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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구부정한 자세를 오래 지속해 코어 근육이 약해지고, 결국 극심한 탈장까지 겪게 된​ 그레이엄 셰퍼드의 복부./사진=더 선
평소 구부정한 자세를 오래 지속해 코어 근육이 약해지고, 결국 극심한 탈장까지 겪게 된 영국 60대 남성의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4일(현지시각) 영국 매체 더 선에 따르면 영국 남성 그레이엄 셰퍼드(65)는 올해 초 허리 통증을 느꼈고 병원을 찾았다. 첫 진료에 의사는 구부정한 자세 때문이라며 허리 통증을 완화하는 진통제를 투여했다. 하지만 9주가 지나고 그의 배는 점점 부풀어 올랐고 체중감소, 허리 통증, 복부 통증을 느꼈다.

그는 다시 병원을 찾았다. MRI(자기공명영상) 검사 결과 그는 탈장 진단을 받았다. 의료진은 “셰퍼드의 복부 근육이 약해진 상태로, 복압 조절이 안 되면서 복벽 지지력이 약화 됐고 이로 인해 탈장이 발생한 것이다”며 “허리 통증이 처음 시작됐을 때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했다면 탈장까지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다”고 했다. 탈장이란 신체의 장기가 제자리에 있지 않고 다른 조직을 통해 돌출되거나 빠져나오는 증상을 말한다.

의료진은 “허리 통증으로 인해 셰퍼드의 코어, 복부 근육이 약해진 상태였고 이로 인해 배에 힘을 주는 능력이 떨어져 복압 유지가 잘 안된 것이다”며 “복압을 조절하는 능력이 떨어지면서 복벽이 안쪽에서 밀리며 탈장이 발생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셰퍼드처럼 허리 통증으로 구부정한 자세가 지속되면, 복부가 앞으로 밀리면서 복벽이 늘어나고 복벽이 약해지면서 탈장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환자실에서 7주 이상의 시간을 보냈고, 탈장으로 인해 장이 꼬이고 막혀 괴사해 장루를 차게 됐다. 장루란 정상적인 배변 기능을 할 수 없을 때, 수술을 통해 복벽에 장의 일부를 연결해 만든 인공항문이다.


셰퍼드는 “거의 움직일 수 없었고 침대에 누워 있었다”며 “장루를 차야 한다는 사실에 망연자실했다”고 말했다. 이어 “배가 축구공 크기만큼 튀어나왔다”며 “상태가 회복돼 장루를 제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셰퍼드가 겪은 탈장은 복벽이나 근육층이 약해지면서 장기나 조직이 제자리를 벗어나 돌출되는 질환이다. 주로 사타구니, 배꼽, 수술 부위에서 발생하며, 돌출 부위가 불룩하게 만져지고 통증이나 압박감을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다. 탈장은 노화, 반복된 수술 흉터 등으로 복벽이 약해진 상태에서 복압이 높아질 때 잘 생긴다.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심한 기침을 할 때, 변비·비만·임신으로 복압이 반복적으로 상승하는 것도 원인이 된다. 셰퍼드처럼 구부정한 자세로 장시간 앉아 있는 자세도 원인이 된다. 잘못된 자세는 허리 통증뿐 아니라 복부와 척추를 지지하는 코어 근육을 약화시킨다. 코어가 약해지면 복압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지고, 이로 인해 복벽이 잘 벌어져 탈장이 생길 수 있다.

탈장의 증상은 복부가 눈에 띄게 불룩해지는 것이다. 누웠을 때 사라지거나 손으로 눌렀을 때 들어가는 경우가 많지만, 서 있거나 힘을 줄 때 다시 돌출된다. 불편감, 묵직함, 통증이 동반되며, 교액 탈장(돌출된 장기가 제자리로 돌아가지 못하고 혈류가 차단돼 괴사 위험이 생긴 탈장)으로 이어지면 극심한 통증, 구토, 장폐색(장이 막혀 손상된 상태)이 나타난다. 진단은 신체 진찰과 초음파나 CT(컴퓨터 단층 촬영)로 이루어진다. 의료진은 환자가 기침하거나 힘을 줄 때 복부가 돌출되는지 확인한다.

탈장은 수술로 치료한다. 돌출된 장기를 제자리로 넣고 망(mesh)으로 복벽을 보강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탈장이 심해져 장이 꼬이거나 혈류가 차단되면 괴사가 생길 수 있다. 괴사한 장을 절제한 뒤 곧바로 이어 붙이면 연결 부위에서 문합부 누공(대변이 새는 증상)이 발생할 위험이 크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셰퍼드처럼 장루를 달게 된다. 다만, 장루는 대부분 임시 조치이며, 염증이 가라앉고 환자 상태가 안정되면 2차 수술을 통해 장을 다시 연결해 원래대로 복원할 수 있다.


김예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