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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자외선은 과도하면 피부·각막 등에 유해하지만, 적절하면 비타민 D 합성을 촉진해 몸에 좋다. '봄볕은 며느리를 쬐이고, 가을볕은 딸을 쬐인다'는 속담의 진의는 봄엔 자외선이 강하지만, 가을엔 적당하다는 뜻인 셈이다. 지금 바깥에 나가면 햇볕으로 인한 다양한 건강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봄볕은 실제로 가을볕보다 강하다. 태양의 고도가 봄부터 여름까지 점점 높아지다가, 가을부터 겨울에 이를수록 낮아지기 때문이다. 지면에 닿는 자외선량은 태양의 고도가 낮을수록 높다. 수치로도 확인됐다. 기상청이 1991년부터 2019년까지 29년간 평균 총 일사량과 자외선 지수를 분석해 발표했다. 봄철 평균 일사량은 1516.53MJ, 가을철은 평균 1040.53MJ로, 가을이 약 30% 낮았다. 일사랑은 태양으로부터 오는 복사 에너지양을 말한다. 자외선 지수도 상당한 차이가 났다. 월평균 총 자외선지수를 보니 봄철은 6.5, 가을철은 5.2였다. 6.5는 자외선 단계상 '높음' 수준으로, 1~2시간만 피부 화상을 유발할 수 있을 정도다. 특히 자외선 중 파장이 길어 피부 깊숙이 침투할 수 있는 자외선 A는 한여름보다도 5~6월이 가장 강하다.

자외선 수치가 낮은 가을에는 피부 노화 걱정 없이 햇볕의 장점을 누릴 수 있다. 우리 몸에는 비타민 D가 전구체 형태로 저장돼 있는데, 이 물질이 자외선을 받으면 활성 비타민 D가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비타민 D는 칼슘의 흡수를 돕고, 혈중 칼슘 농도를 조절해 골다공증 등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치매, 암 등 중증질환 발병 위험이 낮아지기도 한다. 영국 엑시터 의대 연구 결과, 65세 이상 165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비타민 D가 부족한 사람은 치매 위험이 최소 53%에서 최대 125%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햇볕은 뇌도 건강하게 한다. 뇌가 햇볕을 인지하면 일명 행복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세로토닌과 숙면을 돕는 멜라토닌이 적절하게 분비되도록 한다. 우울증을 예방하고, 피로 해소를 돕는다.

가을볕을 똑똑하게 쐬려면 몸에 선크림을 바르지 않은 채, 오전 11시 이전이나 오후 4시 후에 야외를 거닐며 햇볕을 직접 쬔다. 아시아인은 피부에 멜라닌이 많아, 잠시 쐬는 것만으로는 비타민 D를 합성할 수 없으므로 20~30분 정도 외부에서 시간을 보내는 게 좋다. 한낮에는 가을이라도 자외선이 강하므로 햇볕을 오래 쬐는 것을 주의한다. 기미나 잡티를 예방하기 위해 얼굴엔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거나 모자 등으로 가려주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