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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변기 폐수 속 세균을 분석해 추후 질병 예방에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비행기 변기 폐수가 질병을 막는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새로운 분석이 나왔다.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 국제 공동 연구팀이 호주에 도착한 아홉 개국 국제선 44개의 화장실 폐수를 수거해 분석했다. 연구팀은 첨단 분자 선별 기술을 활용해 검출된 세균의 유전적 구조를 확인했다.

분석 결과, 설사·발열·복통 등을 유발하는 살모넬라균과 체내 유입 시 생명을 위협하는 감염으로 이어지는 황색포도알균 등 고위험 세균 아홉 종이 검출됐다. 총 17개의 폐수 샘플에서는 아주 강력한 항생제도 통하지 않는 특별한 유전자가 들어 있는 세균이 포함돼 있었으며 소독제를 뿌려도 DNA가 하루 정도 남아 있었다. 아시아, 특히 인도에서 출발한 비행기 변기 폐수에서 가장 많은 항생제 내성 세균이 검출됐으며 유럽에서 출발한 비행기에서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연구를 주도한 워리시 아메드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국제 여행이 내성균 확산의 큰 원인 중 하나임을 밝혀냈다”며 “비행기 화장실을 조기경보 장치처럼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비행기 폐수를 검사해 위험한 세균을 빠르게 찾아낸 뒤 퍼지기 전에 막는 방식으로 대응하면 된다는 분석이다.

중국 샤먼대 류 야웬 박사는 “비행기는 세균이 전 세계로 퍼지는 가장 빠른 통로”라며 “실제로 결핵, 독감, 코로나19 등 전염병이 비행기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비행기 폐수 검사가 기존 보건 체계를 보완하는 새로운 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 결과는 ‘미생물학 스펙트럼(Microbiology Spectrum)’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