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 병이?]
세상에는 무수한 병이 있고, 심지어 아직 밝혀지지 않은 미지의 질환들도 있다. 어떤 질환은 전 세계 환자 수가 100명도 안 될 정도로 희귀하다. 헬스조선은 [세상에 이런 병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운, 믿기 힘들지만 실재하는 질환들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사람 얼굴이 용처럼 보여요” 희귀질환인 ‘얼굴변형시증(Prosopometamorphopsia)’을 앓고 있는 사람의 말이다. 우리는 매일 다른 사람의 얼굴을 보며 대화하고, 누군가를 떠올릴 때 얼굴부터 생각난다. 그런데, 얼굴변형시증 환자들은 다른 사람의 얼굴을 보면 이목구비가 뒤틀린 것처럼 보이는 등 실제 모습과 다르게 인식한다.
◇사람 얼굴, 동물로 변형되거나 찌그러져 보여
얼굴변형시증은 얼굴을 인식하는 뇌 회로에 오류가 생겨 얼굴만 왜곡해서 보는 시력장애다. 얼굴 인식을 담당하는 뇌의 후두엽, 측두엽, 뇌량(splenium) 부위에 이상이 생겨 발병하며, 매우 드문 신경학적 증후군이다. 환자들은 뇌졸중, 뇌출혈, 외상, 편두통, 뇌종양 등에 의해 뇌 부위에 이상이 생겨 얼굴변형시증을 겪는다. 드물게 환각제 사용 후 질환이 발병하기도 한다. 증상은 다른 사람의 눈, 코, 입이 비정상적으로 커지거나 찌그러져 보이는 것이다. 사람 얼굴이 반으로 갈라져 보이기도 한다. 한양대병원 신경과 강성우 교수는 “다른 사물은 정상적으로 보이는데 유독 사람 얼굴만 변형돼 보이는 특징이 있다”며 “어떤 환자들은 ‘사람 얼굴이 마치 피카소 그림처럼 보인다’고 표현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2014년 의학저널 ‘Lancet’에 보고된 사례에 따르면 네덜란드 52세 여성은 사람들의 얼굴이 용처럼 보여 병원을 찾았다. 당시 그는 의료진에게 “어릴 때는 사람들의 얼굴이 정상적으로 보였는데 사춘기 이후부터 왜곡돼서 보이기 시작했다”며 “피부가 어둡고 입은 길게 찢어졌고 귀가 뾰족해 보이는 데다 파충류 피부처럼 변하고 눈은 노랗게 변한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성우 교수는 “실제로 가능한 일”이라며 “일부 환자들은 사람 얼굴이 동물처럼 변하는 현상을 경험한다”고 했다. 이어 “단순 상상이 아니라, 얼굴을 지각하는 신경 회로 자체에 이상이 생긴 신경학적 현상이다”라고 말했다.
◇원인 질환부터 치료, 환자 절반은 증상 오래 가기도
다른 사물은 정상적으로 보이는데 사람 얼굴만 이상하게 보인다면 얼굴변형시증을 의심해야 한다. 병원에서는 신경학적 검사, 시야 검사, 뇌 MRI, 뇌파 검사 등으로 원인 병변을 파악한다. 환자에 따라 직접 얼굴 그림을 그리게 해 왜곡 양상을 확인하기도 한다. 얼굴변형시증을 일으킨 원인 질환이 있다면 그 질환을 치료하는 것이 우선이다. 강성우 교수는 “이렇게 치료하면 일부 환자는 수일에서 수주 안에 자연스럽게 좋아진다”며 “보고에 따르면 환자의 약 57%는 완전히 회복하지만, 일부는 수개월에서 수년 이상 증상이 지속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특수 안경을 활용해 왜곡된 시야를 보완할 수 있다.
