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8~30일 ‘2025 서울 뷰티위크’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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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최된 '서울뷰티위크 2025' 현장./사진=신소영 기자
서울특별시가 주최하는 뷰티 박람회 ‘서울뷰티위크’가 열렸다. 8월 28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최신 뷰티 트렌드와 첨단 기술을 살펴볼 수 있는 자리다. 올해로 4회째를 맞아 뷰티·테크 분야 국내 기업 296개사가 참가했다. K-뷰티의 세계화를 이끌고, 국내 유망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서울뷰티위크에는 전시뿐 아니라 뷰티 트렌드 세미나, 수출 컨설팅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행사장 입구는 개막 첫날부터 국내외 참관객들로 긴 줄이 이어졌다. 미국에서 온 한 관람객은 “K-뷰티가 유명한 건 알았지만 이렇게 많은 브랜드가 있는 줄은 몰랐다”며 “다양한 제품을 발라보며 한국 화장품을 경험할 수 있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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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뷰티위크 2025'​ 전시에 참여한 B2B 기업 한국콜마​ 부스./사진=신소영 기자
◇스킨케어부터 뷰티테크까지… 체험 부스 눈길
전시 부스에서는 스킨케어, 헤어·바디, 뷰티테크, 헬스 라이프스타일, 색조 관련 수백 개 기업이 관객을 맞이했다. 눈에 띄는 제품과 체험 이벤트에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올해 처음 참가했다는 클린뷰티 브랜드 ‘아이레시피’ 관계자는 “해외 바이어와 인플루언서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아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강화하기 위해 참여했다”며 “대표 제품인 ‘시카 PDRN 흔적 클리어 라인’을 소개하고, 관람객들이 직접 체험해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부스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B2B 기업 한국콜마는 실험실을 옮겨온 듯한 부스로 눈길을 끌었다. 관계자는 “실제 화장품 연구 장비를 활용해 실험실 콘셉트로 꾸몄다”며 “AI 기반 피부 마이크로바이옴 측정 기기 ‘타이옴’을 통해 유익균·유해균을 분석하고, 개인 피부 상태에 맞는 솔루션 샘플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기를 끌고 있는 뷰티 디바이스 시장도 한층 다양해졌다. 리프팅 시술 ‘슈링크’로 잘 알려진 클래시스는 이번에 홈케어 브랜드를 새롭게 선보였다. 관계자는 “최근 뷰티 디바이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홈케어 라인도 출시했다”며 “고주파로 콜라겐 생성을 촉진해 피부 탄력과 치밀도를 높여주며, 눈가·입가 등 세밀한 부위에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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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록 김기현 대표​가 '클린 뷰티 2.0 시장 전망과 K-뷰티 대응 전략’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사진=신소영 기자
◇대세는 ‘클린 뷰티’… 지속가능성 갖춘 전략 필요
컨퍼런스홀에서는 K-뷰티 트렌드를 짚는 전문가 강연도 이어졌다. 최근 주목받는 키워드는 ‘클린 뷰티’다. '클린 뷰티 2.0 시장 전망과 K-뷰티 대응 전략’을 주제로 강연한 슬록 김기현 대표는 “클린 뷰티는 단순한 친환경을 넘어 ESG 2.0과 맞닿아 있다”며 “지속가능성을 제품 개발의 본질에 내재화해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글로벌 클린 뷰티 시장이 매년 10% 이상 성장하며 ‘피부에 무해한 제품’을 넘어 ‘지구에도 무해한 지속가능한 뷰티’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포라 등 해외 리테일러들은 성분 안전성뿐 아니라 지속가능한 조달, 패키징, 기부 활동까지 평가 기준에 포함시키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K-뷰티 제품은 아직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해외 시장이 빠르게 성장한 배경으로 플라스틱 협약, 에코디자인 규정, 그린워싱 금지법 등 강화되는 환경 규제를 꼽았다. 특히 유럽은 2030년까지 모든 제품에 디지털 환경 정보를 의무화하고, 2029년까지 화장품 전 제품에서 미세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할 방침이다.

국내에서도 변화가 시작됐다. 최근 ‘화장품 안전성 평가 의무화’ 법안이 통과돼 2028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되며, KTR(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을 중심으로 클린 뷰티 단체 표준 제정도 추진 중이다. 김 대표는 “58종 유해 성분 배제, 나노물질 규제, 미세플라스틱 금지 등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규제가 도입되고 있다”며 “이 제도가 인증제와 연계되면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K-뷰티 기업들이 주목해야 할 전략으로 ▲포장·내용물 경량화 ▲단일 소재 사용 ▲재사용·재활용 시스템 도입 ▲워터리스 제형 개발 ▲업사이클링 원료 활용 ▲멀티 기능 제품 기획 등을 제시했다. 그는 “탄소 발자국을 줄이기 위한 실질적 접근이 브랜드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며 “클린 뷰티는 이미 글로벌 뷰티 시장의 주류로 자리잡고 있고, 한국 기업들도 제도적 변화에 발맞춰 적극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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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뷰티위크 2025 전시' 부스를 구경하고 있는 관람객들./사진=신소영 기자
◇메이크업 강자는 ‘립’… 차세대 히어로 아이템 부상
메이크업의 핵심 카테고리로 꼽히는 ‘립 메이크업’에 대한 강의도 주목을 끌었다. ‘2025 K-Beauty Insight: 립메이크업, 히어로 아이템’ 강연에서 한국콜마 최현 소장은 “입술은 피부 구조상 보호 기능이 약하고 털·피지선이 없어 특별한 케어가 필요하다”며 “이러한 특성 때문에 립 메이크업은 단순한 색조 제품을 넘어 스킨케어와 기능성을 결합한 시장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소장은 입술 피부의 특징으로 ▲수분 저장 능력 부족 ▲짧은 턴오버 주기(3~4일) ▲자외선과 물리적 자극에 취약함을 꼽으며 “이 때문에 립 제품에는 보습·자외선 차단·안티에이징 등 기능성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에서는 립 프라이머, 립 플럼퍼, 립 슬리핑 마스크 등 다양한 카테고리가 등장하며 소비자 니즈를 세분화하고 있다.


그는 또 “2026년 국내 화장품 시장은 2025년 대비 3.8% 성장한 144억 달러 규모로 예상되며, 이 가운데 메이크업 시장 내 립 카테고리가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촉촉한 글로시 텍스처와 매트 텍스처가 공존하고, MLBB 컬러와 각국 소비자 취향에 맞춘 현지화 전략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K-뷰티가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면 성분·제형·품질 경쟁력뿐 아니라 ‘히어로 아이템’을 통한 브랜드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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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뷰티위크 2025'​ 전시에 참여한 아이레시피 부스​./사진=신소영 기자
이외에도 행사에서는 인플루언서와 디지털 콘텐츠가 이끄는 K-뷰티 트렌드를 주제로 한 강연과 최근 주목받는 ‘NAD+’ 성분에 관한 발표도 진행됐다. 남은 기간에는 글로벌 마케팅 세미나, 비즈니스 밋업 피칭 대회, K-뷰티 메이크업쇼와 토크콘서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