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준철의 약·잘·알(약 잘 알고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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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 약물은 기사 내용과 무관 / 사진 = 클립아트코리아
무릎을 비롯한 각종 관절 등이 아픈 ‘골관절염’은 나이가 들면서 관절 연골이 닳아 없어지거나 손상돼 발생한다.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등에 이어 네 번째로 흔한 만성질환으로,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약 37.8%가 관절염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골관절염 환자가 많아지면서 관절 건강기능식품 판매량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주로 인기 있는 제품은 ▲콘드로이친 ▲MSM ▲초록입홍합추출물 ▲보스웰리아 ▲글루코사민 ▲콜라겐 ▲강황추출물 ▲전칠삼추출물 ▲참당귀추출분말 ▲난각막가수분해물 ▲칼슘 ▲비타민D 등이다. 많고 많은 관절 영양제 중에서 나에게 맞는 제품은 무엇인지 선택에 참고할 수 있도록 각각의 차이를 알아보자.

관절 영양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연골을 구성하는 성분의 원료로 작용해 연골 재생을 돕고 연골 손상을 줄여주는 영양제고, 다른 하나는 관절의 염증을 감소시켜 연골 손상을 줄여주고 통증을 완화시키는 영양제다.

연골 구성 성분으로 작용하는 영양제는 콘드로이친·글루코사민·난각막 가수분해물·저분자 콜라겐 펩타이드 등이 있다. 콘드로이친은 연골의 탄력성과 유연성을 유지해주고 연골 분해를 막아줘, 골관절염 환자의 통증과 경직, 기능적 어려움을 측정하는 지표인 WOMAC 점수와 통증 평가 VAS척도, 퇴행성 관절염 환자의 통증·기능 상태를 평가하는 Lequesne 지수에서 모두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 일부 논문에 의하면, 정형외과에서 처방하는 관절염의 소염, 진통제만큼 효과가 있다고 입증됐다.

콘드로이친 제품을 선택할 때는 주의할 점이 있다. ‘콘드로이친 1200’이라고 표시돼 있어도 실제 함량은 그에 못 미치는 제품이 많다. 특히 건강기능식품이 아닌 일반식품(기타가공품, 당류가공품. 캔디류 등)은 함량이 적다. 일부 일반식품 콘드로이친은 1일 섭취량 기준 겨우 20~160mg 정도만 함유됐을 뿐이다. 물론 실제 함량이 적은 만큼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무조건 안 좋다고는 말 할 수는 없다. 가격 대비 실제 함량을 보고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선택하면 된다. 참고로 건강기능식품은 뒷면에 콘드로이친 실제 함량이 적혀있기 때문에 알아보기 쉬운데, ‘뮤코다당류 1200 콘드로이친’이라고 표시된 제품은 ‘실제 콘드로이친이 50% 이하로 들어가 있다’고 해석하면 된다. 소연골과 상어연골의 흡수율 차이의 경우,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논문을 보면 소연골이 더 많은 근거가 있다.

또 다른 연골 구성 성분인 NAG(글루코사민)는 연골 구성 성분 합성을 촉진해 연골 보호 효과가 좋은 제품이다. 관절염 환자들의 연골 재생·관절 통증 감소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글루코사민과 콘드로이친은 같이 섭취해도 좋다. 다만 일부 연구에 의하면 글루코사민이 혈당을 상승시킬 수 있다고 하니, 당뇨환자는 주의해서 섭취할 필요가 있다.


이외에도 난각막가수분해물은 계란 껍데기 안쪽의 막(난각막)을 효소 처리해 분해한 물질로, 콘드로이친, 콜라겐, 히알루론산 등 연골 구성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관절 통증 완화·연골 손상 개선 효과가 입증됐다.

관절 염증을 감소시켜주는 영양제에는 MSM·보스웰리아·초록입홍합추출물·강황추출물·전칠삼추출물·참당귀추출물 등이 있다. MSM(식이유황)의 경우, 누구나 생산 가능한 고시형 원료이면서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MSM과 글루코사민이 같이 들어가 있는 제품도 많고, MSM만 별도로 파는 제품도 있다. MSM은 콘드로이친과 같이 섭취해도 좋다. 연골 염증을 완화하는 성분과 연골 재생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연골 구성 성분을 조합했기 때문이다.

염증완화 성분인 보스웰리아는 관절에서 염증을 일으키는 효소를 억제해 연골 세포의 생존을 돕고 연골 분해를 막아 통증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콘드로이친은 연골 손상 예방과 탄력 유지에 효과가 있는 반면, 보스웰리아는 당장의 관절 염증과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되지만 연골 자체를 재생해주는 데는 효과가 약한 편이다. 보스웰리아는 원료에 따른 품질 차이가 존재하는데, ‘보스웰리아 분말(기타가공품)’보다 ‘보스웰리아 추출물(기능성 원료)’이 더 품질이 좋고, 보스웰산 표준화추출, ABKA 표준화물은 더 품질이 좋다는 연구가 있다.

초록입홍합추출물은 뉴질랜드산 초록입홍합에서 추출한 오일로, 리프리놀, EPA, DHA, DPA, ALA 같은 오메가3 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관절 염증을 줄여주고 연골 손상을 억제해 관절 통증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인 제품이다. 초록입홍합추출물은 오일과 분말 제품이 있는데 오일 형태가 분말보다 유효 성분 함량이 높고, 건강기능식품으로 기능성을 인정받은 제품이라는 점을 참고해 선택하면 된다.

강황추출물은 말 그대로 강황(울금)에서 추출한 성분이다. 주로 커큐민을 함유하고 있다. 커큐민이 염증반응에서 각종 염증요소들을 감소시켜주고 통증 전달 수용체 민감도를 감소시켜 통증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커큐민은 뇌를 비롯한 온몸 전체에 작용하기 때문에 관절뿐 아니라 전반적인 염증과 통증을 줄여주기도 한다. 전칠삼, 참당귀, 오메가3도 마찬가지로 몸 전체에 전반적인 염증 완화효과를 통해 관절 건강에도 도움을 주는 성분이다.

정리하면, 관절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 영양제는 연골 구성성분으로서 관절에 도움이 되는 성분(콘드로이친, 글루코사민, 난각막 등)과 관절 염증을 완화해서 통증에 도움이 되는 성분(MSM, 보스웰리아, 초록입홍합, 강황, 전칠삼, 참당귀, 오메가3 등)으로 나뉜다. 둘 중 하나를 섭취해도 좋고, 두 가지 모두 섭취해도 좋다. 또한 관절에만 집중적으로 효과가 있는 성분(콘드로이친, 글루코사민, 난각막, MSM, 보스웰리아, 초록입홍합 등)이 있고, 온몸 전체에 전반적으로 효과가 있는 성분(강황, 전칠삼, 참당귀, 오메가3 등)이 있으니 목적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가격도 저렴한 제품이 있고 비싼 제품이 있는데, 성분명은 같아도 실제 함량 등이 다르니 함량과 가격, 들어간 성분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