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휘의 근거로 알려주는 의학 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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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결혼식, 면접 등 중요한 날을 앞두고 빠르게 피부 톤을 환하게 밝히고 싶은 마음이 들어 보신 적 있으신가요? 일부 미백 화장품은 1주 만에 피부가 눈에 띄게 하얘질 수 있다고 홍보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과연 미백 화장품이 이처럼 빠른 효과를 보여줄 수 있을까요? 오늘은 미백 화장품의 실제 효과 발현 기간과 가장 현실적인 미백 관리법은 무엇인지 의학적 근거를 통해 명확히 알려드리겠습니다.

오늘의 퀴즈: 미백 화장품을 꾸준히 사용하면 1주 안에 눈에 띄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정답은 X입니다.

미백 관리는 단거리 경주가 아닌 마라톤입니다. 우리 피부의 가장 바깥층인 표피는 20대에 약 4주를 기본 주기로 새롭게 교체되며, 중·장년층은 8주 이상이 걸리기도 합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미백 성분은 그 효과가 피부 표면에 드러나기까지는 약 4~8주 이상이 필요하며, 일반적으로 8~12주가량은 꾸준히 발라야 의미 있는 개선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핵심 근거 1.
미백 화장품 성분으로 널리 사용되는 나이아신아마이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나이아신아마이드는 멜라닌 공장(멜라닌 세포)에서 생산된 색소 소포(멜라노좀)가 피부 세포로 배송되는 과정을 차단하는 물류 통제관 역할을 합니다. 멜라닌 생산 자체를 막기보다는, 이미 만들어진 멜라닌이 피부 표면으로 퍼져나가는 것을 막습니다. 따라서 멜라닌을 적게 전달받은 새 피부 세포가 표피층까지 올라오는 시간, 즉 피부 턴오버 주기 이상의 시간이 지나야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다음은 겨드랑이에 색소 침착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3주 간격으로 나이아신아마이드와 데소니드(스테로이드) 각각의 미백 효과를 확인한 실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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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Clin Cosmet Investig Dermatol. 2013:6:29-36
실험 결과, 나이아신아마이드를 바른 그룹은 6주 차까지는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변화가 없었으며, 9주 차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대조군 대비 유의미한 피부 밝기 개선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데소니드는 3주 시점에 색소 개선 효과가 의미 있게 나타나지 않았으며, 6주, 9주 시점에 색소 개선 효과가 의미 있게 나타났습니다. (데소니드는 스테로이드 성분의 의약품으로 부작용의 위험이 있어 미백을 위한 상시 사용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핵심 근거 2.
다음으로 감초추출물을 살펴보겠습니다. 감초추출물은 멜라닌 생성 효소를 억제하고, 멜라닌 생성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며, 이미 생성된 멜라닌을 분산시키는 등 여러 경로를 동시에 공격하는 다기능 특공대입니다.


다음 연구에서는 감초추출물 크림을 위팔과 아래팔의 지정된 위치에 발랐습니다. 이후 2주, 4주 시점에 색소 침착 감소를 통한 피부 밝기 개선 효과를 확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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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Int J Med Rev Case Rep (2018) 2(4):131-135
실험 결과, 2주 시점에는 일부 농도에서 색소 침착이 줄었으나, 더 낮거나 높은 용량에서는 색소 침착의 정도가 의미 있게 감소하지 않았습니다. 용량에 따른 효과 변화가 일관된 경향을 보이지 않았으며 그 원인을 명확히 설명하기 어려워, 2주 시점에는 효과에 대해 명확한 판단이 어렵습니다. 반면 4주 시점에는 모든 농도에서 의미 있는 피부 미백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앞서 살펴본 연구를 통해, 나이아신아마이드와 감초추출물은 1주라는 짧은 기간 동안 두드러진 미백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외에도 미백 성분 및 원리가 매우 다양합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2주 시점에 미백 효과를 보고하기도 했으며, 피부 턴오버와 관련 없는 원리로 작용하는 성분도 있습니다. 다만 화장품으로서 피부를 영구적으로 탈색시키지 않으며, 독성과 내성이 없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대부분의 미백 성분들은 빠르면 4주, 일반적으로 8~12주가량은 꾸준히 발라야 의미 있는 개선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중요한 날, 근본적인 미백 효과는 아니더라도 즉각적으로 피부 톤을 화사하게 보정할 방법은 없을까요? 이 경우, 산화아연과 이산화티타늄 성분이 함유된 톤업 화장품을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피부 표면에서 자외선을 반사하거나 산란시켜, 피부 결점과 고르지 않은 톤을 흐릿하게 보이게 만듭니다. 또한 자외선 차단제 성분으로 사용되기도 하며, 자외선에 의해 피부에 색소가 침착되는 것도 줄여줍니다. 비록 미백 성분은 아니나 즉각적으로 피부를 밝아 보이게 하며, 장기적으로 피부의 색소 침착을 줄이는 간접적인 미백 효과가 있는 것이죠.

오늘의 결론
1. 미백 화장품의 효과는 최소 4주 이상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8~12주가량은 꾸준히 발라야 의미 있는 개선 효과가 나타난다.
2. 즉각적인 톤업 효과가 필요하다면, 산화아연, 이산화티타늄이 포함된 톤업 화장품을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다. 산화아연, 이산화티타늄은 자외선 차단 효과도 있으므로 자외선에 의해 피부에 색소가 침착되는 것도 줄여준다.
3. 장기적으로는 미백 기능성 화장품과 자외선 차단제를 활용해 이중으로 미백 관리를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