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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톨릭중앙의료원
가톨릭중앙의료원 기초의학사업추진단 첨단세포치료사업단 김기표 교수팀이 진행하는 ‘알츠하이머병 대상 뇌질환에서의 갑상선호르몬 대사 및 탈수초 공동기전 공략 Fist-in-class 치료제 개발’ 과제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글로벌공동연구지원사업 신규 과제로 선정됐다. 이 연구는 향후 3년간 매년 5억씩, 총 15억 원의 연구비가 지원될 예정이다.

김기표 교수는 이번 국책 연구과제에서 유전성 및 산발성 알츠하이머병 환자로부터 유래한 유도만능줄기세포(iPSC)를 활용한다. 유도만능줄기세포는 피부나 혈액세포를 되돌려 만들어낸 줄기세포로, 이 세포를 뇌의 희소돌기아교세포(수초를 만드는 세포)로 분화시켜 실험에 사용한다. 이를 통해 알츠하이머병 환자 세포가 보이는 특징적인 변화를 세밀하게 분석한다. 또한 갑상선호르몬을 기반으로 한 신약 후보 물질(갑상선호르몬 유사체)의 치료 효능을 평가한다. 단순히 약이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세포 수준에서 어떤 기전을 통해 작동하는지를 밝히는 데 초점을 맞춘다.

알츠하이머병은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으로, 기억을 잃고 일상생활이 점점 힘들어지는 병이다. 지금까지는 뇌 속에 쌓이는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 단백질 때문에 신경세포가 망가진다는 설명이 널리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또 다른 요인이 밝혀지고 있다.

뇌 속에서 콜레스테롤 대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탈수초’라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는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막(수초)이 손상되는 과정이다. 이렇게 되면 뇌의 백질(신경세포 연결망)이 망가지고, 결국 기억력과 인지 기능이 빠르게 떨어진다. 김기표 교수팀은 바로 이 병리 기전을 집중적으로 연구할 예정이다.


김 교수팀이 주목하는 연구 도구는 ‘수초 오가노이드’다. 오가노이드란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이용해 만든 작은 장기 모형으로, 실험실에서 인체 장기의 구조와 기능을 모사할 수 있다. ‘수초 오가노이드’는 신경세포의 축삭을 감싸 보호하는 수초 구조를 본떠 만든 뇌 모형으로, 이를 통해 수초의 발생 과정을 연구하고, 약물 스크리닝 및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국내외 유수 연구진과의 협력으로 진행된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융합의과학원 융합의과학과 이재영 교수와 호주 모나쉬대 스티브 패트라토스 교수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진행할 예정이다.

이재영 교수는 갑상선호르몬 대사의 결함이 알츠하이머병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밝히고, 동물 실험을 통해 치료 가능성을 검증할 예정이며, 스티브 패트라토스 교수는 갑상선 호르몬 유사체의 안정성 및 독성을 평가하고, 신약 후보 물질의 화학적 특성, 제조 공정, 품질 관리 체계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기표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알츠하이머병의 치료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다”며 “개인 맞춤형 알츠하이머병 치료법을 제시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