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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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남성 칼리스 캐런 크라우더(38)가 여성 손님의 엉덩이 냄새를 맡아 체포됐다./사진=캘리포니아주 경찰, 틱톡 ‘thedailystar’ 캡처
미국에서 이른바 ‘엉덩이 스니퍼(butt-sniffer, 엉덩이 냄새를 맡는 사람)’로 불리는 남성이 다시 구속됐다.

지난 8일(현지시각) 미국 매체 피플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경찰은 지난달 20일 버뱅크시 월그린스 매장에서 처음 본 여성의 엉덩이 냄새를 맡은 혐의로 칼리스 캐런 크라우더(38)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크라우더는 밤 10시 45분쯤 체포됐고, 이튿날 새벽 교정시설로 옮겨졌다.

앞서 크라우더는 지난 7월 22일에도 같은 혐의로 체포됐다. 경찰은 버뱅크의 한 쇼핑센터 여성 속옷 코너에서 남성이 여성 손님을 따라다닌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당시 크라우더는 여성의 뒤를 따라다니며 웅크리고 앉아 엉덩이 냄새를 맡고 있었다. 그는 이 사건으로 구속됐다가 지난달 9일 보석으로 풀려난 지 11일 만에 똑같은 범죄를 저질렀다.

크라우더가 엉덩이 스니퍼라고 불리게 된 건 2023년 8월경이다. 그가 한 여성 뒤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 영상이 SNS에 퍼지기 시작하면서다. 그는 버뱅크의 한 서점을 배회하며 대상을 물색했고, 특정 여성을 정한 뒤에는 물건을 고르는 듯한 동작으로 몸을 낮췄다. 이어 주변에 사람이 없는 틈을 타 여성의 엉덩이 근처에 재빨리 얼굴을 갖다 댔다. 피해 여성이 “뭐 하는 짓이냐”고 묻자, 크라우더는 “신발 끈을 묶고 있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영상이 공개된 후 버뱅크의 의류매장과 서점에서 비슷한 피해를 당했다는 여성들의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크라우더는 어떤 이유로 이 같은 행동을 하는 것일까? ‘성도착증’에 의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성도착증은 비정상적이거나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않는 대상·상황·행동을 통해 성적 흥분과 만족을 얻는 정신질환이다. 주로 일반적인 성적 관계 대신 특정 신체 부위나 사물, 행위에 강렬한 성적 집착을 보인다. 크라우더처럼 엉덩이라는 특정 신체 부위에 집착하고 냄새를 맡는 행위로 성적 만족을 얻는 것은 성도착증의 한 형태인 ‘페티시즘’에 해당한다.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페티시즘은 발·엉덩이 등 특정 신체 부위에서부터 스타킹, 속옷 같은 사물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며 “크라우더의 경우 특정 신체 부위에 대한 집착이 성적 충동으로 이어진 것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성도착증은 개인의 성적 취향 문제가 아닌 치료가 필요한 정신질환에 속한다. 아직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호르몬 불균형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 ▲성에 대한 잘못된 인식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곽금주 교수는 “성도착증은 개인이 정상적인 성적 관계를 통해 만족을 얻기 어려운 상황에서, 쉽고 자극적인 방법으로 성적 욕구를 해소하려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다”며 “사춘기라는 중요한 발달 시기에 성을 잘못된 방식으로 학습했을 수 있다”고 했다.

성도착증이 심해지면 자신이나 타인에게 피해를 주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어 조기에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 방법은 크게 심리치료와 약물치료로 나뉜다. 대표적인 심리치료 방식인 ‘인지행동치료’는 비정상적인 성적 충동과 행동을 유발하는 잘못된 사고와 패턴을 교정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충동을 일으키는 상황을 피하거나 다른 활동으로 주의를 분산시키는 훈련이 이에 해당한다. 약물치료는 심리치료와 병행할 때 효과가 크다. 성욕 억제제를 통해 성적 충동을 직접 줄이거나, 항우울제를 사용해 충동 조절과 강박적 사고를 완화하는 방식이다. 곽금주 교수는 “성도착증 치료를 위해서는 우선 전문의 상담을 통해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신과 치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