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국내 자생식물인 보리밥나무가 모발 성장과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모유두세포’를 강화해 탈모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국립산림과학원
국내 자생식물인 보리밥나무가 모발 성장과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모유두세포’를 강화해 탈모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6일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산림청 산하 산림바이오소재연구소는 2022년부터 모발 건강에 효과적인 산림자원을 찾기 위해 170여 종의 국내 산림 식물을 대상으로 유효성 평가를 진행했다. 이 가운데 보리밥나무의 에탄올 추출물이 모유두세포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나, 후속 세포 실험이 이뤄졌다. 모유두세포는 모낭의 기저부에 있는 세포로, 모발의 생장 주기를 조절하는 핵심 구조다.  이 세포가 활발해야 모낭이 건강한 모발을 계속 만들어낼 수 있다. 연구소는 인간 모유두세포에 보리밥나무 추출물을 10μg/ml와 30μg/ml의 농도로 처리한 뒤, 세포 활성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추출물을 처리하지 않은 대조군과 비교해 10μg/ml에서는 세포 활성도가 150%, 30μg/ml에서는 175%까지 증가했다. 농도가 높을수록 모유두세포의 활성이 뚜렷하게 향상된 것이다. 이와 함께 모유두세포 증식을 유도하는 바이오마커(유전자 발현량)도 추출물 농도에 따라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리밥나무 추출물은 피부 안전성 평가에서도 ‘무자극’ 등급을 받았다. 인체 피부를 대상으로 한 일차 자극 시험에서 자극 반응이 나타나지 않아, 화장품 원료로서의 안전성도 확보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소는 “해당 원료를 활용해 탈모 케어용 앰플 시제품을 제작했고, 현재 효능 검증을 위한 임상 시험 설계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산 산림자원을 기능성 화장품 원료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연구소는 “천연 유래 성분 기반의 탈모 관리 원료를 국산화했다는 점에서 산업적 활용 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실험은 세포 수준(in vitro)에서 진행된 것으로, 실제 인체에서 탈모 예방 효과가 있는지는 향후 임상시험을 통해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며 “보리밥나무 추출물의 유효 성분 규명과 장기 사용에 따른 안전성 확보 등 후속 연구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