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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슬비 기자,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 제공
인천광역시가 유망한 의약 바이오 스타트업 다섯 곳을 꼽아, 투자 유치를 지원한다.

인천광역시와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가 조성한 투자 유치 플랫폼 '빅웨이브(BiiG WAVE)'는 16일 올해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스타트업의 투자유치 사업계획 발표회(IR)를 진행했다. 인천광역시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최초로 펀드를 조성해 투자 유치를 지원하고 있다. 올해 빅웨이브에는 총 306개 기업이 지원했고, 30대 1의 경쟁률 속에서 최종 10개 기업이 선정됐다. 바이오·헬스케어사로는 ▲딥카디오 ▲바스플렉스 ▲빌릭스 ▲앱파인더테라퓨틱스 ▲엠엑스바이오, 총 5개사가 포함됐다.

◇딥카디오, AI로 심장질환 조기진단
딥카디오는 한 번 부정맥을 일으킨 후 정상 박동으로 돌아온 심장의 상태를 명확히 파악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착상 중 가장 처음 생기는 장기인 심장은 1초도 쉬지 않고 100년 간 쉼 없이 뛴다. 다만,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는 등 심장에 무리가 가는 생활 습관이 축적되면 박동을 유발하는 전기 신호에 이상이 생기며 부정맥이 생길 수 있다. 그중 '발작성 심방세동'은 일시적으로 심방이 불규칙적으로 빠르게 뛰어 답답함, 어지럼증 호흡곤란 등을 유발하는 질환인데, 일정 시간이 지나면 정상 박동으로 돌아와 때맞춰 병원에서 검사를 통해 확인하기 어렵다. 문제는 발작성 심방세동이 뇌졸중을 유발하는 주요 위험 요인 중 하나라는 것이다.

심장내과 의학박사 두 명과 인공지능 공학박사 두 명이 만나 설립한 스타트업인 딥카디오는 이 문제에 주목했다. 발작성 심방세동이 나타났다가 사라진 후 환자가 병원에 방문했을 때 증상이 없어 정상 심전도로 판독되더라도, AI로 미세한 신호 변화를 감지해 심방세동의 잠재 확률을 측정할 수 있는 기술 'SmartECG-AF'를 개발했다. 90% 이상의 높은 정확도를 제시한다. 의사가 진단하지 못하는 영역을 AI로 해결한 것으로, 세계 최초로 식약처 품목 허가와 혁신의료기기 지정을 받았다. 기술을 확장해 심장 생물학적 나이, 관상동맥질환 위험도 등도 진단하는 솔루션을 구축했고, 현재 백령병원, 서해5도 병원선 등에 보급해 의료 취약 지역 심장질환 조기 진단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 2022년 시리즈 A 투자 라운드에서 40억 원을 유치했고, 현재 시리즈 B 유치를 진행 중이다.

◇바스플렉스, 맞춤형 카테터 생산
환부를 열어 치료하던 과거와 달리, 작은 구멍을 내 외부에서 관을 삽입해 진단하고 치료하는 현재 의료계에서 사용량이 급증한 의료기기가 있다. 바로 의료용 튜브를 의미하는 '카테터'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카터테의 95%가량을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

바스플렉스는 이 시장을 뚫고자 하는 국내 스타트업이다. 초정밀 의료용 카테터를 의료기기 회사의 니즈에 맞춰 맞춤형 성형, 소량 생산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초정밀 튜브를 뽑아내는 압출 특화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설계 단계부터 고객사와 공동개발이 가능하다. 튜브가 꺾이는 걸 방지하고, 조종 성능을 높이는 편조·코일링 기술도 갖추고 있다. 코로나19로 수입이 어려웠을 당시 국내에서 카테터 공급을 하며 성장했고, 반대로 해외로도 진출하고 있다. 현재 시리즈 B에 앞서 중간 단계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빌릭스, 합성 빌리루빈 활용 혁신 신약 개발
장기 이식과 심장 수술은 혈류를 일시적으로 차단 후 진행된다. 다시 혈류가 흐르면 일부에선 세포가 회복하지 않고 오히려 염증이 과발현되며 빠르게 장기가 손상되는 '허혈 재관류 손상'이 나타난다. 아직 이 손상을 막는 치료제는 승인된 게 없다.


빌릭스는 항산화·항염증 기능이 뛰어나지만 불안정한 물질인 빌리루빈에 PEG(폴리에틸렌글리콜)을 붙여 안정성을 높은 약물로 만들어냈다. 불용성이던 빌리루빈을 수용성이고 안정적인 나노입자 '브릭셀'로 재탄생시켰다. 브릭셀은 체내에서 124시간 이상 머무르며 염증 부위를 표적해 찾아가는 특성이 있다. 항산화, 면역 조절 작용 등으로 허혈 재관류 손상을 막을 수 있다.

이미 호주에서 임상 1상을 성공적으로 완료했고, 한국에서 임상 2a상을 준비하고 있다. 이후 아토피 등 피부질환, 만성폐쇄성폐질환, 항암제 전달 시스템, 화장품 원료 등 다양한 분야로 기술을 확장해 갈 예정이다.

이미 화장품 원료 기술을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해 조기 수익 모델을 확보했고, 현재 시리즈 B 투자 라운드의 두 번째 단계 유치를 진행 중이다.

◇앱파인더테라퓨틱스, 작고 오래가는 안전한 항체 개발
항체 의약품은 암 등 체내 질병 유발 물질을 직접 찾아가 제거하는 혁신적인 약이다. 하지만 기존 항체는 크기가 크고 복잡해서, 암 조직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지 못하고 다른 부위에도 작용해 부작용이 생길 수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크기를 줄이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크기를 줄이면 약효가 오래가지 않아 자주 투여해야 하는 한계가 있었다.

앱파인더테라퓨틱스는 기존 항체를 약 25배로 줄이면서도, 약효는 오래 지속되도록 한 'PepFc® 플랫폼'을 개발했다. 약효가 오래가게 해주는 거대한 항체 부위를 작은 펩타이드로 바꿔, 조직 깊숙이 들어가면서도 부작용은 적고 효과는 오래가게 했다. 앱파인더테라퓨틱스는 신규 항체를 빠르게 효율적으로 발굴하고 최적화하는 'AbFinder® 플랫폼'도 개발했다. 자체 제작한 인간 항체 라이브러리와 연구진의 오랜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발굴이 어려운 질병 표적에 대한 항체도 성공적으로 찾아낼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제품화 초기 단계로, 기술 검증 후 사업화를 준비하는 중이다.

◇엠엑스바이오, 임플란트 주위염 치료 연고 개발
우리나라에서 병원 방문 1위 질환은 '치주질환'이다. 감기보다도 환자 수가 많다. 치주질환자가 늘어나는 만큼 임플란트를 심는 환자도, 심은 임플란트 주변 염증이 생기는 임플란트 주위염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다만, 임플란트 주위염은 마땅한 치료제가 없어 진행됐다면 잇몸을 절개해 염증을 제거하거나, 심하면 발치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

엠엑스바이오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임플란트 주위염 치료를 위한 복합항생제 연고 '페리메디'를 개발했다. 미노사이클린과 메트로니다졸이라는 두 가지 항생제를 복합해, 호기성과 혐기성 세균 모두 제거할 수 있도록 했다. 임상 3상 시험에서 기존 단일성분 항생제 연고보다 치주낭 깊이, 출혈, 골소실량 등이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식약처 품목허가를 진행 중이고, 올해 말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시리즈 B 투자 라운드를 진행 중이며, 누적 투자금은 약 80억 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