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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후 목 수술을 받은 뒤 ‘할리퀸 증후군(얼굴 반쪽만 홍조가 생기고 땀이 나는 증상)’을 앓게 된 시드니 패트리스/사진=뉴욕포스트
사고 후 목 수술을 받은 뒤 ‘할리퀸 증후군(얼굴 반쪽만 홍조가 생기고 땀이 나는 증상)’을 앓고 있는 미국 20대 여성의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14일(현지시각)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여성 시드니 패트리스(26)는 작년 사고를 겪고 목 수술을 받았다. 그는 “목 수술 후 후유증으로 운동 후에 얼굴의 절반만 빨개진다”고 했다. 실제로 그는 자신의 틱톡 계정에 러닝 후 얼굴 반쪽은 빨개지며 땀이 났지만 다른 반쪽은 창백하고 땀이 나지 않은 모습을 공개했다. 영상을 본 미국의 롱스트리트 클리닉 신경외과 의사 벳시 그런치는 “교감신경계가 손상된 후 나타나는 현상이다”며 “할리퀸 증후군의 증상이다”고 했다. 할리퀸 증후군이란 얼굴, 목, 가슴 등 상반신에 비대칭적인 발한과 홍조가 나타나는 증상이다. 이어 “특히 목 수술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할리퀸 증후군은 1952년 처음 보고된 교감신경계 증후군이다. 얼굴 한쪽만 빨개지는 모습이 이탈리아 희극 ‘코메디아 델라르테’에 반쪽 가면을 쓰고 나오는 등장인물 할리퀸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할리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주로 감정이 격해지거나, 매운 음식을 먹거나, 열에 영향을 받을 때 특발성으로 나타나거나, 패트리스처럼 수술이나 외상에 의해 나타날 수 있다.


벳시 그런치는 “목 수술뿐만 아니라 갑상선 수술, 경부(머리와 목)종양 제거, 경추(척추 가장 윗부분) 수술에 의해 나타날 수 있다”며 “이 수술들로 인해 상흉추(등뼈 12개 중 위쪽 6개의 뼈)의 교감신경계가 손상될 수 있다”고 했다. 교감신경계는 발한, 홍조, 자극에 대한 동공 반응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데, 교감신경계가 한쪽만 손상됐을 때 할리퀸 증후군이 나타나는 것이다.

할리퀸 증후군의 증상으로는 한쪽 얼굴, 목, 가슴에만 땀이 나고 반대쪽은 땀이 전혀 나지 않고 창백해지며 건조해진다. 눈물, 편두통, 눈꺼풀 처짐이나 동공 변화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증상 지속 시간은 사람에 따라 다르다. 때로는 홍조 없이 양쪽 피부의 온도 차이로만 나타날 수 있는데, 이를 무증상 할리퀸 증후군이라고 한다.

할리퀸 증후군 진단은 임상 관찰(운동, 더위 등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확인하는 검사)을 기본으로 한다. 필요할 경우 MRI(자기공명영상), CT(컴퓨터 단층 촬영)로 신경 손상 부위나 종양 등을 확인한다. 땀 측정 테스트(온도 변화에 따라 땀 나는 부위를 시각화하는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벳시 그런치는 “할리퀸 증후군은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특성이 있어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는 않다”며 “다만, 증상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 반대쪽 교감신경 차단술(교감신경의 기능을 일시적으로 억제해 통증을 완화하거나 특정 질환을 치료하는 시술)이나 땀·홍조를 완화하는 보톡스 시술로 치료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