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병원 생명사랑위기대응센터 소속 정선아 사회복지사가 자살 시도 현장에서 한 생명을 구조했다.
지난 11일 새벽, 친구와 함께 마포대교를 지나던 중 우연히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는 시도자를 발견하고 지체 없이 현장으로 달려가 자살 시도자의 몸을 붙잡아 끌어내며 구조에 성공했다. 또, 정 사회복지사와 친구는 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10여 분간, 다리 난간 위에서 발버둥을 치며 재차 자살시도를 하려는 사례자를 온몸으로 막아내며 끝까지 놓지 않은 덕분에 소중한 생명을 지켜낼 수 있었다.
정선아 사회복지사는 “당시 두 명이 대화하며 난간을 바라보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지척에 다다르자 갑자기 다리 난간 위에 발을 올리며 뛰어내리려고 했었다”면서 “순간적으로 자살 시도 상황임을 직감했고, ‘무조건 막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며 “자살시도자와 매일 마주하는 직업적 경험이 본능적으로 반응하게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사회복지사가 근무하는 한양대병원 생명사랑위기대응센터는 서울시에서 유일하게 24시간 응급대응 체계를 갖춘 기관으로, 2017년 개소 이래 연간 500명 이상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를 수행하고 있다. 응급실에 내원한 자살 시도자들은 보통 처음 4주 이내에 재시도 위험이 가장 높기 때문에, 본 센터는 이 시기를 집중적으로 관리하며,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나 지역사회 기관과의 연계를 통해 시도자에게 적합한 맞춤형 장기 회복 지원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센터는 이 외에도 자살예방 캠페인, 사례 분석, 관련 연구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며 자살 고위험군에 대한 선제적 대응과 예방 노력에도 앞장서고 있다. 개소 이후 자살 재시도율이 눈에 띄게 감소했으며, 2021년에는 자살예방 기여를 인정받아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정선아 사회복지사는 “이 일을 하면서 많은 내원자들을 만나지만, 때로는 감사 인사를 전해오는 분들 덕분에 다시 힘을 얻고 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내가 하는 일이 누군가의 생명을 지키는 데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다시금 실감했고, 앞으로도 누군가의 삶이 희망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진심으로 돕고 싶다”고 말했다.
한양대병원은 생명사랑위기대응센터의 활동을 통해 응급실을 찾은 자살 고위험군 환자들이 다시 삶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적극적인 개입과 지원을 이어가고 있으며, 앞으로도 자살예방이라는 공공의료의 책무를 충실히 수행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