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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제 자체는 칼로리가 거의 없어 살이 찌지 않지만, 일부 약물은 약리 작용으로 체중 증가를 유발할 수 있다./그래픽=헬스조선DB
아침에 영양제를 여러 알 삼키고 나면 의외로 배가 부르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런데 영양제 섭취 시 칼로리까지 신경 쓰지 않아도 괜찮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영양제를 많이 먹는다고 해서 살이 찌지는 않는다. 알약 자체의 열량이 워낙 적기 때문이다. 중앙약국 이준 약사는 "보통 한 알은 0.5~1.2g으로, 전부 지방이라고 가정해도 약 10kcal에 불과하다"며 "하루 세 끼로 30알을 먹는다 해도 300kcal로, 밥 한 공기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또한 영양제는 대부분 전분 같은 부형제와 약리 성분으로 이뤄져 있어 열량은 이보다 훨씬 적다. 부형제는 알약의 모양을 잡고 위에서 잘 녹도록 돕는 보조 성분이며, 약리 성분은 비타민·미네랄처럼 체내에서 효능을 내는 주성분을 뜻한다. 게다가 권장 복용량은 하루 1~3알, 많아야 5~6알 수준이라 체중에 영향을 줄 만큼의 칼로리를 섭취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약을 먹고 살이 찌는 경우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바로 약리 작용 때문이다. 약리 작용은 약 성분이 우리 몸의 세포나 장기에 작용해 생리적 변화를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일부 약물은 식욕을 높이고, 대사를 늦추거나, 체액을 몸에 머물게 해 체중을 늘린다. 이준 약사는 "대표적으로 스테로이드제는 지방 분포를 바꾸고 식욕을 증가시켜 체중 증가를 유발할 수 있다"며 "일부 항우울제나 항정신병약도 신경전달물질에 영향을 미쳐 식욕을 높이거나 대사를 억제한다"고 말했다. 당뇨병 치료에 쓰이는 인슐린이나 혈당강하제 역시 체내 에너지 저장을 촉진해 체중이 늘 수 있다.

체중 변화를 막고 싶다면 복용량 자체보다 약이 몸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 영양제는 칼로리 기여도가 사실상 없지만, 특정 약물은 체중 증가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평소 몸무게를 기록하고 변화가 느껴지면 담당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