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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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에 베인 채로 고양이를 만졌다가 ‘흑사병’ 진단을 받은 미국 70대 남성의 사연이 공개됐다./사진=챗 GPT 생성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흑사병으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했다.

지난 18일(현지시각) 미국 매체 뉴욕 타임즈에 따르면 애리조나주 코코니노 카운티 보건당국에 따르면 폐렴형 흑사병으로 지역 주민 한 명이 숨졌다. 미국 보건당국은 “2007년 이후 17년 만에 이 지역에서 처음으로 흑사병 사망 사례가 확인됐다”고 했다.

사망자는 최근 지역 병원에서 심폐소생술을 받았으나 결국 숨졌으며, 사후 진단 검사에서 페스트균 감염이 확인됐다. 당국은 구체적인 감염 경로와 사망 일시는 공개하지 않았다. 보건당국은 “감염 경로를 조사 중이며 지역 사회에 경계령을 내렸다”며 “대중의 흑사병 노출 위험은 낮은 상태다”고 했다.

흑사병이란 페스트라고도 불리는 급성 열성 감염병으로 쥐에 기생하는 벼룩이 매개하며, 페스트균에 의해 발생한다.

칼에 베인 채로 고양이를 만졌다가 흑사병 진단을 받은 미국 70대 남성의 사연도 최근 보도됐다. 지난 21일(현지 시각) 영국 매체 더 선에 따르면 미국의 73세 남성은 지난 2024년 1월, 자신이 실수로 손가락에 칼이 베인 채로 키우던 고양이를 만졌다. 당시 고양이는 목에 고름이 생겨 항생제를 먹고 있었다. 고양이를 만진 지 하루 만에 남성의 손목에 궤양(염증이나 괴사로 인해 조직의 일부가 함몰된 상태)이 생겼고, 팔과 겨드랑이가 붉어지고 통증을 느꼈다.


남성은 병원을 찾았고 검사 결과 ‘흑사병’ 진단을 받았다. 남성은 1주일간 입원했고 항생제를 복용했다. 집에 갔을 때 고양이는 항생제를 먹지 못해 세상을 떠난 후였다. 고양이의 사체에서 균 배양 검사를 실시한 결과, 페스트균이 나왔다. 의료진은 “고양이가 벼룩에 물렸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로 인해 페스트균이 감염됐고 페스트균이 남성의 베인 상처로 전파됐을 것이다”고 했다.

흑사병은 14세기(1346~1353년) 유럽에서 수천만 명의 목숨을 앗아가 인류 최악의 전염병으로 꼽힌다. 손, 발 등 괴사로 피부가 검게 변하는 증상이 나타난다. 사람이 페스트균에 감염되는 주요 경로는 들쥐, 토끼, 마못 등 야생 설치류의 체액이나 혈액에 접촉하거나, 페스트균을 가지고 있는 쥐 벼룩에 물리는 것이다. 사람 간에는 거의 전염되지 않는다.

흑사병은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만 나을 수 있다. 병원을 방문하면 항생제를 투약한다. 항생제를 투약하는 것만으로도 사망률을 15~20%로 낮출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매년 2500명 정도의 흑사병 환자가 발생한다. 발생 국가는 주로 마다가스카르, 콩고민주공화국이다.

국내에는 흑사병 발병 사례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행 중에는 야생동물과 직접적인 접촉을 피하고, 이·벼룩 등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야외 활동 시 긴팔, 긴 바지 등을 입어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도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