고 했는데, 몇 년째 활기차게 생활하고 계신 분이 있습니다. 그분은 화장도 하고, 화려한 스카프도 멋스럽게 매고, 옷도 산뜻하게 입는 멋쟁이 할머니입니다. 겉모습만 봐서는 누구도 그분이 암에 걸린 분이라고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그 모든 게 엄마를 챙기는 곰살궂은 딸들 덕분이겠지만, 그분 스스로 자부심을 잃지 않은 덕도 있습니다. 그분을 볼 때마다 저 역시 반갑고 기분이 좋아 가벼운 농담을 건네곤 했습니다.
“화장하니까 고우시네요. 젊었을 때 무척 인기 많으셨겠습니다.”
“제가 젊을 때 미모가 뛰어났습니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한마디씩 주고받는 이런 대화가 환자에게는 힘이 됩니다. 한편으로 저는 환자에게 되도록 자기 모습에 당당하라고 당부합니다. 머리가 빠지면 빠지는 대로, 신체적인 손상을 입어 변형이 되면 되는대로, 그 모든 것을 회복의 과정을 잘 받아들이라곤 합니다.
“교수님, 제가 율 브리너보다 더 잘생겼죠?”
항암 치료를 받느라 빠져버린 머리를 만지며 저보다 한술 더 뜨는 환자도 간혹 있습니다. 맨머당다하기까지 얼마나 힘이 들었겠습니까. 그 사람이 얼마나 많은 절망의 날들을 이겨내고 지나왔는지, 겪어 보지 못한 다른 사람은 절대 알 수 없습니다.
환자의 외모를 보면 그들의 마음이 어떤지 대충 짐작할 수 있습니다. 자신감을 느끼고 있구나, 움츠리고 있구나, 용기를 상실했구나, 당당하게 보이려고 애쓰는구나….
찡그리고 미운 얼굴보다는 웃는 얼굴, 지저분한 외모보다는 단정한 외모가 인간적인 가치를 잊지 않게 해줍니다.
‘스텔라’라는 흑백영화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여자 주인공 스텔라는 암으로 죽는 순간까지 아름다웠습니다. 남자 주인공은 그녀를 위해 마지막 순간 흰색 드레스를 입히고 머리를 빗긴 다음, 작은 꽃을 한 송이 꽂아 줍니다.
“나 너무 창백하죠?”
“아니, 아름다워!”
아주 작은 바람에도 나뭇가지와 나뭇잎은 흔들립니다. 흔들림으로써 자신이 받은 감동을 보여 줍니다. 이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격려들, 예컨대 “오늘 생기 있어 보여요!” “예전처럼 혈색이 돌아오네요” “오늘은 더 멋져 보이네요”와 같은 말이 작은 감동으로 다가갑니다.
보호자 역시 병실 안에서도 환자를 깔끔하게 단장해주는 게 좋습니다. 머리를 자주 감겨주고, 자주 씻겨주고, 가끔 립스틱도 건네길 바랍니다.
그러면 환자도 나뭇잎처럼 작은 감동에 몸을 떨 것입니다. 용기를 갖고 살아서 은혜를 보답하자 할 것입니다. 아름다운 여러분, 진심으로 행복하길 바랍니다.
꼭 오래오래 살아주세요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외모의 변화입니다. 머리카락이 빠지고, 피부가 창백해지고 눈이 움푹 들어가고, 눈 밑이 검어지고, 검은깨를 흩뿌린 것처럼 반점 같은 게 생기기도 하고, 손발이 저리면서 착색이 생기기도 합니다.
환자는 하루하루 변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아, 나는 이제 건강한 사람의 몰골이 아니구나”라고 생각하며 절망하기도 합니다.
대부분 환자는 외모의 변화에 민감합니다. 외모로 인해 자존감을 되찾을 수도 있고 반대로 꺾일 수도 있습니다. 환자의 외모 판단 기준은 일반인처럼 ‘예쁨’의 종류가 아닙니다. ‘내가 아프기 전과 후’ 특히 ‘지금’과 얼마나 다른가입니다.
