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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비, 마운자로/사진=노보 노디스크, 일라이 릴리 제공
세계보건기구(WHO)는 비만·당뇨병 치료제인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를 포함한 여러 유형의 신약을 추가한 필수의약품·소아 필수의약품 목록의 최신 개정판을 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WHO 필수의약품·소아 필수의약품 목록은 세계 각국 인구의 우선적 건강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의약품을 포함하고 있다. 이는 150개국 이상에서 채택돼 공공 부문 조달, 공급, 건강보험 급여 제도의 기반으로 쓰이고 있다.

이번 개정판은 필수의약품 목록의 24차 개정판이자 소아 필수의약품 목록의 10차 개정판이다. WHO는 총 59건의 신청을 검토했으며, 그 결과 20종의 신약이 필수의약품 목록에 추가됐고, 15종의 신약이 소아 필수의약품 목록에 새롭게 올랐다. 기존에 등재됐던 의약품 7종은 새로운 적응증을 추가하는 방향으로 개정했다. 개정판에 새롭게 추가된 의약품에는 당뇨병 치료제 외에도 항암제, 낭포성 섬유증·건선·혈우병·혈액 질환 치료제가 있다.

이번 개정으로 GLP-1 계열 당뇨병·비만 치료제인 세마글루타이드(제품명 오젬픽·위고비), 둘라글루타이드(제품명 트루리시티), 리라글루타이드(제품명 삭센다)와 GLP-1/GIP(위 억제 펩타이드) 이중 작용제 터제파타이드(제품명 마운자로)가 필수의약품 목록에 포함됐다.


WHO는 이러한 약물들이 "심혈관질환 또는 만성 신장질환, 비만을 동반한 2형 당뇨병 성인 환자의 혈당 조절 요법으로 쓰인다"며 "필수의약품 목록 추가는 여러 국가에 이러한 치료제로부터 가장 큰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환자군에 대한 명확한 지침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다만, WHO는 세마글루티드와 터제파타이드 같은 의약품의 높은 가격이 환자의 접근성을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가장 큰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환자를 우선시하고, 제네릭 경쟁을 촉진해 약가를 낮추며, 특히 의료 취약 지역에서 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WHO는 암 치료의 불평등을 줄이고자 PD-1/PD-L1 면역관문 억제제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할 것을 권고했다. 이번 개정으로 키트루다 전이성 자궁경부암, 전이성 직결장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의 1차 단독요법으로 필수의약품 목록에 추가됐다.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에서는 티쎈트릭과 리브타요가 대안으로 포함됐다.

WHO 데우스데디트 무방기지 의약품·보건제품 정책·표준 담당 이사는 "전염성이 없는 질환에 대한 개인 부담 지출의 상당 부분은 의약품이 차지한다"며 "여기에는 필수의약품으로 분류돼 원칙적으로는 모든 사람이 재정적으로 접근할 수 있어야 하는 의약품이 포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