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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한국 여성 대다수가 밤잠을 설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먼 웰니스 케어 브랜드 라엘이 여성 고객 255명을 대상으로 '여성 수면건강 실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한국 여성 88.6%가 수면에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40% 이상은 ‘자주 또는 거의 매일’ 불면을 경험하고 있었다. 지난 5월 디지털 수면솔루션 플랫폼 기업 레즈메드가 발표한 글로벌 수면 설문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확인됐다. 우리나라는 수면 부족 문제를 겪고 있는 국가로 확인됐고, 특히 1주일에 3일 이상 잠드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여성은 41%, 남성은 31%로 여성이 더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생리적으로 여성은 남성보다 숙면하지 못한다. 미국 하버드·스탠포드·사우스햄튼대 여성 연구팀은 성별 간 수면 격차를 확인한 논문 수십 편을 검토했다. 그 결과, 여성은 남성보다 불면증을 경험할 가능성이 60% 더 높았고, 수면의 질도 낮을 확률이 컸다. 그 이유는 여성의 생체시계가 남성보다 약 6분 빠르기 때문이다. 우리 몸은 생체 일주기 리듬을 따라 잠들기 전 점차 심부 체온을 낮추고, 수면을 돕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을 분비한다. 이때 외부 신호가 밝거나 잠들기 어려운 환경이라면 생체 리듬이 쉽게 깨지게 된다. 여성은 남성보다 6분 빠르게 잠들 준비를 하는데, 그때 외부 환경은 잘 준비가 되어있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이런 불일치로 불면증이 유발됐을 가능성이 크다.


또 여성은 호르몬에 따라 생애 전반에 걸쳐 수면 패턴에 변화가 생긴다. 월경 전에는 월경전증후군으로 수면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 아이를 잉태하고 있을 때도 호르몬 변화로 메스꺼움, 야뇨증, 체온 상승 등으로 수면이 방해받는다. 임산부 다섯명 중 한 명은 체중 증가로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을 겪기도 한다. 이후 폐경이 되면 여성호르몬 수치가 감소하면서, 수면 장애 발병 위험이 커진다. 앞선 설문 조사에서도 월경 주기 등 여성 호르몬 변화로 대다수가 수면을 방해받았다고 답했다. 스트레스도 주요 원인이었다.

잠을 잘 못자면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신체·정신적으로 다양한 문제를 겪게 된다. 분당서울대병원 연구 결과, 7~8시간 수면을 취한 사람보다 5시간 미만 잔 사람이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이 3~4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외에도 뇌졸중 등 주요 심혈관질환, 대사질환 등 각종 질환 위험이 커진다.

수면의 질을 높이려면 우선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길러야 한다. 몇시에 자든 우선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는 것부터 시작한다. 일어나는 시간에서 7~8시간을 계산한 뒤, 그 시간에 잘 수 있도록 점차 습관을 교정해 간다. 수면 전에는 전자기기를 보지 않는 것이 좋다. 침대에 30분 이상 누워있었는데 잠이 안 온다면 거실로 나가 클래식이나 흥미 없는 오디오북 등을 들어 몸이 이완되도록 유도한다. 이런 노력에도 수면 장애가 계속된다면 수면 클리닉 등 전문가를 찾아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