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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경 교수와 이미경 요리연구가의 신간 ​<인지장애와 치매 잡는 뇌 건강 식사법 저속노화 MIND 식단>./사진=레시피팩토리​ 제공
치매를 늦추는 식단으로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MIND 식단’. 이번엔 한국형으로 변신해, 실제 부엌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실용서를 만날 수 있게 됐다. 국내 의학영양학자 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 박유경 교수와 이미경 요리 연구가가 한국형 MIND 식단을 담은 책을 9일 출간했다.

100세 시대, 많은 이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병은 단연 '치매'다. 실제로 65세 이상 노인 다섯 명 중 한 명은 경도인지장애를 겪고 있으며, 치매 환자만 해도 100만 명이 넘는다. 앞으로도 환자 수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치매는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는다. 발병 15~20년 전부터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 등이 뇌에 조금씩 쌓이며 진행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평소 '식습관'을 포함한 생활습관 관리가 예방의 핵심으로 꼽힌다.

많은 연구자들이 실제 노화를 늦출 수 있는 방안을 고안했고, 식습관으로는 'MIND 식단'이 주목받고 있다. 이 식단은 미국 러시대 마샤클레어 모리스가 치매 예방과 인지 기능 저하를 목표로, 대사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지중해 식단과 고혈압 예방을 위해 만들어진 DASH 식단을 적절히 조합해 만들었다. 여러 연구를 통해 효과가 증명됐다. 한 연구 결과 900여 명의 노인을 5년간 추적했더니, MIND 식단을 잘 지킨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 위험이 53% 더 낮았다.

MIND 식사법의 아쉬운 점은 미국에서 고안돼 한국인의 식탁에 적용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번에 박 교수가 한국형 MIND 식단을 담은 책을 내면서 그 한계가 해소됐다. 박 교수는 보건복지부 지원을 받아 꾸려진 ‘슈퍼브레인팀’에서 해당 식단을 개발해왔다.


이 책에서 박 교수는 뇌 건강 영양소부터 MIND 식사법, 한국형 MIND 식단 지침까지 꼼꼼히 소개했다. 매일 챙겨 먹으면 좋은 6가지 MIND 식재료를 ‘통·채·단·견·베·올(통곡물/채소/단백질식품/견과류/베리류/올리브유)’이라고 명명해 누구나 쉽게 기억할 수 있도록 했고, 각 카테고리에 속한 재료들의 영양 분석을 통해 더 자주 먹으면 좋은 우선순위 식재료도 표로 정리했습니다.

강남구청 웰에이징센터에서 치매 예방 건강식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 이미경 요리연구가는 박 교수의 지침에 따라 MIND 레시피와 식단을 개발해 한 책에 담았다. 이 요리연구가는 "건강을 위한 식단이라도 레시피가 어려우면 실천도 지속 가능성도 떨어진다"며 "책에서 최소한의 양념과 심플한 조리법으로 남녀노소 모두 좋아할 만한 재료 중심의 요리를 선보이고자 했다"고 했다.

레시피 편에서 가장 눈에 띄는 코너는 ▲매끼 식단에 올리는 초간단 사이드메뉴, MIND 만능템 21가지 ▲통·채·단·견·베·올을 활용한 쌈장, 후무스, 페스토, 라페, 오일절임, 소스 등이다. 이 외에도 15분 준비 아침식사, 단짠드레싱 없는 식사 샐러드, 통·채·단·견·베·올 담은 한그릇 식사 등 활용도 높은 조리법이 담겼다.

대한치매학회 최성혜 이사장(인하대 의대 신경과 교수)은 "이 책은 최신 임상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한 과학적 근거와 한국인 식탁에 딱 맞는 실용성이 잘 결합된 내용을 담고 있다"고 했다.

한국영양학회 정효지 회장(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은 "신경 보호에 효과적인 영양소 활용법이 체계적으로 제시돼 있고, 항산화 영양과 혈관 건강을 함께 고려한 식단 구성은 치매 예방의 핵심 원리를 잘 반영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