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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사이에 주고받는 칭찬은 관계를 돈독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되지만, 때로는 상대에게 심리적 부담이나 감정적 억압을 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연인 사이에 주고받는 칭찬은 관계를 돈독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되지만, 때로는 상대에게 심리적 부담이나 감정적 억압을 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미국의 심리학자 마크 트래버스는 지난 14일 심리학 매체 '사이콜로지 투데이'에 기고한 글에서 "일부 칭찬은 겉보기엔 긍정적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감정 억제나 관계의 불균형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연인 관계에서 피해야 할 두 가지 대표적인 표현을 소개했다.

◇"너는 항상 침착한 사람"… 감정 표현 억제
첫번째는 "넌 어떻게 항상 그렇게 침착해?"라는 말이다. 이 말은 감정적 강인함을 인정하는 말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감정 표현을 억제하는 것을 칭찬하는 말이 될 수 있다. 트래버스 박사는 "이런 칭찬은 '네가 감정을 드러내지 않아서 나는 편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며 "결국 상대는 고통스러워도 조용히 있어야 사랑받는다고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이는 감정 표현을 회피하게 만들고, 연인 간의 진정한 정서적 소통을 방해할 수 있다. 특히 장기적인 관계에서는 감정을 숨기는 습관이 정서적 거리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너는 내가 마음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사람"… 감정적 부담 전가
두번째는 "넌 내가 유일하게 마음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야"라는 말이다. 깊은 신뢰의 표현처럼 들릴 수 있지만, 이 표현 역시 상대에게 과도한 감정적 책임을 지우는 말이 될 수 있다. 트래버스 박사는 "이 표현은 연결감을 주는 말이라기보다, 감정적 의존을 드러내는 표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상대는 '내가 이 사람의 모든 감정을 감당해야 한다'는 부담을 느낄 수 있고, 관계는 쉽게 감정적 과부하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연인은 정서적 피로를 느끼거나 관계를 회피하려는 심리를 가질 수 있다.

◇연인간 감정의 '역할 분산'과 '자율성' 필요
트래버스 박사는 '감정 관계망'에 관한 연구를 인용하며 "각기 다른 감정적 필요를 충족해 줄 다양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사람일수록 정신 건강이 더 좋다"고 했다. 예를 들어, 불안을 진정시켜 주는 친구, 감정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 등 역할이 나뉠수록 전반적인 정서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칭찬은 관계에서 매우 중요한 표현이지만, 특정 역할이나 반응을 지속적으로 기대하게 만든다면 오히려 자율성과 친밀감 모두를 해칠 수 있다"며 "건강한 관계를 위해선 감정 표현에 대한 자유와 상호 존중, 그리고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