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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운동용으로 제작된 발가락 신발을 실외에서 장시간 신으면 족저근막염이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사진=비브람 파이브핑거스 홈페이지​, 뉴스1
블랙핑크 멤버 제니가 최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며 독특한 신발을 착용해 화제를 모았다. 맨발처럼 발가락이 개별적으로 분리된 이 신발은 ‘비브람 파이브핑거스(Vibram FiveFingers)’로, 실내 운동용부터 러닝·트레일용까지 다양한 모델이 출시돼 있다. 이 중 제니가 신은 제품은 필라테스 전용 모델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이를 운동화처럼 신고 외출하는 2030 세대도 늘고 있다. 과연 실외 활동에도 적합할까?

실내 운동용 발가락 신발은 자세 감지와 균형 조절 능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밑창이 얇고 유연해 지면의 감각을 그대로 전달하기 때문에, 요가나 필라테스처럼 정교한 균형이 필요한 운동에 유리하다.

또한 발가락이 분리된 구조는 발을 더 능동적으로 활용하게 해, 발의 내재근(발 안쪽 근육)과 종아리 근육을 자극하는 데 유리하다. 용인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윤여권 교수는 “이런 근육을 자극하면 균형을 잡고 체중을 지탱하는 데 유익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실내용으로 설계된 이 신발을 실외에서 장시간 착용하는 경우다. 윤 교수는 “실내 운동용 발가락 신발은 밑창이 얇고 쉽게 구부러져, 보호력과 쿠션감이 모두 떨어진다”며 “이로 인해 발바닥뼈와 발뒤꿈치를 연결하는 두꺼운 섬유 조직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인 족저근막염이 생기거나, 기존 족부 질환이 악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신발은 요가나 필라테스 외에도, 실내에서 평지 걷기나 가볍게 몸을 움직일 때 착용하는 것이 적합하다”며 “실외에서 사용하려면 환경에 맞춘 러닝용이나 트레일용 모델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족부 질환자는 착용 시 특히 신중해야 한다. 윤 교수는 “엄지발가락이 휘는 무지외반증이 있는 사람은 발 앞쪽에 하중이 집중돼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며 “발가락 사이 신경이 눌려 통증이 생기는 지간신경종, 발등 통증, 발목 관절염이 있는 사람도 착용을 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일부 족부 질환자는 균형 감각 향상을 기대하며 재활 운동용으로 착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윤 교수는 “이런 신발은 보호 기능이 약해 오히려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며 “치료 보조 기구처럼 활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