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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동남아시아 여행 후 ‘호랑이 크림(tiger balm)’, ‘야돔(Yadom)’ 등 허브 오일 제품을 구매하는 게 필수 코스로 자리매김한 가운데, 이들 제품들에서 표시되지 않은 알레르기 유발 성분이 검출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9일, 한국소비자원이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허브 오일 15개 제품의 안전성 및 표시·광고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허브에서 추출한 오일을 사용한 화장품, 방향제 등에는 리날룰, 리모넨과 같은 식물에서 유래하는 알레르기 유발 성분이 함유될 수 있다. 정해진 함량을 넘을 경우 관련 규정에 따라 제품 또는 포장에 해당 성분을 표시해야 하지만 지켜지지 않은 경우가 많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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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대상 허브 오일 15개 제품./사진=한국소비자원 제공
조사 대상 15개 제품의 리날룰, 리모넨의 함량을 조사한 결과, 피부에 바르는 11개 제품 중 리모넨은 모든 제품에서 0.02~2.88%, 리날룰은 9개 제품에서 0.01~0.62% 검출됐다. 코로 향을 맡는 4개 제품에서는 리날룰과 리모넨이 0.01∼0.74% 검출됐다. 그러나 15개 제품 모두 해당 성분을 표시하지 않았다.

영유아에게 위험할 수 있는 멘톨이 고농도로 함유된 제품도 있었다. 조사대상 15개 제품의 멘톨 함량은 10.0~84.8% 수준으로 나타났다. 멘톨은 주로 청량감과 시원함을 느끼게 하는 성분으로 식품과 화장품에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유럽연합(EU)은 멘톨이 2세 미만 영유아에 무호흡, 경련 등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 주성분이 멘톨인 페퍼민트 오일을 사용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일부 제품은 의학적 효능이 있는 것으로 묘사돼 관련 규정을 어긴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약사법’은 의약품이 아닌 것을 의학적 효능·효과 등이 있는 것으로 오인할 수 있는 표시나 광고를 금지하고 있으나 조사대상 15개 제품 중 10개 제품이 ‘근육통’, ‘비염’ 등 질병의 치료·예방 효과를 강조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사업자들에게 알레르기 유발 성분 및 영유아 사용에 대한 주의사항을 표시하고 의약품 오인 광고를 개선하도록 권고해 수용하겠다는 회신을 받았다. 관련 부처에는 허브 오일 제품류의 관리방안 마련을 요청할 계획이다.

아울러 소비자에게는 해외여행에서뿐 아니라 국내에서 허브 오일 제품을 구매할 때 ▲알레르기 성분 및 효능·효과와 관련된 표시·광고를 꼼꼼하게 확인하고 ▲고농도의 멘톨을 함유한 제품은 영유아에게 사용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