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약史] 마데카솔

<편집자 주>
우리는 일반의약품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유명한 약이라면 효능·적응증 정도는 이미 익히 들어 알고 있을 겁니다. 설사 모르더라도 약에 동봉된 사용설명서를 읽으면 됩니다. 그렇다면 질문을 바꿔서, 효능·적응증 이외의 정보에 대해서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이를테면 약 이름에 담긴 뜻이나, 약의 개발 비화, 약을 만든 인물 또는 회사에 대한 이야기 등등 말입니다. [우리 약史]가 이처럼 설명서에는 나와 있지 않은 이야기들을 들려드립니다. 약의 역사(史)뿐 아니라, 약을 개발한 회사(社)나 약과 관련된 다소 사(私)적인 이야기도 다룹니다.




이미지
복합마데카솔연고 / 동국제약 제공
아프리카 동남부에 위치한 섬나라 마다가스카르엔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동식물들이 살고 자란다. 그래서 이곳을 ‘신비의 섬’이라고 부르곤 한다. 우리에게 상처 치료 연고로 잘 알려진 ‘마데카솔’의 주원료 ‘센텔라아시아티카(병풀)’ 역시 마다가스카르에서 나는 독특한 식물 중 하나다.(그러고 보니 ‘마데카솔’과 ‘마다가스카르’ 두 단어가 어딘가 닮아있다) 실제 마데카솔이라는 제품명은 마다가스카르의 지명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호랑이 풀 ‘센텔라아시아티카라’, 연고 원료로 사용
마데카솔은 국내 최초의 연고형 상처 치료제다. 무역회사 UEC(현 동국제약)가 1970년 프랑스 라로슈 나바론으로부터 마데카솔 완제품을 수입해 국내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상처가 아물면서 생기는 딱지가 가렵고 불편해 무리하게 떼어내다가 상처가 덧나거나 흉터가 남는 일이 많았는데, 마데카솔 연고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상처 딱지를 떼어내는 일이 줄었다고 한다.


마데카솔의 주원료 ‘센텔라정량추출물(TECA)’은 센텔라아시아티카라는 식물의 정량추출물이다. 마데카솔 제품 겉면을 보면 풀 그림이 들어가 있는데, 그게 바로 센텔라아시아티카다. 센텔라아시아티카의 주 산지인 마다가스카르에서는 실제 센텔라아시아티카를 주민들의 피부병이나 나병을 치료하는 민간요법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민담에 의하면, 상처가 난 호랑이가 풀 위에 뒹군 후 상처가 다 나았다고 해서 ‘호랑이 풀’이라고도 불린다. 이를 가져다 상처 치료제로 만들었고, 1884년 프랑스 약전에 처음 기재됐다.



이미지
센텔라아시아티카 /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연고·겔·분말·복합 등 제형·성분 다양
동국제약은 1978년부터 마데카솔을 국내 생산했다. 1984년에는 센텔라정량추출물을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지금까지 원료 추출과 완제품 생산 등 전 과정을 자체 기술로 진행 중이다.

오랜 역사만큼이나 제품도 다양하다. 종류가 너무 많아서 약사가 아닌 이상 각 제품의 차이를 제대로 알기 어려울 정도다.

시간 순서대로 보면 1970년 ‘마데카솔연고’를 처음 출시했고, 1985년 ‘복합마데카솔연고’, 1993년 ‘마데카솔분말’, 2009년 ‘마데카솔케어연고’ 등이 순차적으로 나왔다. 2017년과 2021년에는 새로운 제형의 ‘마데카습윤밴드’와 ‘마데카솔겔’도 선보였다.


이 중 마데카솔연고·겔·분말은 100% 식물유래성분(센텔라정량추출물)로, 각 제형을 상처·상황·부위 등에 맞게 바르면 된다. 마데카솔케어는 주성분 중 74%가 식물유래성분이며, 감염예방 성분(네오마이신황산염)이 함유됐다. 비교적 감염 위험이 적은 일반적인 상처나 민감한 피부의 상처에 적합하다.

복합마데카솔 역시 주성분은 식물유래성분이지만, 감염예방 성분과 항염 성분이 말 그대로 ‘복합’ 함유됐다. 화상·찰과상·자상·열상 등 염증이 우려되는 상처, 이미 염증이 발생한 상처 등에 사용할 수 있다. 마데카습윤밴드는 유일하게 몸에 붙이는 밴드형 제품으로, 하이드로콜로이드 원단이 상처부위를 보호하고 진물·고름과 같은 삼출물을 흡수해 빠른 상처치유를 돕는다.

다만,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고 했던가. 여러 제품이 나왔지만 여전히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건 100% 식물유래 성분 제품이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순하면서도 자연 친화적인 식물 성분을 선호한다”며 “식물유래 성분이 고함량으로 함유된 제품의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