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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이 땀으로 눅눅해진 채 잠에서 깨어나기 일쑤라면 한 번쯤 건강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날이 아직 덥지만, 잘 때마다 땀을 뻘뻘 흘리는 게 정상은 아니다. 온몸이 땀으로 눅눅해진 채 잠에서 깨어나기 일쑤라면 한 번쯤 건강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

자는 도중 호흡이 순간적으로 정지하는 수면무호흡증이 그중 하나다. 숙면 중에는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돼야 한다. 그러나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호흡이 잘 안돼 교감신경이 활성화되고, 맥박이 상승하면서 자는 중 땀을 잘 흘린다. 코를 골다가 ‘컥’ 소리와 함께 숨을 잠시간 멈추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수면 무호흡증이 의심된다.

갑상선 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는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있어도 자다가 식은땀을 흘릴 수 있다. 갑상선 호르몬은 우리 몸의 세포 대사 활동을 촉진하고 체온을 높이는 역할을 하는데, 필요 이상으로 분비되면 많은 양의 땀을 흘릴 수 있다. 맥박이 빨라지고 피로와 불안이 동반되기도 한다. 내버려두면 심장 질환 등 합병증이 생길 수 있으니 빨리 발견해 치료를 시작하는 게 좋다. 항갑상선 약 복용, 방사선 요오드 치료, 수술 등이 대표적 치료법이다.


불안 장애 때문일 수도 있다. 불안 장애가 있는 사람은 교감 신경과 부교감 신경의 균형이 깨져 숨 가쁨, 가슴 두근거림, 식은땀 등 증상을 흔히 겪는다. 특히 불안 장애 중 하나인 공황 장애가 있다면 자다가 갑자기 식은땀을 흘리며 호흡 곤란이 생기는 야간 공황 발작을 겪기도 한다. 불안 장애는 항우울제와 항불안제 등으로 치료한다. 정신건강의학과 약물 부작용으로 수면 중 식은땀이 나기도 하는데, 이때는 병원에 내원해 주치의와 상담 후 약물을 바꿔볼 수 있다.

여성의 경우, 생리나 폐경 영향으로 호르몬 분비가 변해서 자다가 식은땀을 흘릴 수도 있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은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호르몬 분비량이 변하면서 체온 조절 능력에 문제가 생기고, 잘 때 땀을 흘릴 수 있다”며 “폐경, 생리전증후군, 월경전불쾌장애 등이 대표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드물게 혈액암이 원인일 때도 있다. 수면 중 식은땀이 나면서 다이어트를 하지 않았는데도 한 달에 3kg 이상 빠지거나 목· 겨드랑이·사타구니의 멍울, 가려움증 등이 동반될 때 의심해볼 수 있다. 혈액암은 혈액 세포, 조혈 기관, 골수, 림프 등에 생기는 암을 통틀어 말하는 것으로, 악성 림프종, 백혈병, 다발성 골수종 등이 대표적이다. 혈액암 환자의 30%가량은 잘 때 식은땀을 흘린다고 알려졌다. 혈액암 세포가 내보내는 염증 물질에 인체 면역 물질이 대응하는 과정에서 땀이 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