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지 말자! 시니어]
오늘날 시니어들의 관심사는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니다. 어떻게 하면 건강하고 의미 있게 살아갈 수 있는가다. 장수를 목표로 삼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삶의 질을 중시하며 진취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프로에이징(Pro-aging)’ 트렌드가 자리 잡은 것이다. 이에 많은 시니어가 다양한 취미와 자기계발 활동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문화센터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고물가 시대에도 합리적 비용으로 여러 강좌를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웰니스 프로그램이 인기다. 실제 국내 한 대형 백화점 문화센터는 제철 식재료 요리 수업 수강생이 전년 대비 160% 증가했다고 밝혔으며, 또 다른 문화센터는 시니어 웰니스 강좌를 20% 확대 운영할 정도로 참여율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이와 맞물려 발레, 댄스, 요가, 필라테스 등 활동량이 많은 수업이 늘고 있다. 특히 일부 문화센터에서는 발레가 시니어들의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되는 운동법으로 꼽히고 있다.
발레는 전신 근육을 사용하게 해준다. 목·어깨·등·다리 등 거의 모든 근육을 균형 있게 사용할 수 있어 체형 교정에 효과적이다. 척추를 뒤로 젖히는 동작인 척추 신전, 어깨 펴기, 발끝 스트레칭 등으로 유연성 또한 늘려준다. 실제 한 지역 보건소에서 시니어 발레 프로그램을 운영한 결과, 참가자들의 유연성과 균형 감각이 향상됐고, 정서적 안정과 인지 기능 활성화로 이어져 치매 예방에 긍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움직임이 많은 강좌를 듣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무릎 건강이 뒷받침돼야 한다. 무릎 관절은 걷기, 앉았다 일어서기, 다리를 드는 동작 등 일상 동작뿐 아니라 운동 중에도 큰 부담을 받기 때문이다. 특히 시니어들이 가장 흔히 겪는 관절 질환 중 하나인 '퇴행성 무릎관절염'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퇴행성 무릎관절염은 나이가 들면서 연골이 점차 닳아 없어지고, 뼈와 뼈가 직접 맞닿아 통증과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해당 질환은 가벼운 통증으로 시작되지만 점차 계단 오르내리기가 힘들어지고, 무릎이 붓거나 열감이 동반되는 등 무릎 움직임 범위가 줄어든다. 증상이 심할 경우 관절이 변형돼 무릎이 다 펴지지 않게 되는 등 일상에 심각한 제약이 발생할 수도 있다.
만약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증상 조절이 어려운 경우라면 전문적인 치료를 병행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특히 한의통합치료는 약물 복용이나 수술 부담을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꼽힌다. 먼저 침 치료는 무릎 주변 혈자리를 자극해 근육 경직을 완화,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통증을 낮춘다. 약침 치료는 한약재 성분을 관절 주변 경혈에 주입해 통증을 줄이고 염증 반응을 낮춘다. 여기에 체질과 증상에 맞춘 한약 처방은 염증을 억제하고 관절 재생을 촉진한다. 뜸과 부항 치료는 기혈 순환을 개선해 관절 주변 근육과 인대의 긴장을 풀어준다.
무엇보다 침 치료는 무릎관절염 악화를 방지하고, 더 나아가 수술 위험률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한다. SCI(E)급 국제학술지 ‘최신의학연구(Frontiers in Medicine)’에 게재된 자생한방병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침 치료를 받은 퇴행성 무릎관절염 환자들의 수술률이 약 70%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령대가 높고 여성 환자일수록 치료 효과가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시니어 발레나 요가, 댄스 등은 신체적·정신적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훌륭한 활동이지만, 그 출발점은 언제나 관절 건강이다. 평소 관절 질환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 개선과 치료가 병행되어야 더욱 효과적인 건강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도록 하자.
(*이 칼럼은 해운대자생한방병원 김상돈 병원장의 기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