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성공’ 새겨 넣어”… 中서 인기라는 치아 문신, 치명적 부작용 있다?

최근 중국 젊은 층 사이에서 크라운에 개인 맞춤형 문자를 새기는, 이른바 ‘치아 문신’이 유행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중국 지무뉴스에 따르면, 최근 상하이의 한 치과의사는 자신의 SNS에 “크라운 개인 맞춤 제작이 젊은 환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부자가 된다는 뜻의 ‘파차이(发财)’와 성공을 뜻하는 ‘샹안(上岸)’ 등의 문구가 특히 인기”라고 했다.

이른바 ‘치아 문신’은 진짜 치아가 아닌 크라운(인공치관)에 글씨는 입히는 식으로 진행된다. 크라운을 3D 프린터로 맞춤 제작하면서, 그 표면에 특정 문구나 문양을 새겨넣는 식이다. 기존의 치료 목적에 ‘개성 표현’이라는 요소가 더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한 누리꾼은 SNS를 통해 자신의 치아 문신 사진을 공개하며 “예전에 치아에 문제가 생겨 병원에서 크라운을 씌웠는데, 무료로 글자를 새길 수 있다고 해서 멋있어 보여 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에는 이물감이 있었지만, 지금은 1년 정도 지나서 적응됐다”고 했다.

실제로 중국 현지의 여러 치과에서는 이 같은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한 ‘커스터마이징 크라운’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한 치과 직원은 지무뉴스에 “글자 새기기는 무료로 제공되는 부가 서비스이고, 크라운 개수와 사용 재료에 따라 비용이 산정된다”며 “가격은 보통 개당 2천 위안(한화 약 38만 원) 정도”라고 설명했다. 또 “시술 전 AI 시뮬레이션으로 디자인을 확인한다”며 “연인이 같이하는 경우가 특히 많은데, 상대방의 이름 이니셜이나 행운의 숫자를 새기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크라운은 충치나 외상으로 손상된 치아를 보호하고 기능을 회복시키기 위한 보철 치료다. 주로 신경 치료 후 약해진 치아, 깨지거나 부러진 치아 또는 심한 충치로 구조가 유지되지 않는 경우에 적용된다. 씹는 기능을 회복하고 모양을 복원하는 동시에, 심미적 목적도 고려된다.


크라운 재료에는 지르코니아, 금속, 포세린(도재) 등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환자의 치아 상태와 요구에 따라 맞춤형으로 제작된다. 그러나 치료 목적이 아닌 단순 심미 목적으로 건강한 치아를 깎고 크라운을 씌우는 것은 불필요한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더봄플란트치과의원 이경호 대표원장은 “치료 목적이 아닌, 문자나 문양을 새기기 위해 보철 시술을 받는 것은 치아를 깎는 불필요한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고, 치아의 수명을 짧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설령 치료 목적으로 크라운을 씌우는 경우라 하더라도, 표면에 문자나 문양을 새기는 추가 가공은 또 다른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이경호 대표원장은 “표면에 조각이나 문양을 넣는 과정에서 크라운의 강도가 불균형해지고, 일반적인 크라운보다 내구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문양이 새겨진 표면은 매끄럽지 않아 치태(플라크)가 잘 끼는 구조가 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충치, 잇몸 질환, 보철물 주변 염증 등 다양한 구강 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이 원장은 “치아는 단순한 외형이 아니라 신체 기관인 만큼, 의학적 판단이 우선돼야 한다”며 “유행에 편승한 시술은 오히려 치아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심미성과 개성 표현도 중요하지만, 보철물은 기본적으로 ‘치료 도구’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