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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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한 버스 운전기사가 날아든 쇠막대에 가슴이 꽂히고도 침착하게 대처해 대형 사고를 막은 사연이 전해졌다. 버스 기사 가슴에 쇠막대가 꽂혀 있는 모습./사진=환구망 캡처
홍콩의 한 버스 운전기사가 날아든 쇠막대에 가슴이 꽂히고도 침착하게 대처해 대형 사고를 막은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5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40분쯤, 홍콩 칭롱 고속도로를 달리던 한 버스 앞 유리를 길이 약 73cm의 쇠막대가 관통했다. 쇠막대는 그대로 운전석에 앉아 있던 운전사 뤄(65)씨의 가슴을 가격했다. 뤄씨는 순간적인 충격과 극심한 고통에도 정신을 잃지 않았고, 침착하게 승객들에게 상황을 알린 후 버스를 점차 감속해 안전하게 도로 옆에 정차시켰다. 승객들은 “쇠막대에 가슴을 찔린 뒤에도 버스 기사가 침착하게 차량을 멈췄다”며 “급브레이크 대신 서서히 정차에 더 큰 피해를 막았다”고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사고 직후 뤄씨는 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며,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쇠막대가 앞서 달리던 대형 화물차에서 떨어져 나와 승용차를 강타한 후 튕겨 버스로 날아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화물차 운전자를 ‘위험 운전 혐의’로 체포했다. 버스 회사는 성명을 통해 “심각한 부상을 입은 상황에서도 끝까지 승객의 안전을 먼저 생각한 뤄씨의 행동에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관통상 입었다면, 움직이지 않는 것이 중요
뤄씨처럼 외부 물체가 몸에 관통했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강동성심병원 응급의학과 조규종 교수는 “몸에 박힌 쇠막대 같은 이물질은 절대 스스로 빼내선 안 된다”며 “억지로 빼낼 경우 출혈이 급격히 악화하거나, 내부 장기 손상이 심해질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조규종 교수에 따르면, 이물질은 그대로 둔 채 가능한 한 움직이지 않도록 하고, 상처 주변을 깨끗한 거즈나 천으로 감싸 이물질이 흔들리지 않도록 고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출혈이 있을 경우에는 이물질을 피해서 주변 부위를 압박 지혈해야 하며, 환자가 창백해지고 식은땀을 흘리거나 의식이 흐려지는 ‘쇼크’ 증상이 나타날 경우에는 누운 자세로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올린 채 119를 기다리는 것이 좋다. 이때는 금식 상태를 유지해 응급수술에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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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막대에 의해 유리창이 깨져있는 모습./사진=SCMP
◇움직여야 한다면, 최대한 고정한 채 대피
그렇다면 이물질이 박힌 채 움직여도 되는 상황은 언제일까? 조규종 교수는 “이물질이 단순히 피부나 근육에만 박힌 상태고, 출혈이 경미하며 쇼크 증상이 없고, 자세 변화에 따라 통증이 악화되지 않는 경우에는 조심스럽게 이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머리, 목, 가슴, 복부 등 주요 장기에 관통했을 가능성이 있다면 움직이지 말고, 119 구급대와 영상통화 등으로 소통하며 전문적인 지시를 따르는 것이 안전하다.

다만 도로 위 등 긴급한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대피해야 할 경우라면, 이물질이 박힌 부위를 최대한 단단히 고정하고, 움직임을 최소화해 대피하는 것이 좋다. 조규종 교수는 “응급 상황에서는 환자의 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혼자 판단하지 말고, 119 구조대와의 연락을 유지하며 차분하게 대처해야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이물질 관통 외상은 보기보다 훨씬 더 위험할 수 있다. 심장을 비롯한 주요 장기를 비켜나더라도, 이후 발생하는 출혈이나 감염, 폐기흉, 신경 손상 등으로 예후가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선 고속 주행 중 적재물이 떨어지지 않도록 철저히 고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