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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아동 10명 중 4명이 비타민 D와 철분이 부족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연구에서는 자폐 아동이 일반 아동보다 5배 이상 편식하거나 새로운 음식을 꺼릴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었지만, 이러한 식습관이 건강에 미치는 구체적인 영향은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

싱가포르 국립대병원 연구팀은 평균 4세 아동 240여 명의 식습관과 혈액 검사를 분석했다. 그 결과, 36.5%가 비타민 D 결핍을 보였고, 37.7%는 철분이 부족했다. 특히 철분이 부족한 아동 중 15% 이상은 빈혈까지 진행된 상태였다. 빈혈은 적혈구가 충분하지 않아 신체 조직에 산소를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영양 결핍 위험은 커졌다. 매달 나이가 증가할 때마다 비타민 D 결핍 위험이 4%씩 높아졌고, 나이가 많은 아동일수록 철분 결핍성 빈혈이 더 많이 나타났다.

다만, 편식이 심한 아동에서는 나이와 철분 결핍 간의 뚜렷한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는 영유아 시기 흔히 섭취하는 분유가 철분을 비롯한 영양소로 강화돼 있어 영양 결핍으로부터 어느 정도 보호 효과를 주기 때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가 ‘중요한 발견’이라며, 영양 결핍이 자폐 아동의 건강과 발달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자폐 아동을 대상으로 한 정기적인 영양 검사 도입을 권고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영양 결핍을 조기에 파악하고 치료하면 전반적인 건강과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비타민 D 결핍은 구루병 같은 뼈 변형이나 근육통, 뼈 통증, 손발 저림, 전신 쇠약 등 다양한 건강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는 여름철에는 햇볕을 통해 충분한 비타민 D를 얻을 수 있지만, 겨울철에는 보충제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있다고 권고한다. 철분 역시 균형 잡힌 식단으로 보충할 수 있으나, 부족할 경우 철분 보충제를 보충해야 한다. 철분 결핍 증상으로는 피로, 창백한 피부, 호흡곤란, 두통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의 규모가 작고, 보호자가 자발적으로 혈액 검사를 동의한 아동만을 대상으로 했다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학술지 ‘뉴트리언츠(Nutrients)’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