환자들은 자신이 아프기 전의 모습을 기억합니다. 다른 사람 만나는 걸 피하거나 다른 사람 앞에 잘 나서지 않으려고 하는 이유에는 이런 외모적 손상에 따른 자신감의 상실이 큰 몫을 합니다. 고통과 공포 앞에 외모를 따지는 게 무슨 배부른 소리냐고 할지 모르지만, 외모를 잃어간다는 건 일반인들이 상상할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수반합니다. ‘자신감을 잃는 것’만큼 인간에게 가혹한 형벌은 없습니다. 자신감을 잃으면 자존감도 잃게 되고, 스스로 존귀하다고 생각하지 못하게 돼 심리적으로도 크게 위축됩니다.
“오늘 멋지게 하고 오셨네요. 스카프가 멋져서 지나가는 사람이 다 쳐다보겠어요.”
“딸이 사줬어요. 엄마 화장하라고 립스틱도 사주고….”
환자 중에 3개월 정도밖에 생존하지 못할 거라고 했는데, 몇 년째 활기차게 생활하고 계신 분이 있습니다. 그분은 화장도 하고, 화려한 스카프도 멋스럽게 매고, 옷도 산뜻하게 입는 멋쟁이 할머니입니다. 겉모습만 봐서는 누구도 그분이 암에 걸린 분이라고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그 모든 게 엄마를 챙기는 곰살궂은 딸들 덕분이겠지만, 그분 스스로 자부심을 잃지 않은 덕도 있습니다. 그분을 볼 때마다 저 역시 반갑고 기분이 좋아 가벼운 농담을 건네곤 했습니다.
“화장하니까 고우시네요. 젊었을 때 무척 인기 많으셨겠습니다.”
“제가 젊을 때 미모가 뛰어났습니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한마디씩 주고받는 이런 대화가 환자에게는 힘이 됩니다. 한편으로 저는 환자에게 되도록 자기 모습에 당당하라고 당부합니다. 머리가 빠지면 빠지는 대로, 신체적인 손상을 입어 변형이 되면 되는대로, 그 모든 것을 회복의 과정을 잘 받아들이라곤 합니다.
“교수님, 제가 율 브리너보다 더 잘생겼죠?”
항암 치료를 받느라 빠져버린 머리를 만지며 저보다 한술 더 뜨는 환자도 간혹 있습니다. 맨머당다하기까지 얼마나 힘이 들었겠습니까. 그 사람이 얼마나 많은 절망의 날들을 이겨내고 지나왔는지, 겪어 보지 못한 다른 사람은 절대 알 수 없습니다.
환자의 외모를 보면 그들의 마음이 어떤지 대충 짐작할 수 있습니다. 자신감을 느끼고 있구나, 움츠리고 있구나, 용기를 상실했구나, 당당하게 보이려고 애쓰는구나….
찡그리고 미운 얼굴보다는 웃는 얼굴, 지저분한 외모보다는 단정한 외모가 인간적인 가치를 잊지 않게 해줍니다.
‘스텔라’라는 흑백영화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여자 주인공 스텔라는 암으로 죽는 순간까지 아름다웠습니다. 남자 주인공은 그녀를 위해 마지막 순간 흰색 드레스를 입히고 머리를 빗긴 다음, 작은 꽃을 한 송이 꽂아 줍니다.
“나 너무 창백하죠?”
“아니, 아름다워!”
아주 작은 바람에도 나뭇가지와 나뭇잎은 흔들립니다. 흔들림으로써 자신이 받은 감동을 보여 줍니다. 이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격려들, 예컨대 “오늘 생기 있어 보여요!” “예전처럼 혈색이 돌아오네요” “오늘은 더 멋져 보이네요”와 같은 말이 작은 감동으로 다가갑니다.
보호자 역시 병실 안에서도 환자를 깔끔하게 단장해주는 게 좋습니다. 머리를 자주 감겨주고, 자주 씻겨주고, 가끔 립스틱도 건네길 바랍니다.
그러면 환자도 나뭇잎처럼 작은 감동에 몸을 떨 것입니다. 용기를 갖고 살아서 은혜를 보답하자 할 것입니다. 아름다운 여러분, 진심으로 행복하길 바랍니다.
꼭 오래오래 살아주세요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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