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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갈등이 많으면 자녀가 저녁형 생활 리듬을 갖게 되고, 수면의 질도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가족 갈등이 많으면 자녀가 저녁형 생활 리듬을 갖게 되고, 수면의 질도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멜버른대 바네사 크로플리 박사 연구팀은 2016년 6월부터 2018년 10월까지 3차례에 걸쳐, 평균 나이 9.5세의 미국 청소년 뇌 발달 추적 연구(ABCD) 참가자 3419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데이터는 참가자들이 9~11세, 12~13세, 13~14세일 때 수집됐다. 부모 행동 가운데 가족 갈등, 우울·불안 등 수정 가능한 요인들이 4년 뒤 청소년 수면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살펴보고, 이 과정에서 스크린 사용과 정서 조절이 매개 역할을 하는지, 성별에 따라 영향이 달라지는지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가족 갈등이 많으면 청소년은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늦어지면서 저녁형 생활 리듬을 갖게 되고 수면의 질도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가 우울, 불안 등 정서적 어려움을 겪을 경우에도 청소년 자녀가 잠드는 시간이 늦어지고 전반적으로 저녁형 생활 리듬을 보이며 수면의 질도 나빠졌다.

이런 부모 요인이 자녀에게 영향을 줄 때, 스마트폰·TV 같은 스크린을 오래 쓰게 되는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고, 정서 조절 능력은 주로 잠의 질에 영향을 줬다.


반면, 자녀를 세심히 보살피는 부모의 태도는 수면의 질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딸의 경우, 부모의 따뜻한 태도가 아침형 생활 리듬을 갖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높은 수준의 부모 보살핌은 더 나은 수면의 질과 연관된 반면, 가족 갈등과 부모의 정서 문제 등은 늦은 취침 시간과 수면의 질 저하 등과 관련이 있었다며, 이는 청소년 수면 건강 개선을 위한 가족 중심 개입 전략을 세우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 저자인 크로플리 박사는 "청소년기에 흔히 나타나는 수면 문제는 정신적, 신체적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청소년 수면에는 부모의 양육 방식 등이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조절 가능한 부모 관련 요인은 자녀 수면 건강 개선을 위한 개입에 목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의사협회 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