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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열, 발진​ 등을 동반하는 장티푸스는 잠복기가 길고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치명적인 질환으로, 폭우 후 발생 위험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지난 16일부터 전국적으로 발생한 집중호우로 피해가 잇따른다. 이재민들은 폭우로 인한 물리적 피해뿐 아니라 임시주거시설 집단생활로 건강까지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여름철 고온다습한 날씨는 감염병 발병 위험을 높여 건강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폭우, 홍수 이후 주의해야 할 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오염된 물·음식 등 환경 점검 철저히 해야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이수화 교수는 “수인성 감염병은 오염된 물, 음식 등을 통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폭우와 홍수로 인해 하수, 분변 등의 오·폐수가 혼합되면서 다양한 병원체가 유입되는 것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장티푸스, 세균성 이질, 콜레라, A형간염, 노로바이러스 등이 있다.

장티푸스는 살로넬라 타이피균이 원인으로 고열, 두통, 복통, 설사, 변비, 발진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이수화 교수는 “장티푸스는 잠복기가 6일에서 30일로 길어 각별히 주의해야 할 질환으로 증상이 발생했을 때 치료하지 않으면 장천공이나 패혈증으로 진행할 수 있어 치명적이다”라고 말했다. 세균성 이질은 시겔라균에 의해 발생하며 고열, 복통, 혈변, 탈수 증상이 특징이다. 소량의 균에도 감염될 수 있어 전염성이 높으며 잠복기는 1일에서 3일이다. 노로바이러스 감염은 노로바이러스가 원인이며 오심, 구토, 설사, 근육통 등을 유발하고 잠복기가 12~48시간으로 전파 속도가 빠르다. 고령자나 어린이 등 면역력이 약한 경우에는 심한 탈수가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수화 교수는 “수인성 감염병은 오염된 손을 통해 입으로 전파된다”며 “예방을 위해서 식사 전, 화장실 사용 후, 외출한 뒤에는 비누를 사용해 30초 이상의 흐르는 물에 꼼꼼히 손을 씻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식수는 반드시 끓여 마시거나 생수를 사용하고 음식은 가열해 먹으며 실온에 한 시간 이상 놓아둔 음식 섭취를 피하고 침수 복구 시 주방도구를 반드시 소독하고 장화와 고무장갑 등을 착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균·화학물질 등에 의한 감염질환 주의
여름철에는 물 온도가 높아져 각종 세균뿐 아니라 중금속, 화학물질 등이 섞이기 쉽다. 여기에 노출되면 피부질환이 발생할 수 있으며 황색포도상구균에 의해 발생하는 농가진이 대표적이다. 얼굴, 팔다리에 황금색 딱지가 생기며 가려움증이 동반되고 전염성이 강해 가족 간 전파가 흔하다.


중금속, 화학물질에 의해 가려움, 발적, 물집, 따가움 등이 동반되는 접촉성 피부염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중에서도 세균성 봉와직염은 피부 진피와 피하조직까지 세균이 침투해 발생하는 급성 염증 상태로 열감, 홍반, 부종과 함께 심한 통증이 발생한다. 이수화 교수는 “세균성 봉와직염은 패혈증 위험이 큰 질환이라 조기 항생제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곰팡이, 바이러스 등은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더 잘 자라기 때문에 감염이 원인이 되는 기관지염, 알레르기성 천식, 결막염 등도 주의해야 한다. 틈틈이 환기를 시키고 제습기를 사용하거나 젖은 물건이나 침수된 물건들은 세탁이나 폐기하는 등 위생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피부 상처로 인한 ‘파상풍’ 위험
홍수나 침수 발생 시 상처 감염으로 인한 파상풍 위험도 증가한다. 이수화 교수는 “파상풍은 수해 발생 후 주의 깊게 관리해야 할 감염병 중 하나로 흙이나 먼지, 동물 배설물 등에 있는 혐기성 세균인 클로스트리디움 테타니균이 원인이다”라며 “상처가 났을 때는 즉시 흐르는 물과 비누로 세척하고 의료기관에서 적절한 조치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파상풍 예방접종은 10년마다 재접종 해야 하는데 접종력이 불확실하다면 즉시 예방접종을 시행하고 상처가 깊다면 파상풍 면역글로불린 치료가 필요하다.

◇정신 건강도 돌아봐야
수해를 입은 경우에는 물리적 충격뿐 아니라 스트레스, 불면, 우울감 등 정신적인 문제도 나타날 수 있다. 이수화 교수는 “필요한 경우 정신건강 상담이나 심리적지지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고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약물 복용이 중단되지 않도록 보건소나 의료진지원단의 도움을 받는 것ㅇ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