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팀은 2009년 구강 검진을 받은 성인 384만 5280명을 대상으로, 2006년부터 2019년까지의 국민건강보험공단 진료 기록과 통계청 사망 자료를 연계해 10년 이상 추적 관찰했다. 구강 질환은 충치, 치은염, 치아 상실의 세 가지로 구분해, 각 질환 유무에 따라 암 발생률과 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분석했다.
그 결과, 구강 질환이 있는 사람에서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암이 전반적으로 많이 발생하는 것이 관찰됐다. 특히 치아 상실이 있는 경우 대장암은 13%, 간암은 9%, 위암은 8%, 폐암은 4% 더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은염이 있는 경우에도 간암과 대장암의 발생 위험이 각각 8%, 7% 증가했다.
암으로 인한 사망에서도 유의미한 차이가 확인됐다. 구강 질환이 있는 사람은 없는 사람보다 각종암으로 인해 사망할 위험이 12% 높았다. 더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치아 상실이 있는 사람은 전립선암 사망률이 24%, 위암은 21%, 간암은 16%, 대장암은 14%, 폐암은 8% 증가했다. 치은염도 간암 사망률을 11% 높이는 것으로 분석됐다.이러한 영향은 특히 50세 이상 장년층에게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50세 이상에서 치아 상실은 전체 암 발생 위험을 18%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치아 상실이 있는 사람들은 없는 사람들보다 위암, 대장암, 간암 등 주요 소화기계 암 모두의 발생률이 높았다. 또한 소득 수준이 높은 그룹과 흡연 경험이 있는 그룹에서도 치아 상실에 따른 암 발생 위험이 더 크게 나타났으며, 흡연 경험이 없는 경우에도 위암, 대장암, 간암의 위험이 증가하는 경향이 관찰됐다. 이는 구강 질환이 단순한 생활 습관 요인 외에도 암 발생의 독립적인 위험 인자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김계형 교수는 “구강 질환은 단순히 치아 건강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만성 염증을 통해 전신 염증 반응을 유발하고, 이 과정이 암의 발생 및 진행에 관여할 수 있다”라며 “정기적인 구강 검진과 위생 관리, 치과 치료는 암 예방의 새로운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이승연 박사는 “이번 연구는 전국 단위 구강 검진 자료와 건강보험·사망 데이터를 연계해 구강 질환이 암 발생과 사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과학 진보(Science Progress)’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