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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소증을 앓고 있는 남성과 사랑에 빠져 결혼까지 한 캐나다 여성의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2일(현지시각)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캐나다의 공학자이자 자선 단체 ‘에이치오 포올’의 공동 창립자인 티모시 무투(남편)와 작가이자 사회운동가로 활동하는 아니타 윙 리(아내)는 지난 2021년 친구의 생일 파티에서 처음 만났고, 친구로 지내왔다. 시간이 지나며 티모시는 아니타에게 이성적인 호감을 표현했다. 하지만 아니타는 티모시의 대시를 받으며 복잡한 심경을 느꼈다. 티모시는 왜소증을 앓고 있어 키가 120cm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왜소증은 성장 지연으로 인해 작은 체격을 지니는 증상을 말한다. 아니타는 “그가 나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다만, 늘 미래의 남편은 나보다 키가 클 것으로 생각해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니타는 팔과 다리가 없는 채 태어난 호주의 목사이자 연설가인 닉 부이치치와 그의 아내 미야하라 카나에의 이야기를 접하게 됐다. 아니타는 “이들 부부의 이야기를 듣고, 생각이 바뀌었다”며 “티모시에 대한 감정이 단순한 우정이 아닌 사랑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어 “티모시는 친절하고 사려 깊고 따뜻한 사람이었다”며 “그와의 결혼을 결심했고 이는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했다. 결국, 두 사람은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했고 지난 2024년 9월 약혼한 뒤 올해 결혼했다. 현재 이 부부는 SNS를 통해 그들의 일상과 이야기를 공유하고 있다.

티모시가 겪고 있는 왜소증은 성장과 발달 과정에서 키가 평균보다 현저히 작은 상태를 뜻하며 ‘저신장 장애’로도 불린다. 우리나라에서는 남성(만 18세 이상)은 신장 145cm 이하, 여성(만 16세 이상)은 신장 140cm 이하여야 왜소증으로 장애인 등록을 받을 수 있다. 왜소증의 대표적 원인은 연골무형성증이다. 연골무형성증이란 성장판에서 연골(뼈와 뼈 사이를 연결하고 충격을 흡수하는 조직)이 장골(사지를 이루는 뼈)로 바뀌는 과정에 이상이 생겨 뼈 성장이 이루어지지 않는 선천성 질환을 뜻한다.
압구정노트정형외과의원 황상필 원장은 “연골무형성증은 전체 왜소증의 약 70~80% 차지한다”며 “FGFR3 유전자 변이로 연골 성장이 억제돼 사지가 짧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성장 호르몬 결핍, 갑상선 기능 저하증, 만성 영양 결핍 등으로 인해 왜소증이 나타난다.
왜소증을 앓고 있는 사람은 팔, 다리가 짧고 오(O)자 다리인 경우가 많다. 두 무릎이 벌어지고 다리 전체가 ‘O자’ 형태로 휘어진 상태다. 왜소증인 사람은 체중이 다리에 더 많이 실리는데, 무릎 관절 주위 인대가 상대적으로 약하고 구조가 좁아 체중이 안쪽으로 쏠려 다리가 안으로 휘는 현상이 생긴다. 황상필 원장은 “얼굴 크기는 일반 성인과 똑같다”며 “외적인 부분만 차이가 있을 뿐 사고나 정신·정서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왜소증은 출산 전 ‘초음파 검사’를 통해 미리 알 수 있다. 팔·다리 길이가 정상 태아보다 짧고 머리가 크다면 연골무형성증 가능성을 고려한다. 다만, 태아 체위나 산모 체형에 따라 측정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 태어난 후에는 ‘성장곡선 평가’를 통해 진단한다. 같은 나이·성별 아동과 비교해 키와 몸무게가 정상 범위보다 낮은지 확인하고, 성장 속도도 함께 살핀다. 엑스레이나 MRI(자기공명영상)로 뼈 길이, 척추 구조 이상 여부를 확인한다. 호르몬 검사를 통해 성장 호르몬, 갑상선 호르몬. 성호르몬 수치를 측정해 내분비 질환 여부를 파악한다.
왜소증 치료 핵심은 증상 완화와 보완이다. 황상필 원장은 “3살 이후 아기가 걷는 데 문제가 있다면 보조기 치료나 수술을 진행한다”며 “왜소증 자체를 완치하기보다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다”고 했다. 왜소증 환자들은 또래와의 차이로 인한 심리적 스트레스와 사회적 편견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상담과 지지, 가족 교육, 사회적 인식 개선까지 함께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