◇전 세계 100건 미만, 뇌 건강 관리 중요
국내 얼굴변형시증 환자 수는 아직 정확히 집계되지 않았다. 강성우 교수는 “2012년 이후 지금까지 국내에 약 여섯 건 정도의 증례 보고가 있다”고 말했다. 다수의 의학저널에 따르면 이 질환은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100건 미만 보고됐다. 잘 알려지지 않은 질환인 만큼 증상을 겪어도 얼굴변형시증을 의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강 교수는 “갑자기 얼굴이 이상하게 보이기 시작하면 즉시 신경과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뇌혈관질환과 연관이 많은 만큼 평소 혈압·혈당·콜레스테롤을 관리하고 규칙적인 운동과 금연을 통해 전반적인 뇌 건강을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람 얼굴이 용처럼 보여요” 희귀질환인 ‘얼굴변형시증(Prosopometamorphopsia)’을 앓고 있는 사람의 말이다. 우리는 매일 다른 사람의 얼굴을 보며 대화하고, 누군가를 떠올릴 때 얼굴부터 생각난다. 그런데, 얼굴변형시증 환자들은 다른 사람의 얼굴을 보면 이목구비가 뒤틀린 것처럼 보이는 등 실제 모습과 다르게 인식한다.
◇사람 얼굴, 동물로 변형되거나 찌그러져 보여
얼굴변형시증은 얼굴을 인식하는 뇌 회로에 오류가 생겨 얼굴만 왜곡해서 보는 시력장애다. 얼굴 인식을 담당하는 뇌의 후두엽, 측두엽, 뇌량(splenium) 부위에 이상이 생겨 발병하며, 매우 드문 신경학적 증후군이다. 환자들은 뇌졸중, 뇌출혈, 외상, 편두통, 뇌종양 등에 의해 뇌 부위에 이상이 생겨 얼굴변형시증을 겪는다. 드물게 환각제 사용 후 질환이 발병하기도 한다. 증상은 다른 사람의 눈, 코, 입이 비정상적으로 커지거나 찌그러져 보이는 것이다. 사람 얼굴이 반으로 갈라져 보이기도 한다. 한양대병원 신경과 강성우 교수는 “다른 사물은 정상적으로 보이는데 유독 사람 얼굴만 변형돼 보이는 특징이 있다”며 “어떤 환자들은 ‘사람 얼굴이 마치 피카소 그림처럼 보인다’고 표현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2014년 의학저널 ‘Lancet’에 보고된 사례에 따르면 네덜란드 52세 여성은 사람들의 얼굴이 용처럼 보여 병원을 찾았다. 당시 그는 의료진에게 “어릴 때는 사람들의 얼굴이 정상적으로 보였는데 사춘기 이후부터 왜곡돼서 보이기 시작했다”며 “피부가 어둡고 입은 길게 찢어졌고 귀가 뾰족해 보이는 데다 파충류 피부처럼 변하고 눈은 노랗게 변한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성우 교수는 “실제로 가능한 일”이라며 “일부 환자들은 사람 얼굴이 동물처럼 변하는 현상을 경험한다”고 했다. 이어 “단순 상상이 아니라, 얼굴을 지각하는 신경 회로 자체에 이상이 생긴 신경학적 현상이다”라고 말했다.
◇원인 질환부터 치료, 환자 절반은 증상 오래 가기도
다른 사물은 정상적으로 보이는데 사람 얼굴만 이상하게 보인다면 얼굴변형시증을 의심해야 한다. 병원에서는 신경학적 검사, 시야 검사, 뇌 MRI, 뇌파 검사 등으로 원인 병변을 파악한다. 환자에 따라 직접 얼굴 그림을 그리게 해 왜곡 양상을 확인하기도 한다. 얼굴변형시증을 일으킨 원인 질환이 있다면 그 질환을 치료하는 것이 우선이다. 강성우 교수는 “이렇게 치료하면 일부 환자는 수일에서 수주 안에 자연스럽게 좋아진다”며 “보고에 따르면 환자의 약 57%는 완전히 회복하지만, 일부는 수개월에서 수년 이상 증상이 지속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특수 안경을 활용해 왜곡된 시야를 보완할 수 있다.
◇전 세계 100건 미만, 뇌 건강 관리 중요
국내 얼굴변형시증 환자 수는 아직 정확히 집계되지 않았다. 강성우 교수는 “2012년 이후 지금까지 국내에 약 여섯 건 정도의 증례 보고가 있다”고 말했다. 다수의 의학저널에 따르면 이 질환은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100건 미만 보고됐다. 잘 알려지지 않은 질환인 만큼 증상을 겪어도 얼굴변형시증을 의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강 교수는 “갑자기 얼굴이 이상하게 보이기 시작하면 즉시 신경과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뇌혈관질환과 연관이 많은 만큼 평소 혈압·혈당·콜레스테롤을 관리하고 규칙적인 운동과 금연을 통해 전반적인 뇌 건강을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