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철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소용돌이 모양의 수박 단면 사진과 함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질문이다. ‘수박 모자이크병’이라는 식물 전염병 때문이다.
◇잎에 얼룩 생기고 과육 물러져
수박 모자이크병은 진딧물이 옮기는 바이러스성 식물 전염병이다. ‘모자이크’라는 이름은 수박 단면의 소용돌이 모양에서 유래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감염된 수박 잎에 얼룩덜룩하게 퍼지는 반점에서 비롯됐다.
이 병에 걸린 수박은 잎에 황색 반점이나 울퉁불퉁한 주름이 생기고, 과육은 물러지거나 붉은 보라빛을 띠며 신맛이 날 수 있다. 반면 일반적으로 모자이크병의 증상으로 오해받는 소용돌이 무늬나 숫자 3처럼 보이는 단면은,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씨앗 자리가 드러난 정상적인 구조일 뿐 병과는 무관하다.

모자이크병에 걸린 수박은 과육이 쉽게 무르고 상하기 쉬운 상태가 된다. 이처럼 변질된 수박은 외부 병원균에 오염되기 쉬워, 섭취 시 구토나 설사 같은 위장 장애가 생길 수 있다. 용인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박병진 교수는 “수박 모자이크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식물성 바이러스’로, 인체에 감염되지 않는다”며 “그러나 모자이크병으로 인해 과육 변질이 동반된 경우 위장 장애를 일으킬 수 있고, 증상의 정도는 개개인의 장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감염된 수박을 먹은 뒤 복통이나 설사 증상이 나타난 경우, 대부분 1~2일 내 자연 회복되지만 탈수가 동반되면 주의가 필요하다. 박 교수는 “발열이나 피 섞인 설사, 어지러움, 소변량 감소 같은 탈수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며 “특히 어린이·노인·면역저하자는 탈수 위험이 커 더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껍질 손상됐거나 물렁물렁하다면 피해야
이런 위험을 줄이기 위해선 수박을 고를 때부터 신중할 필요가 있다. 모자이크병은 껍질만으로는 구분하기 어렵지만, 껍질에 균열이나 상처가 있으면 병원균이 쉽게 침투해 상할 위험이 커진다. 또 과육이 지나치게 물러 있거나 신맛이 강하면, 감염됐거나 이미 변질됐을 수 있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이 외에도 껍질이 단단하고 꼭지가 싱싱하며, 바닥에 노란 반점이 선명한 수박은 상대적으로 신선해 병든 수박을 걸러내는 기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